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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자료] 미래의 도서관에 대한 환상

이 글은 미래의 도서관에 대한 토론을 했던 1995년 12월의 전국사서협회
모임에서 발표되었던 조왕근 사서의 토론자료입니다. 이수상 사서의 주제발표문과
저의 토론자료도 인터넷인가에 올려두었는데 잘 안 보이지만...
일단 이 글을 올린 후 다시 찾아보고 없으면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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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발표 1>
'미래의 도서관'에 대한 우리의 환상
"디지탈도서관"이 만능의 해결사는 아니다 !

조 왕 근 (한양대학교 중앙도서관)

저는 92년 11월부터 한양대도서관 전산업무를 맡아서 추진해 왔습니
다. 만 3년여 동안 비록 짧은 실력이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
지금은 도서관 전산화가 어느정도 가시적인 활성화 단계에 이르렀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전산화를 추진하면서 도
서관계의 구조가 상당히 허약하고 허상을 ��아가는 부분이 많다는 느
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도서관전산화를 추진하면서 느꼈던 부분
들이 이번 세미나 주제와 많은 관련이 있는것 같아 몇가지 말씀 드리
겠습니다.

요즈음 우리 도서관계와 사서들은 전산화 만능주의의 오류에 빠져있
는것 같습니다. 마치 도서관 전산화만 되면 기존의 왜곡되었거나 잘못
된 도서관현상들이 모두 치유되고 덮어질 것이라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 싶습니다. 한양대의 경우 지난 95
년5월에 문헌자동화시스템을 캠퍼스전체에 오픈하였습니다. 그결과
자동화가 도서관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완전히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우리가 덮어두고 안주하며 넘어갔던 기존에 도
서관이 가지고 있던 구조적 모순들을 아주 첨예하게 이용자들에게 드
러냄으로써 도서관의 문제들을 내부적으로 숨기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
으로 털어놓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도서관자동화가 되면서
이용자들이 이전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거나 쉽게 검증하지 못했던
문제들-장서의 부족, 장서구성의 질적문제, 각종 서비스의 질적 수준
등- 이 쉽게 표출되어 버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열정을 가지고 추진해온 도서관 자동화의 성과를 이제는 한양대 도서
관도 변화할 수 밖에 없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싶
습니다.
한양대에서 처음 문헌정보검색시스템을 캠퍼스네트워크를 통해 오픈
하고 접한 이용자들의 몇몇 반응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학교 도서관도 드디어 전산화 했읍니까? 고생하셨습니다.
프로그램이 참 잘 되었네요. 윈도우환경이라 별로 어려움없이 이
용하기도 쉽고 ....그런데 저는 도서관을 별로 이용하지 않아요.
볼만한 자료가 없어서요. 그래서 궂이 많은 하드디스크를 차지하
는 문헌정보 검색 프로그램을 인스톨하고 싶지 않아요.(약 20MB
이상의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 어쩌다 한번 이용하기만 원해요.

이말을 듣고 실무자로서 매우 비참하고 허탈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런분들도 도서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호스트 접속을 통한 검색도
오픈하였습니다. 디지탈도서관이 되어도 이러한 얘기를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일 것입니다. ...

