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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논문] 한국 미래도서관의 모형 (끝)


6. 글을 마치면서 - 변화와 도전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학문연구 업적은 세
계적인 수준에 도달되어 있지 않다.
정성구는 우리학문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
하고있다. 하나는 역사적 자료(=과거에 대한 기록자료)의 빈곤이요, 또 하나는 1차
자료(=원문언어로 기록된 자료)를 읽을 수 있는 고전어의 해독 능력 부족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역사적 자료를 귀히 여기고 발전시킬 줄 아는 국민이 될 때 학문
도 발전하고 문화민족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깊이 있는 학문을 위해서는 1차자
료를 읽어야 하고, 1차자료에 대한 해독없이 2차, 3차 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
리 학문이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학문의 발전은

자료에 있으며, 이를 보관 운영하는 시설이 도서관이라는 것이다.(주: 정성구, "책

사랑 30년", 도서관계, 1996. 12. p. 3.)
조동일은 우리학문이 세계학문이 되려면 창조학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학계의 학풍을 4가지로 나누고 있다. 남의 학문 가져와서 자랑하는 '수입학
', 남의 학문 가져와서 나무라는 '시비학', 우리 학문으로 남의 학문 막아내는 '자

립학', 우리 학문으로 남의 학문 넘어서는 '창조학'으로 구분하고 있다. (주: 조동

일, "국학 이론의 발전과 세계학문", 21세기 우리 국학의 방향과 과제 : 새 국학의

설계와 국학중흥운동을위한 제1회 한국학 국제학술대회, 1996. 11. 1∼2(안동대학교

문화회관), p. 68.)
문헌정보학은 현장성을 바탕으로 생성된 학문이다. 학문을 하는 대상은 우리나
라 도서관이고 이론은 첨단외국 것이라면 우리 학문으로 남의 학문을 넘어서는 '
창조학'은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수입학과 시비학을 벗어나기도 힘든 일이다.
흔히들 우리는 세계지도를 그릴 때 자국을 중심으로 그리지 않는가. 이는 자국
중심의 국수주의 정신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온전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자기나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1996년도는 공공도서관 간판내리기를 획책하는 일단의 무리들과의 힘겨루기 문
제와 함께 도서관계에 밀어닥친 디지털도서관에 대한 광기로 전통적도서관이 변
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벼랑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되었다. 모두 힘을 합해 공공도
서관 간판내리기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역부족인데 디지털도서관에 대한 광기어린
열풍과 피상성이 우리나라 도서관의 미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서관의 현장이 혼란속을 헤메고 있고 원시 그대로인데 문헌정보학
계는 서구학문을 모방하여 남먼저 써먹는 일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고, 최근 유행
하는 타학문을 모방하는 겉멋만을 내고 있다.
변화와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우리나라 도서관계와 문헌정보학계에 적절한 방
향을 제시해주는 크로포드와 고어먼, 스티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인류와 지역사회에 대한 인간적인 봉사가 도서관이 존재하는 기본적 이유임을
명심하라.
데이터와 정보가 아닌 지식과 이해가 도서관의 주요 관심사임을 인식하라.
도서관직의 주요한 윤리적 관심사인 자료와 정보원에 대한 공평한 접근, 봉사,

협동, 지적 자유를 수호하라.
도서관과 사서가 수세기 동안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존중해 온 방법에 자부심
을 가지고,
또한 그 중대한 사명을 수용하라. (주:Crawford and Gorman, op. cit., 182.)
문헌정보학과가 너무 많은 수요를 만족시켜 주려고 한다면 문헌정보학과의 독자
성을 잃게 될 것이다. 학과가 생존하려고 한다면 유행을 쫓는 피상적인 모습이
아니고 전문직의 본질과 그들의 공헌에 대한 평가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주:

Margaret F. Stieg, Change and Challenge in the 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 education, (Chicago: ALA, 1992), pp. 174∼175.)
성공적인 미래도서관을 위하여는 유행과 겉모습만 따르는 것에서 탈피하여 우
리나라 도서관의 현실정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거기서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만

우리나라 도서관은 희망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타 학문을 모방하다가는 우리 학
문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우리나라 도서관계와 학계에 새
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도전은 이 땅에 사서직이 독립된
직업군으로 튼튼히 뿌리를 내리게 하는 일이다.
김정근은 우리가 도전해야 할 미래도서관의 모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00년도 넘는 현대적 도서관직의 역사 속에서 강력한 도서관현장을
완성하였 다. 도서관직과 그 관련직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의 규모가 이십만명선이
다. ... 반면 우리는 어떤가. 사서직의 고용규모는 오천명선이다. 실물장서와 시설

도 빈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 우선 우리 도서관직업군의 규모를 지금의 열

배가되는 오만명 정도로 키울 수 있도록 비전을 가지자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도서관과 그 관련기관의 수가 많아져야 한다. 또한 규모도 커져야 한다. 무엇보다

단위도서관의 실물장서의 규모가 크고 내용이 좋아져야 한다. 거기서 직업적 힘이
생겨난다. (주: 김정근, "실물장서, 아직도 중요한가?", 동아대학교 개교 50주년 해

외석학 초청 특별강연 및 학술강연회, 1996. 11. 25(동아대학교 교수회관 동시통역

실), p. 50.)
김정근은 현재의 오천명 규모의 사서직원수를 지금의 10배가 되는 오만명 정
도로 키울 수 있는 비전을 가져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과
관련기관의 수가 많아야 하고, 규모도 커져야 하고, 그 안에 담고 있는 실물장서
의 내용과 프로그램도 알차야 한다. 이것이 21세기를 향한 도서관계의 희망찬 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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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