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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기사] 책의 세계를 바꾼다 - 애크로뱃

제5의 미디어 '애크로벳', 책의 세계를 바꾼다.

과거에 CD-ROM이 등장했을 때 CD-ROM에 거는 기대는 참 컸다.
차세대 보조 기억장치로 총래를 받았고 종이를 대체할 새로운
뉴미디어라고 흥분했었다. 또 한편에서는 CD-ROM을 '전자파피루스'
라고까지 추켜 세웠다.
지난호(PcLine 96년 1월호)에서 쇼크웨이브의 등장으로 인해
CD-ROM이 멀티미디어 전달 매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CD-ROM의
기능 상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쇄미디어로 종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여겨지던 CD-ROM은 제대로 기를 펴보지도 못하고 인터
네트라는 거대한 통신 네트워크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CD-ROM을 대체할 적당한 미디어가 등장하질 않았다.
사양 미디어인 종이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여간 안타까운 현실이 아니다.

어도비사에서 내놓은 '애크로뱃(Acrobat)'이라는 프로그램이 그
활구가 될 듯 싶다. 이 프로그램은 PDF(Portable Document Format)
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들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앰버(Amber)'라고 하는 웹 브라우저 안에서 작동되는 플러그인으로
벌써부터 많은 관심과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HTML로 만들어진 기존의 웹 문서들은 화면 표현에 많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에크로뱃으로 만들어진 문서의 경우, 페이지 서식 및 편집에
있어서 HTML에서 나타나는 제약이 없다. 화면상에서 줌 인(Zoom-in)
줌 아웃(Zoom-out)이 되므로 택스트나 그래픽을 확대해서 자세하게
볼 수도 있다. 특히 프린터로 출력하면 HTML문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해상도가 뛰어나고 편집이 끝난 상태라 출력한 그대로
책으로 만들어 쓸 수 있을 정도다.
즉, 만들 때부터 이미 DTP 프로그램으로 출판편집을 해서 인쇄할
상태로 파일을 만들기 때문에 화면에서도 인쇄된 책과 같은 형태로
파일을 읽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프린트하면 그대로 제본만 하면
책이 된다.
애크로뱃의 등장으로 인해 이미 많은 부분에서 책을 대신하고 있다.
요즘 소프트웨어와 함께 딸려 나오는 책으로 된 몇권의 매뉴얼을
대신해 소프트웨어와 매뉴얼을 담은 PDF 파일이 하나의 CD-ROM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이런 형태가 더 발전되면서 CD-ROM이 없어지고
인터네트를 통해 다운로드 받는 형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존의 신문, 잡지, 서적 등까지 PDF 버전으로 모양새를 바꿔
컴퓨터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사실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신문,
잡지의 경우 종이 낭비는 물론 운반, 판매까지 막대한 비용이 든다.

수많은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미국의 대형도서관들도 책을 사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가상 도서관으로의 변신에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책을 사는데 드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책(?)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장소를 늘리는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 여기에 책을 분류하고 찾는 작업이
훨씬 간단해 진다.
그래서 21세기가 되면 '도서관'은 책이 쌓여 있는 곳이 아니라
초대형 저장장치를 가진 컴퓨터관이 될 지 모른다. 또한 서점을
대신해 인터네트 가상 서점에 찾아가 PDF로 된 책을 다운로드받고
사이버 캐시나 전자 화폐 등으로 지불하게 될 것이다.

이 애크로뱃 파일을 만들려면 ATM(Adobe Type Manager)과 ATM
폰트가 있어야 한다. 곧 한극 ATM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인터네트에서 한글로 된 PDF 파일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 같다.
PDF의 편리함과 기능, 깨끗한 해상도 등에 길들여지기 시작하며
분명히 기존의 출판, 인쇄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정도의
'혁명'이 일어날 것 같다. 충무로의 인쇄소들이 사라지는 대신 각
사무실과 가정에 뛰어난 컬러 프린터를 갖추고 PDF 형식의 파일을
출력해 책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거나
경영난에 봉착하지 않기 위해서 대형 출판업자들도 이즈음 새로운
인쇄미디어에 눈을 들려봄 직 하다.

글 : 이태일 사이버플래닛코리아

출처 : PcLine 1996년 2월호 (39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