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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이제 빗소리만 남았다

새벽
방바닥에 어제 사온 책 몇 권 (정확히는 3권과 선물받은 1권)과
정신없이 써 내려갔던, 그러나 아직 아무런 손질도 못한
내일 경주에서 발표한 원고 프린트 한 것과
신문쪼가리와
죽은 날벌레 한마리와
아직 내지 않은 지로용지 한장을 널어놓고
지금 새벽을 본다
방금전 텔리비젼도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조금 잦아진 빗소리
마음으로만 담아낼 수 있는 소리...
사람들은 알까
우리 시간에 쫓기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어슬렁거리는 발걸음으로
가끔은 회사나 학교를 빼먹고 산에 달려가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아니면 내가 뭘 모르는 것일까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어서도 비가 그치지 않느다면
그대로 침대에 파묻혀
아까운 시간을 죽이고 있어도 좋으련만...
이제 나를 위해 봉사하는 이 컴퓨터가 윙잉거리는 소리와
잔잔한 빗소리만 남은 지금
난 의식마저 놓아버렸다.
에라 될대로 되라
내가 뭐라고 한거지?

낙골 재두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