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MHNEWS)
날 짜 : 97/2/5
제목: <서평>로저 펜로즈의 '황제의 새마음'
---------------------------------------------------------------------------
읽을 준비가 채 안된 사람에게 책을 권하는 것은 위험하다. 좋은 책일 경
우엔 특히 그렇다. 그래서 ‘황제의 새 마음’은 일반 독자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는 지적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것이 온당할 터이다. 하긴 ‘
컴퓨터, 마음, 그리고 물리법칙’이란 부제를 단 책이 쉬울 리는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의 어려움은 부지런함과 끈기로 넘을 수 있는 그런 어
려움이다. 저자인 로저 펜로즈가 뛰어난 수리물리학자라는 사실에 마음을
쓸 필요는 없다. 펜로즈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수학 공식이 어렵게 보이면
그것을 건너뛰라고. 이것은 자신의 분야를 조감할 수 있고 자신의 박식을
드러낼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
저자의 얘기를 믿고 책속으로 열린 길을 나서면 독자들은 많은 분야들에서
흥미로운 지적 풍경들을 만난다. 튜링기계에서 시작해서 ‘마음의 물리학
’(Physics of Mind)에서 끝나는 그 긴 길을 그가 안내하는 목적은 ‘강 인
공지능’ (Strong AI-Artificial Intelligence)의 주장들이, 즉 사람의 마
음이 느끼고 하는 것들을 언젠가는 컴퓨터가 모두 할 수 있으리라는 얘기가
틀렸음을 밝히는 것이다. 안델센의 ‘황제의 새옷’에 빗댄 제목이 이 점
을 함축적으로 가리킨다.
인간 닮은꼴 기계 거부할 것 펜로즈의 글은 활기차고 설득력이 있다. 그리
고 우리에겐 낯설게 느껴질만큼 논쟁적이다. 서문을 쓴 마틴 가드너는 “펜
로즈의 책은 강 인공지능에 관해서 지금까지 씌어진 가장 힘찬 공격이다”
라고 말한다.
물론 강 인공지능의 주창자들은 나름의 반론을 내놓는다. 그리고 그런 반
론은 일반독자들에겐 펜로즈의 주장만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독자들이 마빈 민스키나 포도와 같은 강 인공지능 주창자들의 책을 한
권 읽는 것은 바람직하다. 세속의 논쟁에서나 지적 논쟁에서나 양쪽의 얘
기를 다 들어보는 일은 긴요하다.
펜로즈가 언급하지 않은 논점 하나는 인공지능의 실제적 가치가 작을 가능
성이다. 사람과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는 기계를 발명할 경제적 필요는 없다
. 사람들은 그런 ‘기계’들을 아주 잘 만들어낸다. 인구 폭발로 지구 생태
계가 위협받을 정도로. 그래서 전문가들의 예언과 달리 사람과 아주 비슷한
로봇대신 한두 가지 일만 잘 하는 로봇들이 공장들을 채우고 있다. 게다
가 사람과 아주 비슷한 기계의 출현은 인류의 존재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
따라서 그런 기계는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가 인식과 지능에 관한 지식을 크게 늘리겠지
만. 물론 이것은 논쟁의 양쪽 모두 초점을 벗어난 얘기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이 논점은 보기보다는 깊은 철학적 함언을 가졌다. 양자역학에서 관
찰자의 역할이 결정적이고 그래서 ‘인류 영향의 원칙’(Anthropic Princip
le)이 궁극적 중요성을 가질 지 모른다는 고백을 소립자 물리학자들이 한다
는 점은 시사적이다. 강 인공지능에 대한 반론을 펴는 과정에서 펜로즈는
양자역학의 부족함에 대해서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것은 실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중요한 주제다. 일반 상대성과 양자역학의 화해는 지금 물리학자들이
맞은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그 과제의 성공적 수행은 ‘양자 중력’
(Quantum Gravity)을 낳을 것이고 그것이 바로 ‘궁극적 이론’(Final The
ory), 즉 우주의 모든 현상들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이론이리라고 여기는 학
자들이 많다. 그런 화해는 물론 상대성과 양자역학 양쪽에서 시도되고 있
다. 스티븐 호킹과 함께 흑공(Black Hole)에 대해 연구해서 명성을 얻은 터
라, 펜로즈는 본질적으로 상대성에 학문의 바탕을 두었다. 놀랍지 않게, 그
는 양자 역학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것에 반대하는 물리학자
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물론 양자역학쪽의 반론도 거세다. 이 책보다 세해 뒤에 나온 스티븐 와인
벅의 ‘궁극적 이론의 꿈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양자역학쪽의 견해와 희
망을 잘 밝힌 책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들가운데 한
사람일 뿐아니라 ‘첫3분’을 쓴 대중화 저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두 석학
