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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 [강연] 마이클 고먼 강연자료

이 자료는 1996년 11월 25일 부산 동아대 개교50주년 기념으로
열린 해외석학 강연회에서 발표된 미국 마이클 고먼 관장의 강연록입니다.
자료는 동아대 도서관 김현철 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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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무모한 열광, 그리고 현실

마이클 고만
미국 프레스노 대학 도서관장


현재 모든 도서관에는 변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듯합니다. 우리는
그 변화라는 도전을 평가하기에 앞서, 그 변화의 규모와 성질, 더 나아가서
는 변화가 혁명적인지 진화론적인지, 그리고 폭발적인지 점진적인지, 우리
생활에 있어서 본질적인 변화인지 혹은 단순한 우리 생활의 변화인지를 이
해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지금 자신들이 어떤 입장에 있으며 어떤 입장으
로 있어 왔는지, 그리고 현대 도서관과 사서직에 관한 경제적이고 실용적
인 실상을 보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모든 형
태로 기록된 지식과 정보의 교류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인류
가 축적해 놓은 지식과 정보의 형태가 이 혁명적인 변화에 관한 논의의 본
질인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하나의 자료 형태가 다른 모든 유
형의 자료를 말살하므로서 사회와 인간의 사고 그리고 부수적으로 도서관
까지 변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기록에 관한 역사는 인류가 공간과 시간을 극복하
려는 도전의 역사 바로 그것입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거나 지식을 기
록하는 다른 방법을 발명하기 전에는, 오로지 같은 시대와 지역에 함께 살
던 사람으로 부터 들은 것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통을 지닌 자
가 제한된 지역내에서 이동하였듯이, 구전에 의한 전승도 한정된 방법으로
공간을 극복하였습니다. 불완전한 전달이 지니는 제약, 구두로 하는 약속의
법적인 인증 불가, 그리고 기억은 틀리기 쉽다는 사실 등 -- 이 모두가
"토속적으로 공유하는 기억"이라는 것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인류가 쓰기
나 그림의 형태로 자신의 지식을 실체화한다는 것은 곧 공간과 시간을 초
월하는 정확한 의사전달을 가능케 함을 뜻합니다. 초기의 기록형태는 돌이
나 금속에 새기거나 진흙에 찍고 뼈에 조각한 것들이었으며, 그 밖에도 인
류의 재간으로 고안 가능한 방법으로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의사전
달방법의 질적 내구성--그것들이 천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전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하여 인류는 시간 문제를 극복하였지만 공간의 극복은 불가
능 하였습니다. 비교적 최근까지 선사시대의 동굴 "그림"을 보거나 세계
도처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것을 읽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이 만들어진 곳
이나 옮겨진 곳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한편으로 우리가 시간
과 공간상 떨어져 있는 이들 문명들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사실은, 그들
이 남겨놓은 기록이 내구성이 있다는 증거도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개별적인 진전으로 용이하게 공간을 극복할 수는 있으나
조상들이 이루어 놓은 것 보다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는 의사전달 기록의
역설적인 면을 이해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이 커뮤니케이션이 전후로 발
달한 최종 성과가 유럽과 호주까지 순식간에 전달 가능한 전자 메세지이지
만, 이것도 당연히 그것이 읽혀질 것으로 생각되는 기간보다 더 오래 살아
남지는 못할 것입니다. ........................................
저는 Walt Crawford와 함께 저술한 "미래 도서관"이라는 책의 부제를
왜 "꿈, 무모한 열광 그리고 현실"이라고 정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
다. 그렇지만 우리의 꿈과, 현재의 모든 디지탈 방식의 미래에 대한 열광,
그리고 그 꿈에 경계선을 그으면서 그 열광에도 찬물을 끼얹는 현실에 대
하여 종합적고 구체적으로 고찰함으로써, 도서관과 사서들이 처한 현재의
상태 및 미래의 가능성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여겼으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래의 도서관

