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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논문] 한국 미래도서관의 모형 (3)


3. 도서관에서의 정보기술
오늘날 사회를 정보화사회라고 부른다. 정보화사회와 유사한 용어로 하이테크놀
로지사회 또는 뉴미디어사회, 탈공업사회 또는 후기산업사회라는 말도 혼용해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용어들은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 하이테크놀로지사회 또는 뉴미디
어사회를 추구하는 자들은 미래사회 발전은 정보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믿는 자들이고, 탈공업사회와 후기산업사회를 추구하는 자들은 사회
발전을 하는데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려는 자세에 의문을 품고 인간 중심적인
기술을 추구하는 자들이다.(주:서정욱, "정보화사회와 뉴미디어", '90대학 순회 특별

강연회자료집, 1990. 9. p. 1.)
산업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물질적 풍요는 얻었으나 이에 대한 댓
가로 인간성 상실이라는 큰 짐을 안게 되었다. 오늘날 산업사회가 진행되는 과정
에서 합리화, 효율화, 생산성 극대화를 개인생활과 사회전반에 강조한 나머지 사
회가 기능주의와 기술만능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기능만 발달한 사회에서는 인간
적 접촉밀도가 낮아지고 인간관계가 귀찮고 번거로운 것으로 생각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개인과의 관계가 상실된 속에서 인간의 삶이 참된 행
복을 누릴 수는 없다. 인류는 삶의 편리를 위하여 기술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
다. 인류가 개발한 기술이 인간을 제어하고 위협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지고 있다.
정보기술이 발전하면 동시에 도서관도 발전할 것이라고 꿈꾸어 왔다. 그러나
최근 정보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바라는 미래도서관의 모형과는 달리 사서직과 도
서관의 소멸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은 그 자체가 핵심적인 새로운 분야를 창출, 노동시장을 개편시키
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기존 산업을 새로운 형태로 혁신시켜 산업구조 개편을 유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동시장의 전위로 앞으로는 비서, 리셥셔리스트,

사무직, 판매원, 은행원, 교환원, 도서관 사서, 중간 매니저, 도매상은 없어질 직종

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술의 사회적 충격이 큰 만치 정보기술 혁신의 사회문화적
수용에 따르는 변화의 문제는 다각적 심층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주:김명자, "정

보기술혁명이란 무엇인가", 사상(1995. 가을), p. 32.)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서비스는 기존의 도서관이 아닌 주로 정보생산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많은 정보생산자들이 기존의 질서를 무시한 채 바로 이용
자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행위와 과정을 보면 그것이 곧 도
서관이 되는 것이다. 이제 정보통신이 완전히 보급되는 순간 도서관의 기능과 개
념은 존재하지만 지금의 도서관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지
만 이건 사실이다).(주: 정준민, "정보화사회와 공공도서관", '96공공도서관경남지역

세미나, 1996. 10. 21. p. 9.)

앞의 글은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 노동시장과 산업구조의 개편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때 사서직은 사라질 직종이라는 것이다. 뒤의 글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로 이용자와 정보생산자가 직접 접촉을 하게 되어 현재와 같은 인쇄매체 중심의
도서관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항상 과거의 기술을 대체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명백한 잇점
을 주는 기술은 도입되어 활용되고 과거의 것을 서서히 대체해 온 것이 일반적이
다. 도서관 분야에서는 온라인 목록은 카드목록이나 마이크로폼 목록보다 잇점이

많고, 네트워크 색인과 초록 봉사는 인쇄본 색인, 초록에 의한 봉사보다 잇점이

많고, 자동화 도서관과 정보검색시스템은 자료에 대한 접근을 신속하게 하는 명백
한 잇점이 있어 이 분야에는 새로운 정보기술이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발달과정에서 바라볼 때 새로운 기술은 과거의 기
술을 대체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인쇄는 구어(oral)를, 라디오 뉴스는 신문을
,
텔레비전은 라디오를, 텔레비전과 홈 비디오는 영화산업을 대체하지 않고 있다. 이
와 마찬가지로 요사이 나타난 CD-ROM과 인터넷은 뉴 미디어로 각광을 받고 있
지만 도서, 신문, 잡지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들 매체들은 공존하면서 각
자 고유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인 전자매체는 인쇄매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보완해 준다는 것이다.(주:

Too-Young Lee, op. cit., pp. 6∼7.)
크로포드와 고어먼은 미래주의자들이 도서관 분야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 현
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들은 최신의 것에 대하여는 과도한 환상에 빠져있고 새
로운 것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확신을 갖는 특징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주:Crawford and Gorman, op. cit., p. 36.)
이들은 일부분을 전체로, 특수한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확신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크로포드와 고어먼은 다음과 같은 예로 그들의 심각한 병적인 증상을 설
명하고 있다.

특정분야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20년내에 전자화(=디지탈화) 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 과학단체로 부터 온 보고서를 기술광신주의자가 읽고, 모든 학술 커
뮤니케이션은 20년내에 전자화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단계로 건너뛰기를 하고, 이

확신은 인쇄자료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건너뛰기를 하게 된
다. 대학도서관과 관련된 이러한 주장을 읽은 또 다른 기술광신주의자는 모든 도
서관이 20년이 아니고 수년 내에 전자화될 것이라고 믿게 되는 건너뛰기를 하게
된다.(주: Ibid., 51∼52.)

사서직과 전통적 도서관의 소멸을 말하는 것은 정보기술을 과신한 위와 같은
건너뛰기의 결과에서 오는지도 모른다. 김정근은 개척기에 놓인 우리 현장의 현
단계에 대한 발견과 그래서 개척자일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정체를 확인하는 일
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땅위에 불고 있는 정보기술의 외풍문제를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과 관련된 외풍문제를 예로 삼아 생각해보자.

당사자라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철들이 없으며 마치 미아와도 같이 헤매고들 있는
가. 도서관과 그 관련기관들과 관련된 제도, 의식, 전통이 채 성립도 안된 이 마
당에 그것들의 완성을 이미 전제로 해서 말해지고 있는 남의 이야기를 천연덕스럽
게 늘어놓고만 있으면 어쩌자는 것인가.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우리 현장의

현단계를 뻔히 눈으로 보면서 전자도서관(electronic library), 디지털도서관

(digital library), 가상도서관(virtual library), 사이버도서관(cyber librar
y), 벽
없는 도서관(library without walls) 따위나 말하고 있으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

가.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마치 살 길이 거기에만 있다는 듯 최대의 강조를 해대
니 도대체 일을 제대로 하자는 것인지, 유행이나 타고 말자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오해가 있어서는 안된다. 언급 자체를 말자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이것
은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대치(replacement)의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추가(addition)와 보강(reinforcement)의 문제가 아닌가.(주
:
김정근, "주제접근법에 의한 대학도서관 장서개발 모형연구", 도서관학논집(한국도
서관.정보학회), 제23집(1995. 겨울호), p. 286. )

새로운 정보기술은 과거의 기술을 보완해주고 변화시켜주고 있다. 문자가 나타
나 구어를 소멸시키지 않고 인간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훨씬 도움을 주었다. 이
와 마찬가지로 인쇄매체중심의 사회에 CD-ROM과 인터넷이 나타남은 인쇄매체
를 약화시키거나 소멸시키기보다는 기존매체를 더욱 강한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보완해주고 강화시켜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 도서관에서 정보기술이란 인
쇄매체 중심의 전통적 도서관 기능을 보완해주고 강화시켜주는 것이 도서관에서
정보기술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통적 도서관에서 주요한 매체로 사용하고 있는

종이매체의 위상에 대하여 얘기 해보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