장서개발의 예를 들어보자면 사실 장서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
나 이론적으로 알고있고 느끼고는 있지만 그동안 그다지 심각하게 고
민하거나 실천하려고 노력해 오지 못한 것이 우리대학의 현실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현실은 대부부의 대학도서관이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동안은 수서실무자가 대충 주어진 예산에 맞추어 집행하기에만 급급
했고 장서구성이 좀 잘못되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1년간 수서한 현황이 바로 이용자들에게 바로바로 감시당하고
평가받기 때문에 잘못된 장서개발은 바로 이용자들에게 외면당하게 될
것입니다. 좀 창피스러운 이야기지만 한양대의 경우 수서예산은 엄청
난데 수서담당자는 계장 1명, 수서담당 1명, 둥록 1명, 기증교환 1명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나마 1명은 최근에 보강된 임시직입니다. 인
원과 예산을 비교해 볼때 도저히 장서개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처지
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진작부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고민
하고 해결방안을 찾았어야 했는데 여러가지 내적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전산화가 되면서 학생들이나 교수들이 예
산은 많은데 볼만한 책들이 별로 입수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헌정보 검색프로그램에 내장된 전자메일을 통해서 학생
들이 많은 건의를 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어느정도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 한양대 도서관에서도 수서를 보다 효과적으
로 수행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홍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
력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우리가 도서관자동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
들이 이제는 좀 조정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도서관은 사회적기관'이며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라는 말을 들어왔고 기회있을 때마다 이러한 문
구를 이용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리를 현실에 적용하는데
는 무척 게을렀던것 같습니다. 유기체라는 말은 곧 도서관이 사회속에
서 사회와 상호작용하고 자기 스스로의 자생력을 키워간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모든 사회발전이 다 마찬가지 이지만 단계적 성장과정을 무시한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험난하고 아픈 것
일지라도 일단 거쳐가야 하는 길은 거쳐가야 할 것입니다. 예를들면
수서문제 장서개발의 문제를 고민하고 '집서(Collection)'인가 '접근
(Access)'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단계에 까지 도서관이 성숙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무시한채 외형적인 기술만 이식시켜 놓는다면 그
과정의 필연성이 배제됨으로써 또다시 '허약한 자기기반'을 갖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기반이 허약하다 보니 변화된 사회속에서 또
자기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되고 사회속에서 외면당하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할 것입니다. 한국의 도서관이 사회적으로 허약했던 이유도 바로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생적인 기반없는 이식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이식된 외형
을 채울만한 주체가 형성되지 못한다는 것과 이식된 것들을 제대로 수
용하고 활용할 문화적 분위기가 성숙되지 못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따
라서 자생적 기반없는 일방적인 이식은 대부분 왜곡된 현상으로 나타
날 수 밖에 없으며 도서관이 문화적 사회적 기관임을 고려할 때 이식
으로 인한 폐해는 심각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도서관의 자동화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이 초창기에 한국에 도
서관학이 처음 이식될 대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도서관학이 미군정과 함께 이식되었듯이 거의 무비판적으로 미국의
정보학 이론을 수용하고 그 틀에 우리를 맞추어 가기가 바쁜 것 같습
니다. 그동안 우리는 철저한 자기고민과정이 없이 미국의 도서관학을
이식해왔으며 기술적,외형적인 발전에만 급급해 왔습니다. 그리고 요
즘도 그러한 추세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은
후진국수준이면서 걸맞지 않게 미국의 최신이론으로 무장한 기형이 되
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된 이유는 저 스스로 도서관자동화를 추진하
면서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고 그저 가시적인 결과에만 몰두했기 때문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각 대학도서관에 전산화가 급속히 추진
되면서 별로 아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3년간의 추진경험이 있고
조금 먼저 시작했다는 이유때문에 많은 문의가 오고 견학을 오시는 분
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참 안타까울 정도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혼란
스러워 하고 있는데도 도서관자동화를 추진하는 실무자들이 참조할 만
한 실무지침이나 문헌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수많은 정보학 논문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당장눈앞의 불을 끌만한 현장성 있는 논문은 별로 없
는 것 같습니다. 실무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지침서나 사례들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죠. 어쩌면 현장에서 고민없이 일을 추진했기 때문이라
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도서관자동화에 대해서 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자동화가 마치 부슨 유행처럼 급작스
레 추진되고 있는데 이번기회에 올바로 방향을 정립하지 못한다면 또
다시 왜곡된 상황으로 도서관이 빠져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우리가 도서관자동화의 환상에 빠져있는 이유는 아마도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부족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도서관 자동화는 크게 다음
의 두가지 측면에서 도서관에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기존의 도서관의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 함으로써 사서가 기
존의 단순반복업무에서 벗어나게 하고 그 여유시간으로 보다 다양한
부가가치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이부분은 사서
가 사서다운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둘째, 기존의 수작업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서비스들 - 예를들면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인터넷이나 모뎀을 통해서 온라인 검색할 수 있
