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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생각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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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저녁,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도시 한 가운데서 달빛을 즐기다 해가 참 길어졌다.그제(2/10) 조금 이른 퇴근을 하고 시청 쪽에 나갔다. 바쁜 퇴근길, 나는 약속이 있어 을지로 롯데백화점 맞은 편 길에 서 있었다. 뒤를 돌아보다, 아, 둥근 달이 도시 가로수 사이에서 환하게 밤을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아, 도시 한 가운데서도 달이 뜨고 있구나... 마침, 그곳에는 빛으로 쌓은 첨성대가 도시 거대한 빌딩 사이에서 낯선 모습으로 서 있었는데, 달빛과 함께 어우러지니, 아, '신라의 달밤'을 불러도 좋겠다.. 잠시, 한가롭게 달빛에 몸을 맡겼다.. 어제, 그제 도시 한 가운데서 달을 만난 기분을 이어, 조금은 한적한 서초동 도서관 뒤편에서 또 하루가 지난 달을 만났다.여기서는 그저 거대한 건물들 없이 오롯이 나무들 사이에서만 달을 만난다.
기다람 한적한 도서관 뒤편 주차장 숲 길 속에서그 사람은 꽤 긴 시간을 보냈을까?저 아래 멋진 집들을 바라보면서일자리를 찾았을지도 모른다.아직 겨울이 다 지나가지 않은 봄 숲 속에서그 사람은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지나쳐 가는 바람도 담아가지 않았을 그 기다림은빈 의자 한 켠에서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울고 있는지도.
봄이 나무가지 끝에서 시작한다 봄빛이다.겨울 긴 추위에도 꺽이지 않고이 봄에다시 새 삶을 시작한다.봄이 나무가지 끝에서 시작한다.
김해시 야경을 찍어보다 밤에 버팀 다리도 없이 야경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허공에 들이대는 객기를 부렸다.김해시 천문대에서 망원경으로 하늘 먼 곳 별들을 보다가 나와서는결국 나는 내가 발을 딛고 선 이 땅 위 별보다 더 빛난 불빛들에 마음을 두어야 할까 보다.
오래된 창문 김해시에 갔다가 어느 마을에 갔다가 그 마을 이름이 된 어느 오래된 집 창문을 만났다.닫혀 있다. 문도 닫혀 있었다.저 창 안 쪽에는 무엇이 있을까?어떤 세상일까...켜켜이 둘러쳐진 세월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아니 이야기를 하기는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괜스레 내가 사진 한 장에 담아,그 깊고 긴 침묵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차를 마시다.. 김해 은하사에서는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다.우전을 마시면서 서로에게 향기로운 정을 전하다.차를 다 마시니 차잔은 비었으나 국화 꽃은 활짝 피었다.차를 나눈 사람들은 미소로빈 잔을 다시 채운다.
동자승 작은 동자승이 머리 위에 사람들의 바람을 얹고 앉아 있다.며칠 전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나 보다. (장소 : 김해 은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