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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 한국의 도서관문제에 대하여 - 8


5.4. 위에 이어서 계속교육에 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전문
직의 특징은 계속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항
상 새롭고 향상된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전문성을
계속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요즘 사서들에게 주어진 인터
네트의 도전도 그런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직무
상의 계속교육이 사서직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다. 평소에 사서들을 위한 전문교육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
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당혹스러워진다. 일년에 한번 자신의 전
문성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전문성으로 무장할 기회가 주어지지
도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하는 이용자와 끝없이 새
롭게 변모하는 자료들 사이에서 적절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
겠는가. 지속적이고 단계적인 계속교육프로그램이 시급히 마련
되고 이러한 계속교육은 자격의 심사와 승급에 반영될 수 있어
야 한다. 따라서 현 사서교육원도 이제는 자격부여 보다는자격
보수교육으로 그 중심을 옮겨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미 매년 30여개 대학에서 쳔여명의 사서가 배출되고 있다. 따라
서 새로운 사서의 배출은 대학에 맡기고 사서교육원은 보다 질
높은 전문보수교육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면서 사서들의
자격연수 기능을 담당했으면 한다. 그리고 멀리 물 좋고 산 좋
은 곳에 작은 연수시설이라도 하나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사서
들이라고 그런 곳에서 자신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전문직으로서
의 책임감을 새롭게 다지는 기회를 가지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언제나 즐거움과 함께 자긍심을 줄 수 있는 자격제도
유지가 시급하다.

5.5. 사서직 윤리강령 제정이 필요하다. 요즘 사회는 매우 복잡
해져가고 있으며, 그러한 복잡함 속에서 개개인의 삶의 문제에
서 야기되는 문제들을 전문적으로 풀어줄 전문가들이 더욱 필
요해지고 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들은 사회적으로 높
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적 신뢰는 그저 얻어
진 것이 아니다. 그러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것이 전
문직 스스로의 책무와 윤리를 정해놓고 그대로 따라 업무를 처
리하도록 하고 있는 윤리강령에 근거한 엄격한 업무처리이다.
윤리강령은 이제 전문가 집단 뿐만 아니라 생산품을 만들어 파
는 생산자들, 증권거래소, 일본에서와 같이 우편판매업자들까지
도 적극 채택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유독 우리 사서직들은
자신들의 윤리적 기준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다. 이미 외국의
여러 나라들이 사서의 윤리적인 문제를 강령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사서윤리강령의 제정에 관한 논의는 이미 전국사서협회
등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최근 이 문제를 다룬 논문도 생산되었
다 (김혜선, 「사서직 윤리에 관한 연구」,이화여자대학교 대학
원 석사학위 논문, 1994). 앞으로 정보사회의 도래에 따라 개인
프라이버시의 문제라든가 정보기술의 오용같은 문제가 빈번해
질 것으로 예견되는 시점에서 우리들도 시급하게 윤리강령을
제정하여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사서직 스스로에게나 봉사대상
이 되는 이용자그룹에 대해서 신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윤리
강령은 그 자체의 중요성과 함께 사서직 모두가 하나의 입장을
공유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그러한 윤리를 바탕으로
자신있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음으로
해서 사서직의 위상을 높여, 궁극적으로 도서관이 사회의 주요
한 정보제공기관으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윤리강령을 제정하기 위해 수없이
만나고 대화하고 때로는 격렬하게 토론하며 사서직이라는 하나
의 전문직집단으로 스스로 묶어나가는 활기차고 당당한 모임을
상상하면서, 윤리강령의 제정을 주장한다.

5.5. 최근들어 사서직은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에 처해있다. 기존
의 도서관학과가 문헌정보학과로 바뀌면서 사서라는 직명도 바
뀌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으며, 정보사회에 들
어서면서 도서관을 대치할 수 있을 수준의 각종 데이터베이스
의 常用화로 인해 사서들의 직무내용이 바뀌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또한 인터네트 환경에 이르러서는 아예
사서의 매개없이도 개인의 능력에 맞춘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
이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사서직은 어떻게 자기의 직
무를 상황에 맞추면서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일본에서
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서쳐(searcher: 정보검색전문가)로의 역할
변경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기술자의 영역으로 추락할
것인가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진화할 것인가, 아니면 사서직
명칭을 고수하면서 수행하는 역할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이
러한 사서직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연구
는 거의 없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 사서직에 대한 변화의 요구
가 강하게 제기될 것이다.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필자로서는 예
측할 수 없다. 다만 그 때가 올 때까지는 변함없이 사서직의 기
본적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차분히 그리고 깊이있게
사서직의 미래상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