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알베르토 맹궐의 '책읽기의 역사'
날짜 : 97년 01월 15일
다른 사람들이 위스키나 종교에 취해 살아가는 것처럼 늘 ‘책에 취해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책에 대해선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데카르트는 양서읽기를 ‘과거의 가장 훌륭했던 인간들과의 대화’라고 치
켜세운 반면 쇼펜하우에르는 ‘자기 머리 대신 다른 머리로 사고하는 것’
과 같다고 폄하했다. 카프카는 책 한권으로 세계를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경
고했다.
‘책읽기의 역사’는 단순한 독서의 역사가 아니다. 기원전 4천년경 메소
포타미아의 최초 점토문자판에서부터 CD롬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기
록문자의 역할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재미있는 개괄서이다.
알렉산드리아의 유명한 도서관은 ‘항구에 들르는 배들은 무조건 배에 있
는 책을 내려놓아야한다’는 왕실의 포고령 덕택에 많은 장서를 소장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책들은 도서관 장서용으로 복사를 끝내면 다시 원소유주
에게 돌려주었다.
미래를 예언하기 위해 로마시인 버질의 시나 성경 구절을 마구잡이로 인용
해온 오랜 서구의 전통은 17세기부터 공식적인 비난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19세기 쿠바의 담배공장에서는 공장노동자
들에게 즐거움도 줄 겸 교육을 시키기위해 책많이 읽는 사람들을 고용, 정
치논문에서 역사,소설,현대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주도
록 했다.
저자인 맹궐은 이 책에서 페트랄카나 프루스트 같은 유명작가뿐만 아니라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독서가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세르반테스는 길거리에
서 종이 쪼가리라도 주워 읽지 않으면 못배길 정도였고, 성 오거스틴은 낭
송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읽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19세기 수백종의 희귀본을 훔치기위해 한 프랑스 도서관장의 지위를 도용한
리브리 백작, 고전을 거의 다 암기하고 있어 작센하우젠의 강제수용소에
갇혔을 때 동료 재소자들에겐 걸어다니는 도서관이었던 저자의 어린 시절
한 할아버지 얘기도 곁들이고 있다.
책읽기는 오랫동안 고독한 행위로 여겨져 왔고,오늘날 포스트 해체주의 기
류속에서도 우리는 책읽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개인적 경험이 텍스트의 해석
을 결정짓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자는 독서가 한때 집단적인 활동으로
행해졌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즉 활자가 발명되기전까지(첫 구텐베르그
성경책이 1450∼1455년사이에 만들어졌다)문자는 널리 보급되지 않았고, 책
이 귀했던 시절 오늘과 같은 의미의 책읽기가 아니라 떠돌이 음유시인의 얘
기를 듣기위해 몰려드는 ‘시장바닥 독서’이거나 책을 살 여유가 있는 사
람들이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독서였다는 것. 당시 개인적
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을 교회에서는 백일몽을 꾸는 것이거나 이단사상을
갖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저자는 책에 대해 갖는 열정에 관한 주제를 ‘책읽기의 역사’에서 무리없
이 소화해내고 있다.
<方大秀기자>
문화일보 1997.1.15
날짜 : 97년 01월 15일
다른 사람들이 위스키나 종교에 취해 살아가는 것처럼 늘 ‘책에 취해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책에 대해선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데카르트는 양서읽기를 ‘과거의 가장 훌륭했던 인간들과의 대화’라고 치
켜세운 반면 쇼펜하우에르는 ‘자기 머리 대신 다른 머리로 사고하는 것’
과 같다고 폄하했다. 카프카는 책 한권으로 세계를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경
고했다.
‘책읽기의 역사’는 단순한 독서의 역사가 아니다. 기원전 4천년경 메소
포타미아의 최초 점토문자판에서부터 CD롬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기
록문자의 역할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재미있는 개괄서이다.
알렉산드리아의 유명한 도서관은 ‘항구에 들르는 배들은 무조건 배에 있
는 책을 내려놓아야한다’는 왕실의 포고령 덕택에 많은 장서를 소장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책들은 도서관 장서용으로 복사를 끝내면 다시 원소유주
에게 돌려주었다.
미래를 예언하기 위해 로마시인 버질의 시나 성경 구절을 마구잡이로 인용
해온 오랜 서구의 전통은 17세기부터 공식적인 비난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19세기 쿠바의 담배공장에서는 공장노동자
들에게 즐거움도 줄 겸 교육을 시키기위해 책많이 읽는 사람들을 고용, 정
치논문에서 역사,소설,현대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주도
록 했다.
저자인 맹궐은 이 책에서 페트랄카나 프루스트 같은 유명작가뿐만 아니라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독서가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세르반테스는 길거리에
서 종이 쪼가리라도 주워 읽지 않으면 못배길 정도였고, 성 오거스틴은 낭
송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읽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19세기 수백종의 희귀본을 훔치기위해 한 프랑스 도서관장의 지위를 도용한
리브리 백작, 고전을 거의 다 암기하고 있어 작센하우젠의 강제수용소에
갇혔을 때 동료 재소자들에겐 걸어다니는 도서관이었던 저자의 어린 시절
한 할아버지 얘기도 곁들이고 있다.
책읽기는 오랫동안 고독한 행위로 여겨져 왔고,오늘날 포스트 해체주의 기
류속에서도 우리는 책읽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개인적 경험이 텍스트의 해석
을 결정짓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자는 독서가 한때 집단적인 활동으로
행해졌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즉 활자가 발명되기전까지(첫 구텐베르그
성경책이 1450∼1455년사이에 만들어졌다)문자는 널리 보급되지 않았고, 책
이 귀했던 시절 오늘과 같은 의미의 책읽기가 아니라 떠돌이 음유시인의 얘
기를 듣기위해 몰려드는 ‘시장바닥 독서’이거나 책을 살 여유가 있는 사
람들이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독서였다는 것. 당시 개인적
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을 교회에서는 백일몽을 꾸는 것이거나 이단사상을
갖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저자는 책에 대해 갖는 열정에 관한 주제를 ‘책읽기의 역사’에서 무리없
이 소화해내고 있다.
<方大秀기자>
문화일보 199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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