미래 도서관의 꿈은 여러 나라에서 쓰는 언어로 작성된 모든 유형의 문
헌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취급하고, 그 문명의 기록을 이용
하는 방법을 지원하거나 가르칠 수 있는 숙련된 전문가를 직원으로 배치함
으로써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한 도서관은 지방이나 국가적인 협력 체계의
일환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신구의 정보 처리 기술의 충분한 이용이 가능
하며, 먼 지역의 도서관 장서에 무료로 편리하게 접근하거나 상당한 장서
를 보유한 곳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방식의 미래에 대한 열정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기록된 지식과
정보를 모든 매체를 대신하여 하나의 매체로만 이용할 수 있으리라는 신
념으로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편협되게 선택한 배타적인-비젼
은 나중에 제시할 모든 이유에 합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합당할 수도 없습
니다.
물론, 미래의 도서관은 현실적으로 예산이나 예산상의 결핍으로 인한 제
약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어떤 도서관도 종합적인 도서관 서비스에 필요한
도서관 자료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갖출 수는 없을 것이며, 더구나 도서관
에서 이상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원의 전문 사서를 제공하지도 못할 것입니
다. 그렇다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되겠습니다. 기술의 효율적인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도서관 정보원과 서비스를 제공
하기 위하여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까요?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인적
자원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었일까요? 도서관의 공간은 어떻
게 제공하고 벽없는 도서관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습니까? 재정과 인원
의 관계에서 볼 때, 우리는 항상 적은 인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분에 넘
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이 바로 어려운 시기이며 이러한 일들이 다
루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더욱 명민함을 유지해야 하며,
도서관 자료의 합리적인 사용과 비용 효율이 높은 기술의 활용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기록된 지식 및 정보의 보존

후세를 위하여 인류의 모든 중요한 기록물을 보존하는 도서관의 역할은
사서직의 소중한 꿈이며 주요한 가치 중의 하나입니다. 만약 우리 사서들
이 모든 종류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텍스트와 이미지들만 보존한다면, 미래
에 사람들은 사서들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나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을 항
상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탈화 되는 미래에 열광적인 사람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
는 모든 기록된 지식과 정보가 디지탈화 되어 전 세계적에서 접근 가능한
전자 문헌 시스템에 저장되어질 것이라고 상당히 불분명한 방법으로 이야
기합니다. 이러한 것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우리는 모든 기록을 모아서
디지탈화 하는 데 소요될 수조 달러의 비용과, 전자 정보화한 방대한 문
헌을 유지하고 접근하는데 소요될 수십억 달러의 비용, 그리고 전자 기록
의 취약성, 변질성 및 훼손 가능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록 보존과 문헌이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현재 보존상의 도전을 받지 않은 유일한 매체는 중성지인데, 그것도 보관
상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중성지에 인쇄된 것이 '점진적으로 해체'되거
나 많은 양의 전자 문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으며, 필림에 남겨졌던
것이 결코 알 수 없을 지경으로 상태가 좋지 않거나 사라져 버린 것, 재생
기계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쓸모없게 된 비디오 레코드의 포맷, 그리고
복구할 수 없게된 음반 레코드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개개
도서관이나 사서들이 다큐먼트를 상세히 기록함으로써 효과를 내고 있지
만, 그 필요성과 자금조달의 문제가 여의치 않아 결국에 가서는 이러한 위
기의 끝을 결코 분별할 수 없게 될지 모릅니다.

도서관 장서

도서관이 지향하는 바는 개별적이며 동시에 서로 협력해서 인류의 지식
과 정보를 기록, 전달, 보존하는 모든 방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물리적으로 접근 가능한 장서들을 확보하게 되며 원격 전자
정보원의 접근도 가능해 질 것입니다.
'소유권 없이 이용한다"는 슬로건은 전체적인 디지탈화에의 열광을 잘
반영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시나리에서 볼 때 도서관은 어떤 자료
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버턴만 누르면 모든 문헌을 전자정보의 형태로 이용
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소요될 어마어마한 비용은 별
개로 치더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자료를 공유하게되는, 정보원 없는 도
서관에 대한 전망은 완곡하게 표현해서 초현실주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슬로건은 정보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최선의 방법이 소유권이라는 사
실을 편의상 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판단할 때 도서관은 이용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장
서들을 수집, 정리해서 활용하는 일을 계속하게 될 것입니다. ( "가상 도서
관"이라는 것이 전자공학적 판단에서, 도서관을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기호에 대해 어떠한 배려도 없이, 학문적인 성과에 의한 엘리트주
의의 작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용을 용이
하게 하는 장서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과제는 수서 예산, 인적 자원, 그리고
서고의 확보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점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
지는 않으나, 그것들이 개개 이용자와 사회에 대한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사서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기록된 지식 및 정보의 조직