다는지 ,SDI서비스를 통해 개개 이용자의 관심을 분석하고 흥미를 갖
는 자료에 대해 정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든지, 원하는 자료를 간단
하게 화일로 저장하거나 프린트해서 활용하게 할 수 있는 등 - 을 제
공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용자에 대한 도서관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며 이는 도서관 자동화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의 확대보다는 기존 수작업
업무체계를 전산으로 처리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많은 사서들이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도사관자동화의목표가 이용자에 대한 효율적인 서비스에 있다면 도
서관자동화도 하나의 서비스도구에 지나지 않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
니다. 말할것도없이 도서관자동화는 자동화 그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 양질의 서비스, 적극적인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간의 도서관 역사를 살펴보면 서비스 도구들은 기술의 발전을 효
과적으로 수용하고 응용해 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발전으로 형태가 변했다고 해서 도서관의 본질이나 서비스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끊임없이 다양한 정보기술들을 도서관 현장에 적용해 왔으
며 이러한 정보기술의 수용은 도서관 서비스의 질을 강화하고 서비스
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오히려 도서관의 역할을 증대시켜 왔습니다. 혹
자가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정보기술은 도서관의 소멸을 초래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서관이 자동화되고 디지탈도서관으로 전환되면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라는 분석은 매우 잘못된 분석이라
생각됩니다. 과연 디지탈 도서관이 되면 도서관이 없어질 것인가 ?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단적으로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도
서관자동화가 처음 도입되고 논의될 때도 자동화가 되면 사서의 역할
은 축소되고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 예견한 사람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도서관자동화를 함으로써 보다 많은 서비스가 창출되고 이를 지원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도서관자동화의 목적이 다
른 분야의 자동화와는 달리 비용이나 인력의 절감에 있지 않고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보의 제공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정보기술이 발전하고 디지탈도서관이 되면 도서관과
사서의 존재는 없어질 것인가 ? '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한 것이며 스
스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자생력을 키워가는 도서관의 유기체적 본질
을 무시한 발상일 것입니다.
만일 미래에 있어서 도서관이 없어지게 된다면 이러한 원인은 오히
려 정보기술의 발전에서 부터 기인된 것이 아니라 '자기 역할의 방임'
에 따른 이용자의 외면에서 시작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보기술이 발
전함에 따라 도서관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지만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더많은 역할기
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가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전자도서관이
되면 도서관과 사서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단지 노드와 네트워크만이
있을 것이다 "라는 요지의 도서관 소멸론일 것 입니다.
과연 미래에 도서관은 소멸할 것인가.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통해서
이에대한 훌륭한 정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는 종이와
인쇄술의 발명을 통해 기록의 시대로 전자저장매체를 통해 종이없는
시대로의 커다란 혁명의 계기를 맞이했으며 이 두가지 변화는 인류의
문화적인 측면에 있어서 가장 큰 혁명의 계기일 것입니다.
책이 귀한 시대에 인류는 책을 쉽고 값싸게 구할 수 없었으며 도서
관을 통해서 책을 대여해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쇄문화
가 발전하면서 책이 보편화 되고 쉽고 값싸게 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제 누구나 원하는 자료를 구할 수 있으므로 도서관의 역할은 감소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책이 보편화 될 수록 도
서관의 역할 요구는 증대되었습니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수 많은
책을 개인이 다 소유할 수도 없으며 정보의 변화가 너무 빠르게 이루
어 짐으로써 이러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쉽게 이용하게 해
주는 도서관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미래의 도서관도 마찬가지 양상을 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취
급매체의 성격은 변화할 것입니다. 인쇄매체 위주에서 CD-ROM,전자
북,ON-LINE 잡지 등으로, 텍스트자료 위주에서 멀티미디어 자료로, 단
위도서관 소장자료에서 광역의 온라인 접근자료 위주로 영역이 확산될
것입니다. 그러나 매체의 성격이 변하고 누구나 집에서도 온라인 접속
이 가능하다 할 지라도 그많은 정보더미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
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한 사람은
도서관에 오게될 것이고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전문가인 사서에게
문의하게 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곳의 자료에 쉽게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됨에따라 누구나가 쉽게 정보에 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누구
나가 쉽게 정보를 양산할 수 있게 됨으로서 정보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정보검색의 잡음이 점점 늘어나고 될 것
입니다. 수없이 얽혀있는 데이타베이스와 네트워크 속에서 원하는 자
료를 찾아내기란 그다지 쉬운일이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생산
되는 자료를 충분히 모니터링하고 조직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
는 전문가가 더욱 필요로 하게되고 전문사서의 역할이 증대될 것입니
다. 이러한 일은 '서처'라는 신종직업군의 역할이 아니라 바로 도서관
사서의 역할 중에 하나인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문제는 도서관과 사서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얼마나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수상 사서가 앞의 주제발표에서 언급한 미래의 도서관에 대한 .
