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출판저널에 실린 이중한 님의 글입니다.
최근 감사원에서 <도서관및독서진흥기금>은 폐지하고 문예진흥기금을
활용해서 도서관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좋겠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에 우리 도서관계는 이러한 감사원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며
도서관진흥기금은 이제라도 조성되어 도서관발전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입장을 문체부 등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에 이 글은 좋은 도움이 됩니다.
==============================================
도서관 진흥기금이 필요없는 사회
이중한 (서울신문 논설위원, 출판평론가)
감사원이 지난해 말 76개 全 정부기금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특별감사결과가
5월초 발표됐다. 이중 <도서관 및 독서진흘기금>이 '폐지권고'를 받은 사항에 들
어 있다. 이유는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도 목적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모든 분야의 온갖 기금을 묶어 그것이 잘 운영되고 있는가가 주된 감사 목
적이므로, 기금의 액수가 별로 축적된 것이 없으니 잘 활용되지도 않는 기금으
로 판정받을 수 있겠다고 정황이해를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른다.
그렇다 해도 도서관기금이 왜 생겼는가를 좀더 점검했다면, 이를 폐지목록
에 넣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감사원도 20세기가 다 끝나가는 이 시점까지
도 책이나 도서관의 중요성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한 현실을 재
확인해주고 있다.
오늘의 급격하고 혁명적인 변화 속에 씌여진 모든 전망서들을 들춰보면, 그
어느 저술에서도 똑같이 제시되는 거의 만장일치의 견해가 하나 있다. 그것은
앞으로 점점 더 창의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갈 수 있고, 이 창의적 사
고력을 위해 읽기의 강화가 한두배가 아니라 몇배 이상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다. 그리고 여전히 읽기의 택스트는 전자화면이 아니라 종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강조한다.
이를 위한 사례도 벌써 나타나 있다. 80년대말 일본 의회는 정보사회에 대
비하는 국가적 접근이 무엇이어야 할지 논의하면서 첫 번째로 중.고교 학교도서
관에 도서구입비를 주자고 결정했다. 일본 학교도서관은 이미 상당한 도서구입
비를 사용해 ㅇ다. 여기에 막대한 특별구입비를 추가한 것이다.
우리 경우는 오늘 이 시점에도 제대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
단 하나가 없다. 무엇보다 책을 사들일 재정이 없다. 지난 몇 년간 문체부는 공
공도서관당 연 1천만원 정도의 도서구입비 지원을 위해 30억 규모의 예산을 재
경원에 요구해 왔다. 그리고 번번이 전액 삭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예산에 오
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경에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의해 겨우 성립시켰던 기금마저 폐
지 대상으로 지거되었으니, 이는 진흥법 자체가 무효화한 셈이다. 문예진흥기금
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실은 도서관이나 독서진흥이 문예진흥의 한 항목
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문예진흥과 도서관진흥은 그본적으로 그 운동장이 다르다. 도서관이란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사회교육,평생교육,국민교육의 기본적인 기반으로서의 사회적
제도를 뜻한다. 미국의 성장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이룬 공공도서관 제도에서 비
롯했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의 운영을 문예진흥
의 과제로 분류하지 않는다. 물질영역에서의 사회 기초항목으로 전기,수도시설이
꼽히듯이, 정신과 창조 영역에서의 기초시설은 도서관이다.
하긴 대부분의 사람이 책 읽기를 우습게 알고 있고, 책 한권 안 읽고도 입
신 출세가 되는 나라이니까, 그저 가끔 킬링타임용으로 저질에 속하는 에세이류
베스트셀러 제목이나 알고 지내는 것만으로도 지성인 행세를 할 수 있는 현실에
서 도서관쯤은 내버려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아무리 멀어도 10년 내에 진실로 우리의 약점
이 무엇인가를 뼈 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읽기가 없는 사회
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창조적 상상력의 부실이다.
정보산업시대의 자산은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두뇌일 뿐이다. 단순노동력은
지금 소멸되어가고 있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는게 좋을 것이다. 도서관 진흥기
금이 필요없는 사회가 살아갈 길은 없다.