의 주장들을 함께 살핀다면, 독자들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지적 작업인 상대성과 양자역학의 화해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깨달음 줘 펜로즈라는 석학의 안내를 받아 튜링기계,
복소수, 복잡성이론, 양자역학, 형식 체계, 괴델의 비결정성, 위상공간, 힐
베르트공간, 흑공과 백공, 엔트로피, 그리고 두뇌의 구조같은 주제들을 돌
아본 독자들이 얻는 지식들은 많고 맛보는 즐거움은 크다. 특히 수학은 자
연과학보다 일반독자들이 접근하기가 훨씬 어렵고 좋은 대중화 서적들이 드
물기 때문에 어려운 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이 책은 두고두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황제의 새마음’은 다른 좋은 대중화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구체적 지식들을 넘어선 무엇을 독자들에게 준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떤 깊고 잘 드러나지 않는 질서에 의해 연결되었다는 깨달음이다.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뜻밖에도 근본적 차원에서 연결되
었음을 펜로즈는 거듭 보여준다. 그런 깨달음은 개별 지식들의 축적을 훌쩍
넘어서는 즐거움을 준다. 독자들에게 그런 깨달음을 주는 것이 어쩌면 ‘
고전’으로 꼽히는 대중화 저서들을 ‘고전’으로 만든 비밀이 아닐까.
평자는 서울대 상대출신으로 87년 ‘비명을 찾아서’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 저서로는 과학기술평론집 ‘쓸모없는 지식을 찾아서’외에 경제평론집 ‘
현실과 지향’‘진단과 처방’'등이 있다.
이것은 실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중요한 주제다. 일반 상대성과 양자역학
의 화해는 지금 물리학자들이 맞은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그 과제의
성공적 수행은 ‘양자 중력’(Quantum Gravity)을 낳을 것이고 그것이 바
로 ‘궁극적 이론’(Final Theory) 즉 우주의 모든 현상들을 일관되게 설명
하는 이론이리라고 여기는 학자들이 많다.
그런 화해는 물론 상대성과 양자역학 양쪽에서 시도되고 있다. 스티븐 호
킹과 함께 흑공(Black Hole)에 대해 연구해서 명성을 얻은 터라, 펜로즈는
본질적으로 상대성에 학문의 바탕을 두었다. 놀랍지 않게, 그는 양자 역학
이 크게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하고 그것에 반대하는 물리학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물론 양자역학쪽의 반론도 거세다. 이 책보다 세해 뒤에 나온 스티븐 와인
벅의 ‘궁극적 이론의 꿈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양자역학쪽의 견해와 희
망을 잘 밝힌 책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뭏 衾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아니라 ‘첫3분’을 쓴 대중화 저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두 석학
의 주장들을 함께 살핀다면, 독자들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지적 작업인 상대성과 양자 역학의 화해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펜로즈라는 석학의 안내를 받아 튜링기계, 복소수, 복잡성이론, 양자역학,
형식 체계, 괴델의 비결정성, 위상공간, 힐베르트공간, 흑공과 백공, 엔트
로피, 그리고 두뇌의 구조같은 주제들을 돌아본 독자들이 얻는 지식들은 많
고 맛보는 즐거움은 크다. 특히 수학은 자연과학보다 일반독자들이 접근하
기가 훨씬 어렵고 좋은 대중화 서적들이 드물기 때문에 어려운 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이 책은 두고두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
러나 ‘황제의 새마음’은 다른 좋은 대중화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구
체적 지식들을 넘어선 무엇을 독자들에게 준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
들이 어떤 깊고 잘 드러나지 않는 질서에 의해 연결되었다는 깨달음이다.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뜻밖에도 근본적 차원에서 연결되
었음을 펜로즈는 거듭 보여준다. 그런 깨달음은 개별 지식들의 축적을 훌쩍
넘어서는 즐거움을 준다. 독자들에게 그런 깨달음을 주는 것이 어쩌면 ‘
고전’으로 꼽히는 대중화 저서들을 ‘고전’으로 만든 비밀이 아닐까.
… 복거일-평자는 서울대 상대출신으로 87년 ‘비명을 찾아서’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저서로는 과학기술평론집 ‘쓸모없는 지식을 찾아서’외에 경
제평론집 ‘현실과 지향’‘진단과 처방’'등이 있다.
