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래도서관의 모형
성탄절을 앞두고 캐롤송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크리스마스 추리가 온 거리를
누비고 있다. 2000년전 인류를 구원하고자 이 땅에 온 예수님의 참모습은 캐롤송
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크리스마스 추리에 가려 볼 수가 없다. 인류 구원의 큰
뜻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상업주의화한 성탄절의 모습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심
어지고 있음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문헌정보학 분야에서
일고 있는 미래도서관 관련 담론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 도서관
에 컴퓨터와 통신이 도입됨은 도서관의 기능을 확대 보강하기 위함인데도 도서관
의 본질인 튼튼한 실물장서와 건물, 사서가 사라진다는 얘기는 부분을 보고 전체
를 말하는 우를 범하고 있으며, 상업주의의 영향으로 유행과 겉멋만을 따르는 모
습이다. 이는 본질이 왜곡된 채 상업주의가 판을 치는 오늘날 성탄절의 모습과
유사하다.
현대인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미래는 더욱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그러나 예측가능한 미래는 현재를 바탕으로 했을 때만이 가능하다. 우리
의 현재 도서관 상황은 저발전 상태이다. 기초부터 하나 둘 일궈나가야 하는 단
계이다. 대학, 공공, 학교, 전문, 특수도서관 모두 나름의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
다. 도서관마다 자관의 특수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우리가 가꿔나가야 한다. 우리가 가꿔 나가야 할 미래도
서관의 모습에 대해서 현장사서들의 토론내용을 부분적으로 담아보자.
앞으로의 도서관이 모두 전자도서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
학도서관의 경우 잡지나 논문, 서지자료등이 full-text로 디지털화하여 학생들이
각자의 컴퓨터를 통해 자료를 입수하는 것이 좋겠지만 전문서적이나 교양서적은
직접 도서관에 와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 더욱 교육적일 것
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통하여 친구들과 함께 학습함
으로써 정서적이고 인간적인 만남의 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토론자 A)
공공도서관은 정보제공의 기능 뿐만 아니라 문화적 기능 수행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이 GNP 1만불을 넘어섰고 경제적 여유와
함께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 공공도서관은 종합적 문화
공간으로 지역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겠습니다.(토론자
B)
제 생각으로는 미래도서관의 모습은 LG상남전자도서관과 같이 전자매체로만 이
루어진 도서관과 현재의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이 전자매체를 확
대 수용한 모습으로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토론자 C) (주: "전자도서관을 이렇게
생각한다 : 토론의 현장", 도서관계(국립중앙도서관), 1996, 12. pp. 18∼19.)
위의 대담자료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실시한 '96년 신규실무자 교육과정의 분임
토의 내용의 일부이다. 토의 내용에서 신규사서들의 미래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건
전함을 알 수 있다. 이 땅의 사서들이 우리의 현실에 바탕을 둔 도서관을 가꾸어
나갈 모형이 필요하다. 우리의 터와 때에 맞는 미래도서관 모형제시를 통하여 장
서 허무주의와 사서들의 패배의식을 극복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성공적인 미래도서관의 모형은 도서관의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도서관의 기본적인 모습은 인간과 지역사회를 위한 인간적인 봉사가 도서관이
존재하는 근본 이유라는 점과 데이터와 정보가 아닌 지식과 이해가 도서관의 주
된 관심사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힘을 합쳐 가꾸어 나
가야 할 미래도서관의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5-1. 기본이 살아있는 도서관
기본이 살아 있는 미래도서관에 대해 독서를 하던 중 '월간 서울' 10월호를 접
하게 되었다. 이 호에는 공공도서관 분야를 집중기획으로 다루고 있다. 그 중 해외
도서관체험기에 실린 글에서 기본이 살아있는 도서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이용자가 책을 빌려간 후에 사서 아줌마가 한 권의 책을 내게 가르키며 말했
다. '저분은 아마도 다음번에는 이 책을 빌려가게 될 거야!' 의아해 하며 '그걸
어떻게 아세요?' 하고 묻는다. '이 책이 새로 나왔는데 저분이 아직 이걸 안 읽었
거든... 그리고 다음에 오면 내가 이 책을 추천 할 테니까.' 비단 그 이용자뿐만 아
니라 단골 이용자에 대해서는 환하게 꿰고 있는 사서 아줌마, 그렇다고 이용자가
손에 꼽을 만큼 적지도 않다. (주:김계원, '단골이용자 독서취향 꿰던 사서 아줌마
:
해외도서관 체험기-독일", 월간 서울, 1996. 10. p. 54.)