크로포드(Walt Crawford)와 고어먼(Michael Gorman)의 다음과 같은
예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미래도서관은 전자도서관보다는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유형의
자료를 다양한 서비스로 제공하는 성공한 도서관(successful
libraries)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미래도서관을 다음과
같이 예측하고 있다. 첫째, 미래는 인쇄매체와 전자매체의 커뮤
니케이션이 공존한다(The future means both print and
electronic communication). 둘째, 미래는 일차원적인 텍스트와
하이퍼텍스트가 공존한다(The future means both linear text
and hypertext). 세째, 미래는 사서에 의한 중개와 직접접근이
공존한다(The future means both mediation by librarians and
direct access). 네째, 미래는 소장과 접근이 공존한다(The
future means both collections and access). 다섯째, 미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과 인터페이스로서의 도서관이 공존한다
(The future means both edifice and interface).

미래도서관에 대한 이러한 예측은 너무 급속하게 장기적인 계획없이
유행처럼 일방적으로 기술적인 구현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도서관자동
화 분위기에 커다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들은 미
래의 도서관을 기존체제와 새로운 정보기술의 공존의 개념으로 보고있
습니다. 물론 개개도서관이 처한 상황과 서비스전략에 따라 어느 부분
에 더 비중을 두는가가 달라지게 될 것이고 필요에 따라 기존도서관
체제를 유지하는 도서관도 있을 것이고 모든것을 새로운 정보기술로
교체하는 도서관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전자도서관이
아니라 도서관의 목표 및 환경과 서비스내용에 따라 적절한 운영계획
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의 현실에서 전자도서관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디지탈도서관(Digital Library)을 만든다는 것은 막대한 예산과 시
간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디지탈도서관의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인 수준은 현재의 기술적인 수준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
하지만 문제는 소장자료를 모두 이미지데이타로 구축하는데 드는 시간
과 막대한 인건비는 개개도서관에서 감당하기 힘든것이 현실입니다.
한양대의 경우 초록도 볼수있게 해달라, 단행본에서도 목차를 볼수있
도록 해달라, 연속간행물 기사색인도 온라인으로 볼수 있게 해달라 는
등의 이용자 요구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기사색인 모
듈을 개발해 놓고도 막대한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할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아직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용자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고 많은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논문의 초록서
비스나 단행본의 목차를 입력하여 검색할 수 있게 하는 문제도 마찬가
지 이유로 쉽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개개 도서관에서 전자도서관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무
모한 작업이며 비용대 효과면에서도 그다지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
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전자도서관이 실현되려면 전자출판과 연계되
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공동목록
및 상호대차와 같은 기본적인 수준에서의 서비스도 제대로 구축하고
있지 못한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전자도서관의 국가적인 추진은
아직은 요원한 일이라 생각되며 한낱 전시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
니다. 아직 데이타베이스에 대한 국가의 인식은 매우 열악한 편이며
하드웨어,통신망 등의 기술적인고 외형적인 투자에만 집중적으로 예산
을 지원하고 있을뿐 데이타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좀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국역조선왕
조실록 번역본을 CD-ROM으로 만들었는데 그것을 모업체와 문화체육부
에서 공동제작한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화체육부에서 제
작비를 대고 업체에서 프로그램 및 기술을 제공해서 이루어 진줄 알고
너무 비싸게 판매하는 것 아니냐 하고 물었더니 그업체 실무자 얘기가
문체부에서 지원금을 별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걸 팔아서 투자한 본
전을 회수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길이남을
문화사업한 것이라 위안을 삼으라고 얘기했지만 그정도 사업에 국가에
서 그것도 도서관을 담당하는 문체부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
다는 점에대해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데이타베이스
는 오히려 국가에서 앞장서서 개발하고 그런것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디지탈도서관이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준비는 하지않고 어느날 갑자기
디지탈도서관 만들자 하고 계획만 거창하게 던져놓고 대책은 나몰라라
하는 꼴입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때 우리에게 있어서 전면적인 디지탈도서관의 실
현은 매우 현실성이 없어보이며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부분적으로
디지탈도서관으로 이
행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국가간의 학술정보센타의 구축을 통해 우선 목록정보데이타베
이스를 공동구축하고 활용함으로써 도서관 간의 데이타베이스의 공동
운영경험을 축적하고 상호대차에 활용하고 기사색인정보 등도 학술정
보센타 참여기관이 공동구축하여 활용하게 될 것이다. 둘째, 각 자료
