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부 대학에서 생활도서관이라는 것이 만드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8년전 고려대학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우리나라 도서관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대학도서관에 관계하시는 분들이나
도서관운동에 관여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우리 시대의 전형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얼마전 연세대학교 연세춘추에서 이에 대해 다룬 글들이 있기에
이곳에 옮깁니다. 읽어보시고 의견제시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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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3/03]학술특집-타교 생활도서관 탐방 03/03 07:27 96 line
탐방 - 타 학교 생활 도서관을 찾아
학생운동의 대안적 창구 모색
김준수 기자
“도대체 생활도서관이 뭐야?” 한 학우에게 생활도서관(아래
생도관)의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려는 도중 이러한 질문을 받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그만의 무지가 아니라
실제로 많은 학우들이 아직 생활 도서관의 의미조차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미 지난 90년 고려
대 생도관 건립을 시작으로 이화여대, 인하대, 건국대, 서울대
등 10여개 대학에서 생도관이 운영 중이거나 개관을 앞두고 있
다. 생도관에 대한 인식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앞서 생도
관을 건립한 이들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생도관 설립의 필요성을
느꼈는가와 그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체화 시켰는지 알아보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일 것이다.
여러 생도관들의 설립동기에서 공통되는 점으로 크게 두 가지
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기존 학생운동이 학우들에 다가가지 못했
던 맹점을 보완하며, 중앙도서관이 해내지 못하는 도서관의 기
능, 즉 진보적 사회과학 지식의 공급, 다양한 학내 자료들의 축
적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회운동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과 각 학회, 동아리들과의 연계를 통한 협의 내용이나
학습 결과물 공유도 설립 취지에 포함되고 있다. 여기에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생도관 설립이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
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길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취지 아
래서 문제 의식을 느낀 이들이 함께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발기인을 모집하거나 또는 총학생회, 학내언론사, 학회연합 등이
설립 주체가 되어 학교 당국과의 협의하에 생도관을 설립하였다.
생도관을 건립하는데 있어 일단 우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설립
공간과 자금의 확보를 들 수 있다. 특히 공간 문제는 상당히 첨
예한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이 건물을 지어 들
어서지 않는 한 기존 단체가 자리하던 공간을 사용하거나 임대해
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럴 경우 그 공간을 사용하고 있던 기
존의 단체와 마찰을 빚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생도관의 건
립에는 최소한 2∼30여평의 공간이 필요하며 학생들의 활발한 이
용을 위해 학생회관처럼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곳에 위치할 필요
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공간을 찾아내기 힘든 것도 사실이
다. 공간확보에 있어 고려대의 예는 공간마련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준다. 그들은 지난 91년까지 문과대 지하 휴게실 자리를 사
용하다가 이후 학생회관 백여평의 공간이 잠시 비워지게 되자 임
의로 급습(?)하여 공간을 따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학
교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생도관 공간을 인정받기 위한 힘든 작
업을 계속해야만 했다. 한편 3월에 개관 예정인 서울대의 경우는
현재 민족민주열사추모관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으나 열사 가족들
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상태여서 앞으로 난항을 겪을 것
으로 예상된다.
생도관 건립을 위한 자금 확보는 건국대처럼 발기인을 모집하
여 마련한 돈으로 충당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총학생회나
학교당국의 후원금으로 설립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
나 학교 측으로부터 자치기구로 인준받지 못하면 공식적인 후원
금을 기대할 수 없고, 총학으로부터의 지원 역시 매년 총학이 새
로 구성될 때마다 따로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각 생도관에서는
기획도서전, 일일호프 등 수익 사업을 벌이거나 후원인을 모집하
여 자체적인 기금을 마련하는데 애쓰고 있다. 또한 장서를 7∼8
권 기증하거나 7천원 정도를 내면 2년 정도 사용 가능한 회원증
이나 대출증을 발행해 주는 방법도 통용되고 있다.
공간과 자금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생도관이 개관, 운영되는 것
은 아니다. 충분한 장서를 보유해야 함은 물론, 홍보와 회원 모
집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장서수(단행본)는 고려대의 경우 3만 8
천여권, 인하대 1만여권, 건국대는 약 3천권 정도에 이르고 있으
며, 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도서관리를 시행 중이다. 장서의 확
충은 주로 운영위원들이 필요도서를 선정하여 사회과학 서점 등
에서 일괄 구입하거나 외부로부터의 기증 등으로 도서 수를 늘려
가고 있다. 또 회원 수는 인하대, 건국대가 각각 6백명 정도이며
고려대는 대출증 소지자가 96년 4월 1일 현재 6천27명인 것으로
나타나, 설립시기가 이른 생도관일수록 그동안 자금확충이 진행
되어 장서수와 회원 보유 면에서 우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 조건들이 충족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이용실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고려대를 제외한 타대학
의 경우 하루 이용자가 50여명에 그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생도
관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 인식 부족을 들 수 있으며, 학우들에
게 중앙도서관이나 일반 독서실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홍보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영상제 개최나 기
획도서전, 자료집 발간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타대학 생도관의 대략적인 윤곽과 우리의 나아갈 방향이
잡히는 듯 하다. 지금부터 자금과 공간, 조직 구성을 따져봐야
할 것인가. 그러나 “외적 조건이 갖추어져 가면서 관리 업무에
매몰되어 처음 기획했던 학생운동의 대안으로서의 도서관 역할을
해내기가 어려움을 느낀다”며 “규모 확대에 힘쓰기 보다는 내
실을 기하며 본래 건립 취지를 살리고 싶다”라는 건국대 생도관
장 정상우군(독문 3학년)의 말은 우리의 생도관 설립 준비에 앞
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말이 아닐까.