이 체험기에서 살아있는 도서관 현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서들은 새로 나온
책과 이용자들의 독서취향까지 파악하고 있고, 도서관은 인간적인 교감이 이루어
지는 공동의 생활공간임을 알 수 있다. 아마 이런 도서관은 영혼의 쉼터, 눈웃음이
가득한 쉼터, 맑은 물이 넘쳐흐르는 샘가의 신선한 분위기와 같은 쉼터일 것이다.
우리들 주위를 뒤흔들고 있는 정보화 물결에 모두가 막연한 방향으로 내 몰리고
있다. 도서관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한정된 예산에 도서관 전산화에 쫓기더니
이제는 디지털도서관 열풍에 내몰리고 있다. 아무리 정보화사회로 내몰리더라도
기본을 잊어버리면 안된다. 도서관에서 기본이란 무엇인가. 예나 지금이나 잘 훈
련된 의식 있는 사서, 잘 개발된 장서, 이들을 관리 운영할 시설인 건물이 도서관
의 기본이다. 미래에는 이들 3가지 요소가 거의 사라지고 가상 도서관이 나타나
그 기능을 대체할 것이라는 말에 대해 고어먼은 이것은 도서관 이용자의 요구와
는 관계없이 전자공학적 판단에 의해 만들어낸 학문적 성과에 의한 엘리트주의 작
품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미래도서관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능은 계속될 것이며, 자관의
충실한 실물장서 소장을 바탕으로 삼으면서 전자적 접근에 의해 이용자 요구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Michael Gorman, "Dreams, Madness, &
Reality", 동아대학교 개교50주년 기념해외석학 초청 특별강연 및 학술강연회자료
집, 1996, 11. 25. p. 10. )
우리나라 도서관은 도서관의 기반구축도 제대로 되지 않은 데 디지털도서관의
열풍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초부터 다져나가야 한다. 지금
광풍이 불고 있는 디지털도 좋고 이용자를 유인하기 위하여 실시하고 있는 문화
교실도 좋지만 무엇보다 도서관의 기본을 다져나가는 단계적 성장이 필요하다. 도
서관에서 수행하는 기본적인 일이란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일이다. 기본을 잊어버리고 디지털화한 첨단만을 따르다가는 신문사, 방송사, 출판
기관, 다른 정보유통기관에 그 기능을 잠식당하는 서글픈 종말을 고할지도 모른다.
선진국 도서관을 따라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의 땅에 세워진 우리 도
서관에 대한 현실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실인식은 지역사회 봉사대상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지역사회 조사에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 도서관마다 상황이
다를 것이다. 그 상황에 맞는 처방전이 나와야 한다.
미래는 현실을 바탕으로 펼쳐진다. 모든 도서관이 디지털화한다고 현재 해결하
지 못하고 있는 복잡한 도서관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를
바탕으로 한 미래도서관의 전망에 대하여 크로포드와 고어먼의 얘기를 들어보자.
미래에는 인쇄매체와 전자매체 커뮤니케이션이 공존한다.
미래에는 선형텍스트와 하이퍼텍스트가 공존한다.
미래에는 사서에 의한 중개와 이용자에 의한 직접 접근이 공존한다.
미래에는 소장과 접근이 공존한다.
미래에는 건물로서 도서관과 인터페이스로서의 도서관이 공존한다.
(주: Crawford and Gorman, op. cit., pp. 178∼181.)
우리나라 도서관의 기본은 우리나라 도서관 현장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선
은 충실한 장서개발이 급선무이다. 그 다음 전자적 접근에 의해 이용자 요구를 해
결하는 것이 우리나라 도서관의 기본이 살아있는 모형이다.
