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CS)
날 짜 : 97/6/9
제목: [20세기를 만든 책]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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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
했다.].
프란츠 카프카가 1915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변신]의 첫 문장이다.
가족과 직장에 성실한 외판사원 그레고르 잠자는 저주를 받은 것처럼
어느날 벌레로 변한다. 소설이 아무리 허구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고
대의 신화와 중세의 마술에서 벗어나 인간 이성의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처럼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소설이란 이름으로
발표되자 문단은 경악했다. 그러나 바로 이 한줄의 문장을 신호로 현
대소설의 새 영역이 열리기 시작했다.
[변신]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그레고르 잠자가 벌레로 변하자 그
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던 가족들은 실의에 빠진다. 음식배달을
하는 아버지, 삯바느질을 하는 어머니, 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여동생.
그들은 끔찍한 벌레를 한 가족으로 인정해야 하고 마치 불치병에 걸
린 환자처럼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벌레를 위해 모든 시중을 들어야
하는 상황 앞에서 절망한다.
점차 오빠가 아닌 벌레에게 싫증이 난 여동생은 {우리는 저것에서
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벌레로 변한 뒤
일어나는 소설 속의 현실이 생생한 악몽인 것은 틀림없다. 벌레로 변
한 뒤에도 직장일을 걱정해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대사회 속에서
왜소해진 개인의 초상을 가리키며,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몸체는 바로
그 개인의 내면에 깃든 불안의 형상이다. 게다가 가족이란 단위도 이
기적인 개인들의 욕망으로 얼룩져 개인이 돌아갈 공간은 점차 사라지
고 있다.
[변신]은 금세기에서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 문학, 심지어 세기말
을 맞아 또다시 주목받는 환상문학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다. [변
신]은 다양한 해석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박해현기자>
날 짜 : 97/6/9
제목: [20세기를 만든 책]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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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
했다.].
프란츠 카프카가 1915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변신]의 첫 문장이다.
가족과 직장에 성실한 외판사원 그레고르 잠자는 저주를 받은 것처럼
어느날 벌레로 변한다. 소설이 아무리 허구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고
대의 신화와 중세의 마술에서 벗어나 인간 이성의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처럼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소설이란 이름으로
발표되자 문단은 경악했다. 그러나 바로 이 한줄의 문장을 신호로 현
대소설의 새 영역이 열리기 시작했다.
[변신]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그레고르 잠자가 벌레로 변하자 그
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던 가족들은 실의에 빠진다. 음식배달을
하는 아버지, 삯바느질을 하는 어머니, 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여동생.
그들은 끔찍한 벌레를 한 가족으로 인정해야 하고 마치 불치병에 걸
린 환자처럼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벌레를 위해 모든 시중을 들어야
하는 상황 앞에서 절망한다.
점차 오빠가 아닌 벌레에게 싫증이 난 여동생은 {우리는 저것에서
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벌레로 변한 뒤
일어나는 소설 속의 현실이 생생한 악몽인 것은 틀림없다. 벌레로 변
한 뒤에도 직장일을 걱정해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대사회 속에서
왜소해진 개인의 초상을 가리키며,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몸체는 바로
그 개인의 내면에 깃든 불안의 형상이다. 게다가 가족이란 단위도 이
기적인 개인들의 욕망으로 얼룩져 개인이 돌아갈 공간은 점차 사라지
고 있다.
[변신]은 금세기에서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 문학, 심지어 세기말
을 맞아 또다시 주목받는 환상문학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다. [변
신]은 다양한 해석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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