이미 8년전 고려대학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우리나라 도서관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대학도서관에 관계하시는 분들이나
도서관운동에 관여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우리 시대의 전형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얼마전 연세대학교 연세춘추에서 이에 대해 다룬 글들이 있기에
이곳에 옮깁니다. 읽어보시고 의견제시를 기대합니다.
====================================================
[97/03/03]학술특집-타교 생활도서관 탐방 03/03 07:27 96 line
탐방 - 타 학교 생활 도서관을 찾아
학생운동의 대안적 창구 모색
김준수 기자
“도대체 생활도서관이 뭐야?” 한 학우에게 생활도서관(아래
생도관)의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려는 도중 이러한 질문을 받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그만의 무지가 아니라
실제로 많은 학우들이 아직 생활 도서관의 의미조차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미 지난 90년 고려
대 생도관 건립을 시작으로 이화여대, 인하대, 건국대, 서울대
등 10여개 대학에서 생도관이 운영 중이거나 개관을 앞두고 있
다. 생도관에 대한 인식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앞서 생도
관을 건립한 이들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생도관 설립의 필요성을
느꼈는가와 그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체화 시켰는지 알아보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일 것이다.
여러 생도관들의 설립동기에서 공통되는 점으로 크게 두 가지
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기존 학생운동이 학우들에 다가가지 못했
던 맹점을 보완하며, 중앙도서관이 해내지 못하는 도서관의 기
능, 즉 진보적 사회과학 지식의 공급, 다양한 학내 자료들의 축
적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회운동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과 각 학회, 동아리들과의 연계를 통한 협의 내용이나
학습 결과물 공유도 설립 취지에 포함되고 있다. 여기에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생도관 설립이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
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길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취지 아
래서 문제 의식을 느낀 이들이 함께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발기인을 모집하거나 또는 총학생회, 학내언론사, 학회연합 등이
설립 주체가 되어 학교 당국과의 협의하에 생도관을 설립하였다.
생도관을 건립하는데 있어 일단 우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설립
공간과 자금의 확보를 들 수 있다. 특히 공간 문제는 상당히 첨
예한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이 건물을 지어 들
어서지 않는 한 기존 단체가 자리하던 공간을 사용하거나 임대해
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럴 경우 그 공간을 사용하고 있던 기
존의 단체와 마찰을 빚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생도관의 건
립에는 최소한 2∼30여평의 공간이 필요하며 학생들의 활발한 이
용을 위해 학생회관처럼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곳에 위치할 필요
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공간을 찾아내기 힘든 것도 사실이
다. 공간확보에 있어 고려대의 예는 공간마련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준다. 그들은 지난 91년까지 문과대 지하 휴게실 자리를 사
용하다가 이후 학생회관 백여평의 공간이 잠시 비워지게 되자 임
의로 급습(?)하여 공간을 따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학
교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생도관 공간을 인정받기 위한 힘든 작
업을 계속해야만 했다. 한편 3월에 개관 예정인 서울대의 경우는
현재 민족민주열사추모관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으나 열사 가족들
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상태여서 앞으로 난항을 겪을 것
으로 예상된다.
생도관 건립을 위한 자금 확보는 건국대처럼 발기인을 모집하
여 마련한 돈으로 충당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총학생회나
학교당국의 후원금으로 설립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
나 학교 측으로부터 자치기구로 인준받지 못하면 공식적인 후원
금을 기대할 수 없고, 총학으로부터의 지원 역시 매년 총학이 새
로 구성될 때마다 따로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각 생도관에서는
기획도서전, 일일호프 등 수익 사업을 벌이거나 후원인을 모집하
여 자체적인 기금을 마련하는데 애쓰고 있다. 또한 장서를 7∼8
권 기증하거나 7천원 정도를 내면 2년 정도 사용 가능한 회원증
이나 대출증을 발행해 주는 방법도 통용되고 있다.
공간과 자금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생도관이 개관, 운영되는 것
은 아니다. 충분한 장서를 보유해야 함은 물론, 홍보와 회원 모
집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장서수(단행본)는 고려대의 경우 3만 8
천여권, 인하대 1만여권, 건국대는 약 3천권 정도에 이르고 있으
며, 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도서관리를 시행 중이다. 장서의 확
충은 주로 운영위원들이 필요도서를 선정하여 사회과학 서점 등
에서 일괄 구입하거나 외부로부터의 기증 등으로 도서 수를 늘려
가고 있다. 또 회원 수는 인하대, 건국대가 각각 6백명 정도이며
고려대는 대출증 소지자가 96년 4월 1일 현재 6천27명인 것으로
나타나, 설립시기가 이른 생도관일수록 그동안 자금확충이 진행
되어 장서수와 회원 보유 면에서 우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 조건들이 충족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이용실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고려대를 제외한 타대학
의 경우 하루 이용자가 50여명에 그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생도
관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 인식 부족을 들 수 있으며, 학우들에
게 중앙도서관이나 일반 독서실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홍보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영상제 개최나 기
획도서전, 자료집 발간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타대학 생도관의 대략적인 윤곽과 우리의 나아갈 방향이
잡히는 듯 하다. 지금부터 자금과 공간, 조직 구성을 따져봐야
할 것인가. 그러나 “외적 조건이 갖추어져 가면서 관리 업무에
매몰되어 처음 기획했던 학생운동의 대안으로서의 도서관 역할을
해내기가 어려움을 느낀다”며 “규모 확대에 힘쓰기 보다는 내
실을 기하며 본래 건립 취지를 살리고 싶다”라는 건국대 생도관
장 정상우군(독문 3학년)의 말은 우리의 생도관 설립 준비에 앞
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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