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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논문] 한국 미래도서관의 모형 / 양재한

도서관 Vol. 52 No. 1(1997년 봄)

한국 미래도서관의 모형


양 재 한(창원전문대학 문헌정보과 교수)


<목 차>

1. 글을 시작하면서
2. 디지털 도서관과 미래도서관의 모형 문제
2-1. 디지털도서관
2-2. 디지털도서관의 한계
3. 도서관에서의 정보기술
4. 종이매체의 위상
5. 미래도서관의 모형
5-1. 기본이 살아있는 도서관
5-2.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는 도서관
5-3. 삶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도서관
6. 글을 마치면서- 변화와 도전
<참고문헌>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riticize technolusts' unrealistic rea
lity
analysis and their forecast, and to suggest a model for future library i
n
Korea. For this purpose, this study suggests that Digital library does n
ot
obliterate the contents of traditional library and it is instead a con
cept
which reinforces the functions of traditional library through an additio
nal
mechanism for information transmission.

1. 글을 시작하면서
오늘날 문헌정보학계에 발표되고 있는 미래도서관과 관련된 글들에는 도입부
분이 많은 경우에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가 확산됨에 따라 인쇄매체의 비중이 점차 약화되고 컴퓨터와 통신
망이 결합된 전자매체 사용이 확산되어 그 기능을 점차 대체해 가고 있다.'(주:이
와 관련된 글들은 본인이 발표한 다음의 글의 '제2장 문헌정보학 연구자들의 미
래도서관에 대한 인식'부분을 참고하면 된다. 양재한, "미래도서관에서의 소장
(ownership)과 접근(access)의 문제", 도서관학논집(한국도서관.정보학회), 제25집

(1996. 겨울호), pp. 19∼50) 전자매체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쇄매체의 비중이 약화되어 그 기능이 대체되고 있는 현상은 전자매체의
사용과 기술이 우리보다 앞선 미국에서조차도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된 통계자료집 하나를 살펴보자. 미국의 연구도서관협의회에서 간
행한 'ARL Statistics : 1994-95'에는 매년 평가하는 대학도서관 순위결정 항목으
로 장서수, 정기간행물수, 연간증가자료량, 자료구입예산, 직원수 등을 기준으로 평

가하고 있으며, 장서관련 통계가 일순위로 나타나고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주요

대학도서관의 장서수는 하버드대학 1,300만여 권, 예일대학 950만여 권, 일리노
이대학 860만여 권이고, 이들 대학들의 한해 동안 장서증가량은 각각 27만여 권,

13만여 권, 20만여 권으로 여전히 종이로 된 자료확충에 혈안이 되어 있다.
(주:Association of Research Libraries, ARL Statistics 1994-95. (Washington, DC

: The Association, 1996), pp. 55∼72.) 이와 함께 위 통계에서는 대학도서관들이

온라인 목록과 CD-ROM과 같은 전자매체를 갖추어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에 대
한 편리한 접근을 하도록 하고 있어,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
나 자료구입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비해 도서구입 가격과 잡지 구독가격은 계
속 상승하고 있어 이용자요구에 맞는 자료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호대차제도가 활성화되고 있어, 1986년보다 1995
년말에는 상호대차 이용률이 10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주:Ibid., pp.

55∼72.)
위의 예에서 도서관들이 경쟁적으로 장서를 확보하고 있고, 전자매체는 이용자
요구만족 극대화를 위한 보완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최근 상황이 이러하다면 우리나라 도서관의 현단계에서 인쇄매체 소멸을 주장하
는 것은 과연 타당한 주장일까.
우리나라 도서관의 현상황은 아직은 저발전 상태이다. 서양의 도서관은 우리에
비하여 복잡한 조직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분화된 조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
서관 현상황이 저발전 상태라면 우리의 현단계에 맞는 주의 주장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헌정보학계에 발표되는 미래도서관과 관련된 많은 글들에는 대
체로 다음과 같은 모형을 상정한 주의 주장을 하고 있다.
'대용량의 컴퓨터에 full-text가 저장되고, 이용자는 공간의 개념은 사라진 가상

공간 속에서 통신망을 통하여 찾고자 하는 정보를 찾고, 사서는 정보 중개자로서
의 역할을 수행한다.'(주: 이와 관련된 것은 양재한, 앞의 글, 제2장을 참조바람.)
아마 위와 같은 형태의 디지털화한 가상도서관도 나타날 것이다. 이런 형태의

도서관은 도서관의 기능을 접근에 의한 정보제공의 기능만을 강조한 형태의 도
서관이다. 그런데 도서관의 기능이 정보제공의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은

인류에게 삶의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사회적 장치로 출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도서관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인류의 포근한 영혼의 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
는 장소이다.
문화일보 논설위원실장이자 시인인 유경환은 영혼의 쉼터로서 도서관을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도서관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나는 도시안의 도서관을 쉼터로 본다. 영혼을 쉬게 하는 삶터로 여긴다. ... 그

곳에 들어 서면, 조용한 표정과 미소가 있는 얼굴이 있다. 수험생이 꽉 들어찬 우
리나라 열람실이 아니라 참고자료를 찾는 탐구의 얼굴들이 있다. 삶을 살다보면
의문이 생기고 '왜'가 떠오른다. 이를 찾아보는 작업장이다. 그러기에 도서관은 공
부방이 아닌 살림방이요 생활을 부드럽게 하는 생활공간이요, 삶터의 연장으로서
의 쉼터이다.(주: 유경환, "영혼의 쉼터 : 내가 좋아하는 도서관 이야기", 월간 서

울, 1996. 10. p. 47.)

영혼의 쉼터로서의 도서관을 바라보는 시야와는 대조적으로 도서관을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 인간성이 상실된 기계와 기술만 존재하는 곳으로 보려는 시야에서
나온 용어들이 전자도서관, 디지털도서관, 가상도서관 등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에 새로운 기술 도입은 전통적도서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사서의 역할을 확대시키는데 있다
고 이두영은 말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도서관계와 학계에서 가꾸어 나가야 할
미래도서관의 모형으로 인간적인 봉사를 바탕으로 한 도서관을 얘기 하고 있다.

미래도서관에서의 이용자 탐색할동은 도서관 활동을 증대시키고, 복잡한 탐색에
대하여는 사서들에게 더 많은 의뢰를 할 것이며, 도서관에 신규 이용자를 유인
하게 될 것이다. 이용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획득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탐색영역 확대는 사서들의 권위를 신장시켜 줄 것이다.
도서관의 사명은 인류의 정보와 지식에 대한 기록류를 수집, 보존, 조직, 배포하
여 인간적인 봉사를 제공하는데 있다. ... 미래도서관은 새로운 방법과 기술을 채

택하는데 유연해야 겠지만, 도서관운영상의 방법적인 변화를 수용하는 것과 도서
관 본래의 목적과 사명을 지키는 것 사이를 구별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주:
Too-Young Lee, "Into the digital age : a complement or displacement",
한국문헌정보학회지, 제30권 제4호(1996. 12), pp. 9∼1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 땅위의 도서관과 사서직이 살아남는 미래도서관을 이
야기하고자 한다. 오늘날 도서관과 학계를 강타하고 있는 '디지털도서관'과 '정보
기술'은 기존 도서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이 땅위의 도서관 환경을 보
완하고 강화시키는 새로운 도구라는 것을 얘기하고자 하며, 인쇄매체의 굳건한 위
상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전통적 도서관이 전자형태의 도서관으로 대체될 것이라
는 광기를 잠재우고, 우리가 가꾸어 나가야 할 한국 미래도서관의 모형을 제시하
고자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