날 짜 : 97/2/5
제목: <서평>로저 펜로즈의 '황제의 새마음'
---------------------------------------------------------------------------
읽을 준비가 채 안된 사람에게 책을 권하는 것은 위험하다. 좋은 책일 경
우엔 특히 그렇다. 그래서 ‘황제의 새 마음’은 일반 독자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는 지적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것이 온당할 터이다. 하긴 ‘
컴퓨터, 마음, 그리고 물리법칙’이란 부제를 단 책이 쉬울 리는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의 어려움은 부지런함과 끈기로 넘을 수 있는 그런 어
려움이다. 저자인 로저 펜로즈가 뛰어난 수리물리학자라는 사실에 마음을
쓸 필요는 없다. 펜로즈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수학 공식이 어렵게 보이면
그것을 건너뛰라고. 이것은 자신의 분야를 조감할 수 있고 자신의 박식을
드러낼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
저자의 얘기를 믿고 책속으로 열린 길을 나서면 독자들은 많은 분야들에서
흥미로운 지적 풍경들을 만난다. 튜링기계에서 시작해서 ‘마음의 물리학
’(Physics of Mind)에서 끝나는 그 긴 길을 그가 안내하는 목적은 ‘강 인
공지능’ (Strong AI-Artificial Intelligence)의 주장들이, 즉 사람의 마
음이 느끼고 하는 것들을 언젠가는 컴퓨터가 모두 할 수 있으리라는 얘기가
틀렸음을 밝히는 것이다. 안델센의 ‘황제의 새옷’에 빗댄 제목이 이 점
을 함축적으로 가리킨다.
인간 닮은꼴 기계 거부할 것 펜로즈의 글은 활기차고 설득력이 있다. 그리
고 우리에겐 낯설게 느껴질만큼 논쟁적이다. 서문을 쓴 마틴 가드너는 “펜
로즈의 책은 강 인공지능에 관해서 지금까지 씌어진 가장 힘찬 공격이다”
라고 말한다.
물론 강 인공지능의 주창자들은 나름의 반론을 내놓는다. 그리고 그런 반
론은 일반독자들에겐 펜로즈의 주장만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독자들이 마빈 민스키나 포도와 같은 강 인공지능 주창자들의 책을 한
권 읽는 것은 바람직하다. 세속의 논쟁에서나 지적 논쟁에서나 양쪽의 얘
기를 다 들어보는 일은 긴요하다.
펜로즈가 언급하지 않은 논점 하나는 인공지능의 실제적 가치가 작을 가능
성이다. 사람과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는 기계를 발명할 경제적 필요는 없다
. 사람들은 그런 ‘기계’들을 아주 잘 만들어낸다. 인구 폭발로 지구 생태
계가 위협받을 정도로. 그래서 전문가들의 예언과 달리 사람과 아주 비슷한
로봇대신 한두 가지 일만 잘 하는 로봇들이 공장들을 채우고 있다. 게다
가 사람과 아주 비슷한 기계의 출현은 인류의 존재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
따라서 그런 기계는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가 인식과 지능에 관한 지식을 크게 늘리겠지
만. 물론 이것은 논쟁의 양쪽 모두 초점을 벗어난 얘기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이 논점은 보기보다는 깊은 철학적 함언을 가졌다. 양자역학에서 관
찰자의 역할이 결정적이고 그래서 ‘인류 영향의 원칙’(Anthropic Princip
le)이 궁극적 중요성을 가질 지 모른다는 고백을 소립자 물리학자들이 한다
는 점은 시사적이다. 강 인공지능에 대한 반론을 펴는 과정에서 펜로즈는
양자역학의 부족함에 대해서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것은 실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중요한 주제다. 일반 상대성과 양자역학의 화해는 지금 물리학자들이
맞은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그 과제의 성공적 수행은 ‘양자 중력’
(Quantum Gravity)을 낳을 것이고 그것이 바로 ‘궁극적 이론’(Final The
ory), 즉 우주의 모든 현상들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이론이리라고 여기는 학
자들이 많다. 그런 화해는 물론 상대성과 양자역학 양쪽에서 시도되고 있
다. 스티븐 호킹과 함께 흑공(Black Hole)에 대해 연구해서 명성을 얻은 터
라, 펜로즈는 본질적으로 상대성에 학문의 바탕을 두었다. 놀랍지 않게, 그
는 양자 역학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것에 반대하는 물리학자
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물론 양자역학쪽의 반론도 거세다. 이 책보다 세해 뒤에 나온 스티븐 와인
벅의 ‘궁극적 이론의 꿈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양자역학쪽의 견해와 희
망을 잘 밝힌 책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들가운데 한
사람일 뿐아니라 ‘첫3분’을 쓴 대중화 저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두 석학
의 주장들을 함께 살핀다면, 독자들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지적 작업인 상대성과 양자역학의 화해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깨달음 줘 펜로즈라는 석학의 안내를 받아 튜링기계,
복소수, 복잡성이론, 양자역학, 형식 체계, 괴델의 비결정성, 위상공간, 힐
베르트공간, 흑공과 백공, 엔트로피, 그리고 두뇌의 구조같은 주제들을 돌
아본 독자들이 얻는 지식들은 많고 맛보는 즐거움은 크다. 특히 수학은 자
연과학보다 일반독자들이 접근하기가 훨씬 어렵고 좋은 대중화 서적들이 드
물기 때문에 어려운 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이 책은 두고두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황제의 새마음’은 다른 좋은 대중화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구체적 지식들을 넘어선 무엇을 독자들에게 준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떤 깊고 잘 드러나지 않는 질서에 의해 연결되었다는 깨달음이다.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뜻밖에도 근본적 차원에서 연결되
었음을 펜로즈는 거듭 보여준다. 그런 깨달음은 개별 지식들의 축적을 훌쩍
넘어서는 즐거움을 준다. 독자들에게 그런 깨달음을 주는 것이 어쩌면 ‘
고전’으로 꼽히는 대중화 저서들을 ‘고전’으로 만든 비밀이 아닐까.
