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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생각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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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앞에 술병 하나 놓여 있다 절집 앞에 술병 하나 놓여 있다.마음을 비웠으니 술병이 있다고 해도눈에 밟히지 않겠지.
이 시대 갈매기의 꿈은... 해운대에 가면, 그 바다에 주인이 따로 없다. 누구나 그 바다를 그저 자기 멋대로 보고, 쓰고, 즐긴다. 갈매기들은 아침에 해변 모래사장을 요란하게 한다. 누가 갈매기의 꿈을 말했던가. 거센 바람 속에서 하얀 날개를 펴고, 하늘과 바다 사이를 오가는 그 모습을 보며, 자유를 말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 갈매기도 이젠 사람이 내미는 과자 맛에 저 멀리 나가지 않는다. 그 날 아침에도 갈매기는 바다와 바람과 하늘에 가 있지 않고, 사람들 속에서 분주할 뿐이었다... 먹는 것이 자유보다 강한가. 이 시대 갈매기는 무슨 꿈을 꾸는 것일까?
황홀한 순간 거센 바람으로 요동치는 해운대 바다를 걷다. 사진기는 그 순간, 바다와 사람을 흐뜨러 버렸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고,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그 마구 흐뜨러진 상황. 그저 잠시 황홀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사진에 설명을 끝내야 한다.
아, 바다를 보고 마음이 요동칩니다 여긴 바닷가입니다.내가 늘 마음에 담고 사는 친구들이 있는 부산 바닷가입니다.오늘도 여기서 마음까지 풀어놓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냅니다.뭘 해도, 설사 그것이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나에게는 늘 성공한 일입니다.저 바다가 무섭습니다.바람을 모두 담아, 세차게 나에게 달려듭니다.그래도 나는 친구들과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면서 즐겁습니다.느닷없는 파도에 신발이 젖어도, 바지가 젖어도,나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그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울 수만 있다면, 젖어도 그건 아무 상관없습니다.우리가 잠시 지나는 이 순간,결코 어느 것으로도 담을 수 없을 것입니다.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에 길고 긴 기억 창고에 오늘을 담아두기 위해...바람보다, 멋진 검푸른 바다와 거센 소리를...내 마..
지난 겨울, 눈 내리 어느 저녁 동네 풍경 한 두 번 더 추위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제 봄을 느낄 수 있다.요즘 우리나라도 오랜 겨울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사실 지난 겨울.. 제대로 눈이 온 적이 없는 것 같다.사진기 메모리 정리하다보니 지난 번 언젠가 제법 눈이 내린 저녁에 찍은 사진이 있어아쉬움을 남기고 가는 지난 겨울을 기억하려고 여기에 그 사진을 남겨둔다.아파트에 포위된 낮은 집들과 골목들.. 그곳을 작은 온기로 보듬고 있는 가로등.. 그것들을 모두 포근하게 안아주는 눈발들..이 도시에서 내리는 눈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바람이 보인다, 바람을 보여주다 바람이 보인다.바람이 전혀 없는 차 속에서도바람을 볼 수 있다.저렇게 사람에게바람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길을 기대하며 계단을 오른다 이 계단을 올라서면길이 있을까?그저 안개에 갇힌 해만 바라보고계단을 오른다.거기에 길이 있으리라 믿고,가슴을 펴고오른다.
새벽 달빛을 만나다 아주 이른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날카로운 달빛을 만난다.달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지난 밤 이야기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건넨다.겨울 밤 날씨가 차가웠다.차가운 밤을 보낸 달빛은, 그러나 또 시작하는 하루에 대해애정을 보낸다.나는 길을 걸어가면서 그 달빛을 느낀다.그 느낌으로 따스한 아침 해를 기다린다.달빛은 해가 뜨면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고 쉴 것이다.그렇게 조용한 달빛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