출처 : 출판저널 제214호 (1997.5.20)
최근 감사원에서 <도서관및독서진흥기금>은 폐지하고 문예진흥기금을
활용해서 도서관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좋겠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에 우리 도서관계는 이러한 감사원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며
도서관진흥기금은 이제라도 조성되어 도서관발전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입장을 문체부 등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에 이 글은 좋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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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진흥기금이 필요없는 사회
이중한 (서울신문 논설위원, 출판평론가)
감사원이 지난해 말 76개 全 정부기금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특별감사결과가
5월초 발표됐다. 이중 <도서관 및 독서진흘기금>이 '폐지권고'를 받은 사항에 들
어 있다. 이유는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도 목적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모든 분야의 온갖 기금을 묶어 그것이 잘 운영되고 있는가가 주된 감사 목
적이므로, 기금의 액수가 별로 축적된 것이 없으니 잘 활용되지도 않는 기금으
로 판정받을 수 있겠다고 정황이해를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른다.
그렇다 해도 도서관기금이 왜 생겼는가를 좀더 점검했다면, 이를 폐지목록
에 넣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감사원도 20세기가 다 끝나가는 이 시점까지
도 책이나 도서관의 중요성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한 현실을 재
확인해주고 있다.
오늘의 급격하고 혁명적인 변화 속에 씌여진 모든 전망서들을 들춰보면, 그
어느 저술에서도 똑같이 제시되는 거의 만장일치의 견해가 하나 있다. 그것은
앞으로 점점 더 창의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갈 수 있고, 이 창의적 사
고력을 위해 읽기의 강화가 한두배가 아니라 몇배 이상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다. 그리고 여전히 읽기의 택스트는 전자화면이 아니라 종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강조한다.
이를 위한 사례도 벌써 나타나 있다. 80년대말 일본 의회는 정보사회에 대
비하는 국가적 접근이 무엇이어야 할지 논의하면서 첫 번째로 중.고교 학교도서
관에 도서구입비를 주자고 결정했다. 일본 학교도서관은 이미 상당한 도서구입
비를 사용해 ㅇ다. 여기에 막대한 특별구입비를 추가한 것이다.
우리 경우는 오늘 이 시점에도 제대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
단 하나가 없다. 무엇보다 책을 사들일 재정이 없다. 지난 몇 년간 문체부는 공
공도서관당 연 1천만원 정도의 도서구입비 지원을 위해 30억 규모의 예산을 재
경원에 요구해 왔다. 그리고 번번이 전액 삭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예산에 오
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경에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의해 겨우 성립시켰던 기금마저 폐
지 대상으로 지거되었으니, 이는 진흥법 자체가 무효화한 셈이다. 문예진흥기금
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실은 도서관이나 독서진흥이 문예진흥의 한 항목
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문예진흥과 도서관진흥은 그본적으로 그 운동장이 다르다. 도서관이란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사회교육,평생교육,국민교육의 기본적인 기반으로서의 사회적
제도를 뜻한다. 미국의 성장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이룬 공공도서관 제도에서 비
롯했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의 운영을 문예진흥
의 과제로 분류하지 않는다. 물질영역에서의 사회 기초항목으로 전기,수도시설이
꼽히듯이, 정신과 창조 영역에서의 기초시설은 도서관이다.
하긴 대부분의 사람이 책 읽기를 우습게 알고 있고, 책 한권 안 읽고도 입
신 출세가 되는 나라이니까, 그저 가끔 킬링타임용으로 저질에 속하는 에세이류
베스트셀러 제목이나 알고 지내는 것만으로도 지성인 행세를 할 수 있는 현실에
서 도서관쯤은 내버려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아무리 멀어도 10년 내에 진실로 우리의 약점
이 무엇인가를 뼈 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읽기가 없는 사회
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창조적 상상력의 부실이다.
정보산업시대의 자산은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두뇌일 뿐이다. 단순노동력은
지금 소멸되어가고 있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는게 좋을 것이다. 도서관 진흥기
금이 필요없는 사회가 살아갈 길은 없다.
출처 : 출판저널 제214호 (199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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