평자는 서울대 상대출신으로 87년 ‘비명을 찾아서’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 저서로는 과학기술평론집 ‘쓸모없는 지식을 찾아서’외에 경제평론집 ‘
현실과 지향’‘진단과 처방’'등이 있다.
이것은 실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중요한 주제다. 일반 상대성과 양자역학
의 화해는 지금 물리학자들이 맞은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그 과제의
성공적 수행은 ‘양자 중력’(Quantum Gravity)을 낳을 것이고 그것이 바
로 ‘궁극적 이론’(Final Theory) 즉 우주의 모든 현상들을 일관되게 설명
하는 이론이리라고 여기는 학자들이 많다.
그런 화해는 물론 상대성과 양자역학 양쪽에서 시도되고 있다. 스티븐 호
킹과 함께 흑공(Black Hole)에 대해 연구해서 명성을 얻은 터라, 펜로즈는
본질적으로 상대성에 학문의 바탕을 두었다. 놀랍지 않게, 그는 양자 역학
이 크게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하고 그것에 반대하는 물리학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물론 양자역학쪽의 반론도 거세다. 이 책보다 세해 뒤에 나온 스티븐 와인
벅의 ‘궁극적 이론의 꿈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양자역학쪽의 견해와 희
망을 잘 밝힌 책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뭏 衾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아니라 ‘첫3분’을 쓴 대중화 저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두 석학
의 주장들을 함께 살핀다면, 독자들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지적 작업인 상대성과 양자 역학의 화해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펜로즈라는 석학의 안내를 받아 튜링기계, 복소수, 복잡성이론, 양자역학,
형식 체계, 괴델의 비결정성, 위상공간, 힐베르트공간, 흑공과 백공, 엔트
로피, 그리고 두뇌의 구조같은 주제들을 돌아본 독자들이 얻는 지식들은 많
고 맛보는 즐거움은 크다. 특히 수학은 자연과학보다 일반독자들이 접근하
기가 훨씬 어렵고 좋은 대중화 서적들이 드물기 때문에 어려운 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이 책은 두고두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
러나 ‘황제의 새마음’은 다른 좋은 대중화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구
체적 지식들을 넘어선 무엇을 독자들에게 준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
들이 어떤 깊고 잘 드러나지 않는 질서에 의해 연결되었다는 깨달음이다.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뜻밖에도 근본적 차원에서 연결되
었음을 펜로즈는 거듭 보여준다. 그런 깨달음은 개별 지식들의 축적을 훌쩍
넘어서는 즐거움을 준다. 독자들에게 그런 깨달음을 주는 것이 어쩌면 ‘
고전’으로 꼽히는 대중화 저서들을 ‘고전’으로 만든 비밀이 아닐까.
… 복거일-평자는 서울대 상대출신으로 87년 ‘비명을 찾아서’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저서로는 과학기술평론집 ‘쓸모없는 지식을 찾아서’외에 경
제평론집 ‘현실과 지향’‘진단과 처방’'등이 있다.
'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아침파가 저녁에... (0) | 1997.02.05 |
|---|---|
| ][ [북리뷰#15] 우리들의 하느님 /권정생 (0) | 1997.02.05 |
| ][ [북리뷰#13] 우파니샤드 - 인도사상의.. (0) | 1997.02.05 |
| ][ [북리뷰#12] 영국 책 여행 (0) | 1997.02.05 |
| ][ [북리뷰#11/해외] `책읽기의 역사` (0) | 1997.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