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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자료] 지방자치와 공공도서관

아래의 글은 창원도서관 문화모임에서 만드는 회보 '해돋이'에 보낸 제 글입니
다. 읽어보시기를 바라면서 올립니다. (199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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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공공도서관

1. 지방자치 시대란 ?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체계를 가진 공화국(헌법 제1조)이
다. 보통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주권이 있으며, 의회를 통한 권리행사를 그 본
질적인 모양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잘 되려면 결국에는 국민
각자가 얼마만큼 자신들의 의무와 권리를 충실히 지키느냐 하는데 관건이 달려있
다. 그런 점에서 지난 1991년부터 실시된 지방자치는 아직 충분한 수준은 아니더
라도 이제서야 비로소 국민들이 조금은 자기 권리를 바탕으로 한 참여하는 민주
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란 국민 각자가 자기 의견의 근거를 대화를 통해 드러내고
이를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하나의 의견으로 수렴하여 구체적인 행정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런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바로 지방자치인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
적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우리 모두는 이것이 국민 각자가 확고한 주인의
식을 가지고 참여할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방자치는 그동안 중
앙정부의 통제하에서 불균형하게 발전해 온 우리 국토를 전면적으로 균등하게 발
전시키고자 하는 시도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가 똑같이 인간 존엄성에
바탕을 둔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이다. 따라서 지역
주민 각자는 모두 자기 지역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주인으로서 의무와 권리
에 충실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말로만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지
역주민들은 모두 자신들의 정치역량을 키우며, 시민사회의 주역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방자치는 주체적인 주민들만이 이룰
수 있는 고도의 정치체계이다.

2. 공공도서관은 ?

공공도서관은 근대 시민사회 형성과정에서 그동안 일부 귀족층에게 한정되었
던 지식과 학문, 정보를 일반대중에게도 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한 것으로,
오늘날에는 명실상부하게 국민대중의 지적,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국가기반시
설로서 인식되고 자리를 잡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여러가지 목적을 가질 수 있으
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 사회가 성인들에게 충실한 생존과 책임감을 가지
는 시민이 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사상을 전달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확
인하는 일이다. 결국 유네스코는 "공공도서관의 바람직한 모습은 민중의 대학이
되는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히게 되는 것이다. 즉, 공공도서관은 풍부한 지식정
보원을 모아 이를 바탕으로 모든 지역주민들의 자기개발을 돕고, 심지어는 이를
적극 유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최근들어 공공도서관
이 그동안의 소극성 (지역주민들에게는 누구에게나 공개한다)에서 벗어나 지방정
부의 돈으로 유지하면서 무료로 이용하게 한다는 적극적 봉사개념으로 바뀌었으
며, '교육'과 '오락'기능에서 '정보'와 '문화'기능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서
도 알 수 있다. 즉, 공공도서관은 (지방 및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모든 지역주민
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주권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또한
주민들의 인간적 삶을 위한 문화활동에 보다 폭넓게 참여해야 하는 민주주의의
주요한 제도적이자 사회적인 장치이다.

3. 지방자치 시대의 공공도서관 과제

그러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사정은 매우 나쁘다.
우선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최근 '독서진흥법'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
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도서관 수의 절대적 부족을 해소하고자 한 고육지책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해서 바른 길
을 두고 옆길로 간다는 것은 결국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결과만을 낳을 것이다.
공공도서관은 국가발전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주요한 기간시설이므로 부족한 도서
관을 늘리는 것은 각 지방정부의 예산으로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지방정부
는 지방자치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면 국민대중에게 봉사하는 도서관을
설림하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당장의 부족은 이미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 각
종 문고를 활용하거나 이동문고 등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보충될 수 있다.
지방정부는 즉각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하거나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도록 가능한 지원을 행해야 한다. 건전한 지역주민들만이 올바른 지방자치를
이끌어 가며, 건실한 지방자치는 반드시 튼튼한 국가건설의 기반이 될 것이 명약
관하한 현 시점에서 이를 가능케 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을 마련하는 것은 무엇보
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덧붙여 말한다면, 도서관은 언제나 충분한 재원을 필요
로 하는 기관이다. 이 점에 유의한다면, 지방정부는 충분한 예산지원을 통해 공
공도서관이 비로서 지방정치에 참여하는 각 주민들이 부족함없이 도서관을 이용
하고 그곳에서 어떻게 지역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를 배우고 이야기하고 행동화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공공도서관의 부진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충분한 예산지원이 없는 관계로 좋은 자료를 갖추지 못하고, 훌륭한 직
원을 두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즉각 도서관
에 충분한 비용을 제공해야 한다. 두번째로 지적할 사항은 공공도서관의 목적에
있어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오랜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에 휘말려 도서관을 비롯
한 모든 문화예술 분야는 국가발전에 있어 소외되었었다. 그 중에서도 도서관은
아주 잊혀질 정도에 이르렀고, 사회적 기능은 박탈당한 채 오락적 기능만이 강조
되었다. 이는 독서하는 국민들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오락만으로는
어떤 사회도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앞으로 공공도서관은 지방
행정 및 자치행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해서, 공공
도서관의 본래 기능인 민중이 스스로 자기를 교육하고 민주주의 절차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적극 개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서관은 우선
적으로 행정정보 공개제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 추이를 도서관 봉사활동에
반영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도서관은 지금까지의 교양,오
락 중심의 자료수집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의 구체적 삶의 문제와 직결되는 자료
입수에 치중해야 한다. 향토자료, 각종 행정자료 등은 그 지역 공공도서관만이
갖출 수 있는 고유하고도 중요한 자료들이다. 따라서 자료부족을 이야기 하기 전
에 이러한 고유한 자료를 계속적으로 발굴한다면 공공도서관은 충분히 지역의 중
심 문화센터로서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로 도서관 사서들은 책
이나 정보, 도서관에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는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확보
하도록 해야한다. 사서는 도서관 자료와 이용자를 연결해 주는 위치를 가지고 있
으므로 지금까지의 소극적 활동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서비스를 제공
하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로서의 능력향상을 위한 각종 교육훈련프로그램에 참여
하거나 자기 재교육과정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양질의 정보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도서관 운영자는 사서들에게 보다 많
은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네째로 공공도서관의 주된 이용자인 지역주
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변환이 필요하다. 공공도서관은 그저 시간이 날 때 한
번쯤 가서 소설이나 빌리고, 아니면 여러가지 교양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준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 주권자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도서관을 이용해야 한다. 적극적인 이용자만이 도서관을 살아있는 기관
으로 만들 수 있다. 지방의회에서 공공도서관에 충분한 지원(예산,인력,시설 등)
을 할 수 있도록 계속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도 이용자가 해야 할 일 중 하나
일 것이다. 이렇듯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강력한 지원과 관심이 있을 때에만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자
세가 요구된다. 도서관을 둘러싼 지방정부, 도서관운영자(관장과 사서 등 모든
도서관직원), 그리고 이용자인 지역주민들이 도서관을 지방자치시대를 충실하게
만들 수 있는 자원의 보고라는 인식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뭉쳐 발전시킬 때, 비
로소 우리는 바람직한 지방자치를 이룰 수 있고 국가발전의 열매를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