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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창민님 제안에 대해] 생각은 해보겠는데..

창민이가 과분하게 나에게 제안을 했는데
지금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더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나도 자꾸 비어가고 있고
그래서 그 제안 생각은 해 보갰지만
잘 해 낼 자신도 없는 마당에 하겠다는 이야기는 못할 것 같으네
정말 나는 책이 좋다.
내용이 좋아도 좋고
잘 만들어 진 책도 좋고
그림이 좋아도 좋고
저자가 좋아도 좋고....
그래서 정말 가능하다면 하루종일 빈둥거리면서
책을 보다가 뒷동산에 올라가 보기도 하다가
커피 한잔 끓여마시고
낮잠도 자다가 일어나 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이렇게 통신에 들어와 귀한 이 공간에 마구 낙서를 하다가
해가 질 때 쯤이면
괜스레 우울함에 빠져보기도 하고
비가 오시면 오랜만에 빈데떡도 만들어 먹고
그러다가 친구가 찾아오면 오랜만에 술도 한잔 하고
개를 끌어안고 뒹굴기도 하고
사정이 허락하면 작은 벽난로에 불을 지피며
사랑하는 사람과 어쩌면 더는 이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자꾸 짖눌리는 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당장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일지도 모르는
책을 손에 쥐는 것이 더 안타깝고
아스라하고
또 그래서 예쁜 책을 보면
또는 아름다운 땅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만나고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도 절실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아직은 나는 독백의 벽에 갇혀있다.
그래서 창민이의 제안에 대해 아직 대답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난 나의 이 작은 나의 자유를 포기하지는 않겠다.
오늘도 책을 만지작거리며
그 긴긴 온기를 느낀다.
한사람의 영혼이 담긴 그 작은 떨림을 느낀다.

낙골 재두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