5-2.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는 도서관
19세기에 현대적 공공도서관이 영국과 미국에서 처음 출발할 때는 교육적 혜
택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기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로 출
발하였다. 즉, 사회의 지배계층에서 누리는 것과 동일한 시설을 노동자들에게 제
공해 줌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에 따라 공공도서관
은 무료성, 공개성, 공비성의 원칙이 확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 Bob
Usherwood, 오동근역. 정보사회와 공공도서관. (서울 : 한국도서관협회, 1996), pp.
30∼39.)
1970∼80년대에 들어와 새로운 정보기술이 도서관에 도입되면서 그 동안 무료
성의 원칙을 지켜오던 도서관이 상업화의 거센 물결에 도전을 받게 된다. 정보
의 상업화, 사유화 현상의 가속은 재정적 능력을 가진 자에게 정보접근의 기회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 Vincent Mosco & Janet Wasko, 민글
편집부 역. 정보에 지배당하는 사회 : 정보의 정치경제학, (서울 : 민글, 1994)
,
pp. 166∼190.)
오늘날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미국의 대부분 공공도서관에서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용자들이 도서관에 오지 않고도 접
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해 주는 반면 정보불평등이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고 한다. 이는 통신망을 통해 정보접근이 자유로
와 짐에 따라 비교적 부유한자는 상용정보업자를 이용하는 반면, 도서관은 상용정
보업자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전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
께 도서관 이용의 무료성 원칙이 본질적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주: "
주요국 공공도서관 운영전략", 도서관계(국립중앙도서관), 1996. 12. p. 42.)
정보화사회가 되면 컴퓨터 마우스 클릭만 하면 요술방망이처럼 해결될 것으로
믿었던 미래에 대한 환상, 자유로운 정보접근을 통해 전자민주주의를 달성한다던
환상들이 정보의 사유화, 상업화 경향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2015년에
완성될 '초고속정보통신망'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전송 받
는데 값비싼 고성능 모뎀, 접속이용료, 골치 아픈 저작권 문제는 정보이용의 불평
등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한편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주: J. 스탤러브라스, "싸이버스페이스의 탐험", 창작
과 비평, 1996. 봄호. p. 369.)
그들이 정보를 무료로 나눠주기 위하여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종이와 전통적 도서관이 사라진다고 가정할 때 이들의 경제적 횡포로 인해 이 땅
에는 문맹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것도 상상해 봄직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간, 계층간, 도시와 농촌간의 불평등은 심각한 상황이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보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통계를 통해 살펴보자. 컴퓨터통신에서 천리안 가
입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 경기 지역이 59%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부
산 경남 14%, 대구 경북이 9%를 차지하여 수도권 중심으로 비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사회계층별 불평등 현황을 천리안동호회 참여현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학(원)생 36.9%, 전문직 24.5%, 사무직 6.5%, 관리직 5.9%, 생산직 2.4%, 농어
민 0.8%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별 구성비를 천리안 가입자를 기준으로 살
펴보면 남자 76%, 여자 24%로 단연 남자가 앞서고 있다.(주: 정영애, "정보사회와
교육 : 그 패러다임 변화와 딜레마, 그리고 교육적 선택", 정보화시대의 공동체 :
제9회 학술발표회(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p. 3-18 ∼ 3-19.)
위의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보화사회의 이행과정에서 지역별, 계층별, 성별
불평등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도서관이 사회적 장치로 처음 만들어 질 때는 교육적 기회를 갖지 못한 자들
에게 교육적 기회를 주어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시설로 부터 출발되었다. 인
간은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공평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태어난다.
정보화사회가 진전됨에 따라 정보의 사유화, 상업화 현상이 촉진되고 있다. 이러
한 현상은 정보의 사회적 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막는 길은 정보의 중앙집중화와 상업화, 사유화를 막는데서 출발
해야 한다. 이 일은 개개 도서관 단위로 지역실정에 맞는 다양하고 충실한 실물장
서 확보를 통하여 가능하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데이터를 상업화하는 현상
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길도 지역실정에 맞는 다양하고 충실한 자료확보의 길
밖에 없다. 다양하고 충실한 자료확보는 도서관의 무료성 원칙을 지킬 수 있을 것
이며,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도서관의 모형이다.