범-미디어 도서관은 개개 도서관에서 원 거리에 있는 유용한 자료의 목
록과 분류 그리고 도서관 이용에 간편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서 접근 가
능케 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러한 미래에서는, 서지 통정을 위해 확립된 방
법을 전자 정보원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작업의 결과 모
든 미디아를 취급하는 일반적인 시스템에의 확대 적용도 가능할 것입니다.
광적인 미래주의자들은, 정연하지만 복잡한 서지통정의 세계는, 어휘 통
제, 분류표, 저자전거화일 등을 대신하여 원문 텍스트에 나오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경이로운 "검색 엔진"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키워드 검색" 접근 방법으로 사실상 믿을 수 없는 정도로 보이지만..., 적
거나 전혀 들지 않는 비용으로 모든 "정보"를 즉각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
는 것입니다.
실제에 있어서, 아마추어적인 검색 전략과 어휘 통제의 부족이, 사소하긴
하지만 막대한 양의 잡음을 내고 있다는 것이 점차 명백해짐에 따라, 통신
망의 세계에 서지구조가 점진적으로 도입될 것입니다. 인공적인 공간에서
생산되는 조직화 되지 않고 여과되지 않은, 쓸모없는 수많은 데이타와 "정
보" 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저는 도서관의 표준서지
통정의 실행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또한 그것이 전자 정보원의 상
황에도 유용하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물론, 문제는 전자 자료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 아니고, 어떤 전자 자료를 체계화 하느냐에 있습니다.
인터넷상에는 가치가 있는 자료들이 상당히 많으나, 그 중 어떤 것들이 가
치가 있으며, 후손을 위해 보존되어야 할 것이 어떤 것입니까? 그러한 점
들이 의문시 되는 것이며, 우리가 모든 종류의 일차적 출판물을 한정적으
로 선택해서 여과 장치 없이도 그러한 내용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목록작
업은 결코 비용이 적게 들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습니다. 조직적인 작업의
여부에 무관하게 비용을 발생할 것입니다. 문제의 초점은 미래의 이용자들
에게 도움이 되도록 자료 처리의 초기에 예산을 일단 활용하느냐, 아니면
수많은 이용자들이 얻을 것이 전혀 없는 조직화되지 않은 통신망을 검토하
는데 상당한 시간과 돈을 사용하도록 내버려 두느냐 하는 데서 찾아야 할
입니다.

출판의 미래

우리가 바라는 것은 수익성 있고 안정된 출판산업은 계속해서 재래식 방
법으로 유지되게 하는 한편, 귀중한 자료를 여과시키는 문지기 같은 역할
은 전자출판에서 다루어 나가도록 이를 확대하자는 것입니다.
전자도서관에 열광하는 이들은 모두가 자신이 출판인이 되는 세상이 올
것으로 상상해 봅니다. 어떠한 텍스트나 이미지도 일정 수준의 질과 일관
성을 유지하려는 편집자, 논문 교열자, 출판사 등의 귀찮은 간섭을 배제하
면서 출판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자유가 주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을 지
지하는 사람들에게 이 세계 속에서 우리 모두가 "정보 에 대한 우려"을 겪
는 것과 "정보에 대한 홍수"를 서둘러 없애는 것 등이 모두 무료라는 것입
니다! 또한, 우리의 정부와 기관들은 언제까지나 우리에게 그러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무료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통신망을 무기한 제공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환상이며 현실을 극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실은 묘할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기술이 더 질좋은 인쇄물의 생산을
가능하게 했으며, 개인이나 조그만 기업이 그것을 더 잘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사실이 흔히 무시되곤 합니다. 급박한 "도서의 사멸"에 대한 예고
와는 별개로 컴퓨터 기술은 새로운 수준 높은 도서 생산의 주된 요인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말씀드리면, 도서가격에서 인쇄와 배포에 드는
비용은 10% 미만입니다. 통신망이 기록된 지식의 배포를 위한 매체로서
프린트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인터넷이 무료로 유지되더라도, 최종 생산 부
분에서 별 절약되는 것은 없을 것이고, 최종 결과를 받아보기 위해 인쇄하
는 종이의 비용은 더 증가 될 것입니다.

<다음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