본문 바로가기

사진에 생각을 담아

(193)
날고 싶은 소망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다, 광활하다. 일이 있어 좀 이른 퇴근길. 도서관 길을 내려오다가 되돌아 하늘을 보았다. 쌀쌀한 날씨지만 하늘은 청명한 가을 같다. 하늘하늘한 새 날개털 같은 구름들이 활짝 펼쳐져 있다. 새 도서관 너머로 지는 해의 남은 햇살이 날카롭게 나무가지 사이를 헤집고 달려든다. 왜 하늘을 보면 마음에 설레일까? 저 하늘을 날아가고 싶은 소망 때문일까? 하늘을 보면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어디론가로 한 번은 날아가 보고 싶다. 그런 부러움으로 자주 하늘을 보게 된다. 땅 위에서는 서로 나누어 먹기를 하고, 늘 분주하게 땅 나누기에 정신이 없는데, 아직 하늘은 그저 한 때 지나갈 수밖에 없으니, 그 광활함으로 푹 빠져보고 싶다. 오늘도 그런 소망으로 하늘을 보았고, 햇살과 구름을 사진기에 담았다.
저녁 햇살 시내에 일이 있어 조금 일찍 퇴근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섰는데, 막 서쪽으로 넘어가려는 해가 발길을 막아 선다. 요즘에는 퇴근시간이 되면 어둑어둑해서 이런 저녁 햇살을 보기 힘들었다. 떠오르는 해보다 지는 해가 더 마음에 가깝다면 나이를 좀 먹은 것이라고들 하는데, 글쎄, 하루를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다면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면서 지는 해가 남기는 여운을 마음으로 온통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잠수교를 지나는 차 속에서도 한 장의 사진을 남겼다. 한강에 짧지만 강렬하게 흔적을 남겼다가 온전히 다시 가져가는 저녁 햇살이 부럽다.
과거 어느 날, 남산 골목길의 추억을 다시 만나다 몇 년 전 어느 여름 날남산에 있던 서울문화재단을 방문하는 길에잠시 근처 가게에서 얼음과자를 사 먹으며 숨을 고르다.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가 이 사진을 찾았다.멀어져 가던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새롭게 가까운 기억의 창고로 옮겨 놓는다.지금 그 곳에 다시 가면 이 골목,이 가게가 그대로 있을까?서울문화재단은 남산을 떠나 지금은 청계천 끝자락에 둥지를 틀었다.그래서 남산을 더 이상 가지 않았는데,사진을 보면서 그 골목이 그대로 있을까 궁금해 졌다.기억은 그저 과거로 남아야 하는 것일까?다시 그 장소로 가 보면 기억은 현재가 될 수 있을까?그냥 지난 시간 그대로,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겠지.여름날, 얼음과자가 참 시원했었다.이 겨울에 그 맛을 다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몽골 고비 하늘에서 아침을 보다.. 하늘에 떠서 아침 햇살을 볼 때, 황홀했다.2006년 여름, 몽골 고비를 향해 날아갔었다..그리고 가슴에 그 아침 햇살을 담고 돌아왔다..
2008 서울국제사진페스티발 (2008.12.13.-2009.1.15.) 사진찍기는 이제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젠 상당 수의 사람들이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아마도 여기 블로그 세상에서도 사진과 관련한 블로그가 가장 인기 있는 영역이 아닐까? 그리고 나도 그렇지만, 블로그에 사진을 빼 놓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심심할 것 같다. 사진이 가진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을 그대로 담아 전달하는 기능.. 그것 때문에라도 각자의 발언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로서 사진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인들에게도 보급되면서 사진은 이제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그냥 바람처럼, 공기처럼 존재하는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되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사진을 찍는 입장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면, 어디에서든 언제..
집에서 나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나무 등에 대해서 집에서 키우는 나무와 풀, 난.. 그런 것들은 가만히 있는 것 같다가도 어느날 시든 잎을 한가득 털어버리거나, 가지가 말라 죽어가는 듯 한다.그러면 화들짝 놀라 물을 주고, 창을 열어 바람을불러다 주거나 하면또 언제 그랬냐는 듯, 줄기마다 푸른 힘줄을 가득 세우고때로는 꽃도 한 개쯤 펼쳐 보이고..그렇게 나랑 실랑이를 한다.나는 그 녀석들의 미묘함에 마음 졸이거나..또 기쁘거나, 놀라거나..그렇게 한 공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나와늘 그곳에 가만히 있는 것 같은 그 녀석들은축구 경기보다도더 긴장 속에서밀고 당기고 한다.다만 우리는 이기고 지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함께 즐기고 같이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다.그 녀석들의 변화에 늘 고마울 뿐이다.
동백꽃과 강아지 봉하산 꼭대기 쯤 작은 암자에 사는강아지가 득도를 시도하고 있다동백아 넌 왜 겨울에 꽃을 열고는아직 겨울이 시작도 안했는데벌써 뚝뚝 떨어져 버렸냐오늘은 왜 이리 춥냐, 아 춥다
하늘에 관한 짧은 생각 요즘 하늘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냥 가만히 하늘을 보고 있자면, 그 변화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토요일 아침.. 하늘은 요란하게 모습을 바꾸면서 눈길을 잡아 끈다. 하늘이 보여주는 변화는 사실 어느 한 순간이라도 담아내기 쉽지 않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그냥 과거이고, 다시는 존재했음을 그 사진 이외에는 증명할 방법이 없는 때론 당황스런 상황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마음이 번잡할 때는 더 하늘을 본다. 가만히 누워, 제 멋대로, 제 시간대로, 제 흥대로 구름을 불러 왔다가는 순간 흩어버리기도 하고, 검은 구름은 하늘 파란 가운데 마음껏 제 붓질을 해 댄다. 하늘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순간순간들로 늘 흘러가는 시간일 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