의 목차,초록 등을 이미지 스캐너로 받아들여 일부정보의 디지탈도서
관화가 이루어 지고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게 될것이다. 셋째, 개별
도서관의 필요에 따라 전문서비스가 필요한 일부 자료에 한해 디지탈
도서관을 구축하고 전문검색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대학도서관
의 경우 자기대학에서 발행한 학위논문이나 논문집 정도가 가장 현실
적인 디지탈도서관 구축대상이 될 것이며 전문도서관의 경우 자관의
성격에 맞는 특수정보(예, 판례,특허정보 등)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디지탈도서관들이 점차 증가하고 이들이 하나의 협력망
을 통해 공동 서비스하게 됨으로써 부분적으로 디지탈도서관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넷째, 전자출판의 보편화에 힘입어 일부출판사를
중심으로 전자출판이 활성화 되고 이들과의 연계를 통해서 전자도서관
이 현실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출판사로서는 큰 이익이 없
으므로 기존에 출판된 도서에 대한 디지탈도서관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료의 영구보존을 위하여 정부기
록보존소,국립중앙도서관 등에서 소급자료의 디지탈화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저는 위에서 말한것과 같이 한국적 현실에 있어서 디지탈도서관은
매우 오랜기간동안 부분적으로 특수한 분야에 한정되어 도서관들에 적
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자출판이 보편화되고 그것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데이타베이스로 관리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정보를 중심으로
전격적인 디지탈도서관으로의 이행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그때가 되
면 현재 모든 책을 구입하여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디지탈화된 출
판데이타베이스에 접속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 것입니다. 도서관
에서는 우리가 CD-ROM을 책과 마찬가지 자료로 취급하듯이 전자출판의
발전에 따라 변화된 매체를 수용하고 이를 이용하여 서비스하면 되는
것입니다. 궂이 모든 도서관에서 모든 소장자료를 디지탈도서관으로
전환하려고 예산과 노력을 소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처음에 언급한 것과 같이 디지탈도서관을
만든다는 것이 꼭 좋은 도서관을 만드는 것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서비스도구가 바뀌었을 뿐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한 자세와 조직, 내실있는 장서가 없다
면 디지탈도서관은 그저 별내용없는 화려한 도구에 불과할 수 밖에 없
습니다.
현재의 도서관을 디지탈도서관으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주
어진 문제는 매우 심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첫째, 그동안 부실한 장
서개발로 이루어진 부실한 장서는 디지탈화해도 똑같이 빈약한 장서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이용자들로 부터 쏟아지는 볼만한 자료가 없
다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반발을 초래할 수 있습
니다. 둘째, 데이타베이스 개발에 대한 정부와 도서관, 출판계의 성숙
을 전제로 하지않은 전자도서관 논의는 언어의 유희에 지나지 않으며
도서관 현실의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지 않고 전시적인 효과만을
노리는 처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현단계는 오히려 2차정보 수준의
전산화와 이의 공동활용등 현실적인 수준의 서비스에 집중해야 하며
효율적인 장서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어떤이는 PC만 가지면 세계적인 유수의 데이타베이스에 접속해 신속
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의
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미 현재
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타베이스를 효율
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고 도서관 서비스에도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디지탈도서관을 만들지 않고 외국에서 만든 디
지탈도서관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외국의 모회사에서 주최하는 온라인저널 설명회에 참석한 적
이 있습니다. 여기서 외국의 데이타베이스 담당자는 현재 한국의 잡지
도 전문을 입력하여 온라인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내심 그
들의 상술에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이대로 가다가는 '문화적 식민지'의
위험에 도달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무척 서글픈 생각이 들었
습니다. 우리의 잡지도 외국의 데이타베이스에서 유로로 이용해야 하
는 시대가 조만간 다가올거라고 생각하니 섬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서관은 한 국가의 문화입니다. 단지 정보의 신속한 제공만이 유일
한 목적이 아닙니다. 한 국가의 문화기관으로서 민족문화에 대해 이해
하고 정보의 제공과 그에따른 파급효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
니다. 그정보의 내용이 무엇이고 이를 이용했을때 우리 국민들에게 돌
아오는 파급효과는 무었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외국의 데
이타베이스에서 정보를 가져오기만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생산된 정보를 이용하면 결국 한국적인
것 우리것은 점차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똑같은 현상이라도 우리 시
각에서 분석하고 우리의 처지에 맞는 정보로 가공하고 이용해야 우리
의 것 우리의 학문이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비록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우리가 자체 데
이타베이스를 갖지못하고 외국의 데이타베이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완전히 종속됨으로써 정보이용료의 인상에도 속수무책이 되어 막
대한 국가재산이 정보이용료로 유출될 것입니다.