5-3. 삶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도서관
정보화사회가 되면 네트워크를 통해 누구나 정보에 접할 수 있는 전자민주주의,
전자공동체가 가능하다고 사이버주의자들은 말한다. '가상공동체'라는 말은 그럴
듯하게 들린다. 도시의 고독한 방랑자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상공동체'는 구세
주인지도 모른다.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의사 소통을 시도한다는 자체가 호기심 있
는 일이다. 가상공동체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해보라.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사귀는
능력이 퇴화해버린 삶을 생각해보라. 가상의 경험의 반복은 중독현상이 일어나
실제경험에는 흥미를 못느껴 현실세계와는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흙장난을 해보지 않은 아이가 자연에 대해 어떤 근원적 이해를 할 수 없으며, 텔
레비전과 컴퓨터 앞에 매달려 아동기의 대부분을 '가상현실'의 체험으로 보낸 아
이들이 과연 다른 사람 다른 생명의 슬픔과 기쁨을 이해하고 보살피고 돌보는 능
력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 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가상현실'의 경험
은 거기서 사람이 싫증이 나거나 고통을 느낄 때는 언제라도 플러그를 뽑아버리
면 순식간에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뿌리 없는 경험'이다. 이러한 가상공동
체는 현실공동체의 대안이 아니라 보완책으로 출발해야 한다. (주: 김지화, "정보
사회의 도래와 전자공동체", 정보화시대의 공동체 : 제9회 학술발표회(창원대학
교 사회과학연구소), 1996. 11. 28. p. 12.. )
그러나 언론사를 중심으로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열풍은 뿌리 없는 경험을 갖도록
부채질하고 있다. 인간은 사고하는 동물이다. 사고력을 키우는 것은 독서를 통해서
만 가능하다. 컴퓨터가 인간이 하는 기능을 대체해 갈 경우 인간은 스스로 판단하
고 결정하는 능력을 상실할 지도 모른다.
인류는 오래전 부터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도서관이라는 사회적장치를 만들어
사용해 오고 있다. 첨단이 판을 치고, 가상세계가 판을 치며, 성급함과 가벼움이
판을 치는 세상에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도서관이다.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성장의 논리가 사회분위기를 주도해 왔다. 이제는 인간
삶의 질을 토대로 한 인간화의 논리로 대전환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특히
지방화 시대에는 지역사회가 유기적인 협조아래 한 덩어리가 되는 지역통합력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관건이다. 도서관은 삭막한 도시공간에 오아시스 역
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웃이 있고 정담이 있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어야 한다.
장소의 개념이 없는 기계적 장치로서 도서관이어서는 안된다.
과거 우리 민족은 한동아리에서 촌락을 이루며 공동체 생활을 영위해 왔다. 전
통사회에서 공동체는 생산과 생활이 합쳐져 있었다. 이들은 생산과 생활의 기초
단위로 두레, 향약, 계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갖고 있었다. 점차 이 땅에 산업화의
물결이 밀려오면서 생산현장과 생활현장이 분리되고 이농현상과 함께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이 일어났다. 인구의 도시집중은 각종 병리현상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었다. 도시에 이합집산한 무리들은 새로운 정착지에 뿌리를 내렸지만 우
리 전통의 삶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공동체로 묵어 주었던
두레, 향약, 계 등의 유산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낼 수는 없을까. 개인의 자유,
삶의 질, 삶의 안정을 풀어 낼 수 있는 것은 우리 삶의 가장 기초인 지역공동체에
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양재한, "창원지역 공공 및 마을도서관 이용자 확보
방안", 도서관학논집(한국도서관 정보학회), 제23집 (1995. 겨울호), pp. 236∼237
.)
지역주민의 삶의 공동체를 엮어나갈 시설이 무엇일까. 바로 도서관이다.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도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지적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주민이 참여
하는 평생교육의 장, 건강한 지역문화를 일궈 가는 문화 예술공간으로서 역할을
하여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지역주민과 더불어 삶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회적
장치로서의 도서관이 미래도서관의 모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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