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날 짜 : 97/2/5
제목: <서평>우파니샤드 - 인도사상원천, 한국어로 引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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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중국을 ‘잠자는 사자’로 비유한 정치적 발언이 유행한 적이 있었
는데, 이제 이 비유를 인도에 적용해야 할 때가 되었다.인도를 재차 방문한
사람들이 인도가 지금 변하고 있다는 실감을 이구동성으로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기술의 핵심인 ‘소프트 웨어’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
하는 나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코카 콜라’ 광고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라가 인도다. 인도는 더 이상 잠자는 사자가 아니다. 그러나
사실 인도의 각성은 인도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인도를 보는 사람들
에게 있다. 무관심했고 몰랐던 그 인도에 대해 우리가 이제서야 관심을 갖
고 알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올 겨울에는 유달리 인도에 가려는 사람들이 많아 인도대사관에서 줄을 서
고있다. 소위 ‘인도 알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 ‘인도 알
기’의 분위기에서 최근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면 나는 그것을 한길
사에서 출판한 두 가지 책이라 생각한다. 하나는 작년에 출판된 라다크리슈
난의 ‘인도철학사’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출판된 “우파니샤드”이다.
그간 우파니샤드는 일반 독자들에게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전설로만 인
식되어 있었다. 일찍이 쇼펜하우어가 우파니샤드를 ‘삶과 죽음을 위안하는
책’으로 평가한 이래 그것은 ‘인도 정신의 원천’, ‘인도 사상을 알기
위한 필독서’등과 같은 구호적인 평가로만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일반인에
게 우파니샤드는 그 같은 평가가 쉽게 감지될 수 있는 간단한 책이 아니다.
우선 우파니샤드는 단일한 책이 아니라, ‘우파니샤드’라는 명칭이 붙은
2백여종 이상의 성전에 대한 총칭이다. 그리고 그 평가는 인도 종교와 철학
전반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식견이 형성될 때 비로소 감지될 수 있는 것이다
.
그러기는 하지만 독자들은 우선 우파니샤드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를 알고싶어 한다.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데서, 18종의 주요
우파니샤드를 소개한 ‘우파니샤드’의 번역과 출판은 큰 의의를 지닌다.
우파니샤드가 무엇을 취급하는지는 우파니샤드 자체에 천명되어 있다. 즉,
‘슈베타슈와타라 우파니샤드’는 우파니샤드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브라만의 지혜를 구하는 자들이 서로 이야기하기를…‘과연 브라만은 세
상의 근원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생겨났는가?’, ‘누구로 인해 우리
는 살아 있는가?’, ‘최종의 순간에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 설 것인가?’,
브라만을 아는 자들이여! 누구에게 영감을 받고 우리가 이 모든 기쁨과 슬
픔을 느끼는지 말해보세”(423쪽) 이에 의하면 우파니샤드는 세계의 제일
원인을 탐구하여 그 답을 제시하는 문헌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그 제일 원
인이란 브라만과 아트만이며, 이 둘은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일
컬어 ‘범아일여’(梵我一如)라고 한다. 이에 따라 우파니샤드의 서술핵심
은 브라만과 아트만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둘이 어떻게 인식될 수 있는지
를 밝히는 데로 귀결된다.
“나의 중심에 있는 이 아트만은 쌀알보다도,… 껍질을 깐 좁쌀 한 알보다
도 더 작도다. 또 나의 중심에 있는 아트만은… 천상보다 혹은 이 모든 것
을 합한 것보다 더 크도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존재가 바로 브라만이
자 아트만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우리가 말로써 인식하고자 할 때, 그것
은 ‘아니오, 아니오’(neti neti)라고만 표현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잡히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초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638쪽) 역자는
우파니샤드를 번역하고 나서 “학술적인 목적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즐겁게 이해하고 독자가 될 수 있는 우파니샤드의 번역이 현실로 이루어지
게 된 것”을 감사하고 있다. 우파니샤드를 알고싶어 했던 독자들은 이 역
자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일반인들의 이해를 고려한 역자의 노력이 돋보
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우파니샤드를 소개한 순서의 기준을 명료하게 제시하지 않음
으로써 각 우파니샤드의 비중을 오해하게 할 우려가 있는 점이다. ‘학술적
인 목적’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 대한 배려도 미흡한 점이 있다. 각
우파니샤드의 고유한 분류번호를 쪽마다 제시했다면 찾고자 하는 곳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평자는 동국대에서 철학박사를 취득,인
도철학과 과장을 역임하면서 저서 ‘인도의 이원론과 불교’, ‘인간을 생
각하는 다섯가지 주제’를 펴냈다.‘인도의 종교철학, 그 절충주의적 성격
’ 등 논문으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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