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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빗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같은 비가 오시는 것인데도 계절에 따라 감흥이 다르다
밤은 비를 타고 흐른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20년 이상을 친구로 지냈는데
이젠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추억은 현실앞에서 마치 아이처럼 재롱을 떤다
그러나 아직 우린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았다는 사실에
다시금 옷깃을 여민다
하루하루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부할 수 없다면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었는데ㅐ
정말 그렇게 살아왔나 되돌아보니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여전히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세상은 요란하다
소란함 속에서 찾는 고요의 기쁨을 위해
밤을 밤답게 보낼 용의가 있다.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낸다
언제 내가 그 책을 구했을까...
예전에는 책 앞 빈 공간에다가 이것저것 적어 두었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읽지 않은 책은 항상 같은 시간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꺼낸 책을 읽지 않는다
어제 미국에서 날아온 인디언들의 전승과 신화에 대한 책을
만지작거린다.
그림의 뜻이 더 함축적인 책
인디언들의 삶과 지혜가 담긴 책일 것 같아 구했다.
난 책을 수십년을 두고 보아도 가지고 싶은 느낌이 드는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의 조건으로 삼는다
이 책도 나중에 시간이 생기고 생이 지지겨워질 때 쯤
꺼내 읽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비는 시간이 갈 수록 그 소리를 더하고
나는 피곤함에 쩔쩔맨다
인간이 24시간 내내 깨어있을 수 없는데도
세상은 24시간 편의점처럼 되어가고 있다.

낙골 재두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