자체의 데이타베이스를 개발하지 못하고 외국의 데이타베이스에 의
존해 정보를 얻는다면 정보통제나 왜곡으로 인해 국가전략에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국가간에 첨예한 이익이 대립되는 정보에 대해서
정보를 쥐고 있는 쪽에서 역정보를 제공하거나 통제된 정보를 제공함
으로써 자국의 국가이익을 확보하는 정보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
습니다. 제 3세계의 정보종속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연구되어져야 하는
과제입니다. 그냥 편리하다고 쉽게 이용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심각
하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정
보의 신속한 제공만을 논했지 제공된 정보가 얼마나 가치가 있으며 유
익한 정보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평가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정보처리기술, 위성통신기술등 정보관련 기술들
이 선진국에 의해 독점되고 통제되고 있으며 데이타베이스까지 종속될
경우 이러한 정보종속의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결국 자생적인 기반이 없는 디지탈도서관은 이러한 정보종속현상을
가속화 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충분한 계획과 준비
아래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디지탈도서관화
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도서관 현실인가 환상인가'라는 오늘 세미나의 화두에 대해
서 이수상사서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미래의 도서관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은 결국 사서에게 달려있다고 말씀드리
고 싶습니다.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도서관의 모습은 달라질 것입니
다.
도서관자동화는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도서관이 제 역할을 담당
하기 위해서 거쳐야하는 필연적인 과정일 것입니다. 디지탈도서관이라
는 허명을 ��을 것이 아니라 당장 긴급하게 필요한 부분부터 공동으로
협의하여 추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
면 공동목록,상호대차서비스 , 연속간행물 기사색인이나 초록등을 공
동으로 구축해 활용하는 방안, 학위논문을 디지탈도서관으로 만들기
위한 데이타베이스의 공동구축 등의 보다 현실적이고 유용한 과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해 가고 그런 기반들이 쌓여서 디지탈도서관으로 이행해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탈도서관은 하나의 서비스도구이며 이러한 서비스도구의 수용은
오히려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더많은 역할기대를 갖게 할 것입니다.
따라서 도서관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며 사서의 역할도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더 많은 변화와 서비스의
요구를 받게될 것입니다. 도서관은 단지 급속히 변화하는 정보기술을
수용하고 이에 따른 사서의 역할 변화를 겪게될 것입니다.
어느시대나 도서관과 사서가 자기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
해 있는 사회 속에서 현단계의 과정과 사회현상에 대하여 충실하게 고
민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도서관은 우리의 노력과 발전에 따라 이
루어지는 긍정적인 변화의 결과이며 결코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외
부에서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환상
입니다.




* 이글은 세미나에서 발표논 것을 토대로 부분적으로 보강된 것입니
다.

너무 오래된 것을 급하게 작성하느라 논조에 조금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좀더 교열본후 2월27일에 마감되는 사서협회 소
식지에 실을 계획입니다. 보시고 수정할 부분이나 보강할부분 삭제할
부분에 대해 저에게 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이텔 ID : lakj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