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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 [자료] 관장관련 세미나 자료 4

1996.12.12. 공공도서관 관장, 그는 누구인가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안춘훈 구로도서관 교육행정가의 발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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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실무자가 생각해보는 도서관장의 자질


안 춘훈 (구로도서관)


Ⅰ. 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도서관장(이하 도서관장)의 사서직 임명을
명하는 [도서관및독서진흥법](이하 도서관법)의 강제규정을 모면하려는 일
련의 움직임에 대해 관련학계와 종사자들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1997년 1월 1일 이후부터는 도서관장을 사서직으로 전원
임명해야 하는데 기존의 행정직 관장들이 당장에 어디로 갈 곳이 마땅치
않다데 있다.
이 문제와 관련되어 5년의 유예기간동안에 도서관장을 사서직으로 전원
교체하지 못한 책임은 당연히 행정직들이 걸머져야 할 것이지만 필자는 인
사행정의 어려움도 이해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예로 경북
도내의 경우 21개 도서관중 당장 사서직으로 보임해야할 도서관이 19개인
데 6급이상 사서가 4명뿐{{ 1) 경향신문 1996.11.21일자
}} 이라는 어려움이 좋은 예이다. 이는 정도의 차이
는 다르지만 각 지자체의 도서관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다. 5~3
급이상의 직급의 통상적인 승진기간을 볼 때, 자리가 비었다고 일시에 진
급시킬 수 없는 인사상의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기존 행정직 관장들의
직급이 5~3급이라 일시에 이들을 소화할 보직이 없다는 점도 큰 어려움이
다. 5년 동안의 노력을 게을리한 것에 대해 책임추궁을 하지말자는 것이
아니라 필자는 다만 인사상의 어려움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아무튼, 법이 개정되지 않고 또 범법의 책임추궁을 감내하려 하지 않는
한 1997년 1월 1일부터는 도서관장이 일시에 사서직으로 보해질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관리자 경험이 없는 신진 사서들이 일시에 관리
자의 위치로 나아감을 의미하고 이는 곧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의미한
다. 그것이 발전이든 후퇴든간에.
그러나, 모든 변화의 시도 목적은 발전에 있다. 도서관장의 사서직 보임
이란 변화의 시도도 예외는 아니다. 도서관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 행
정직관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신진 사서직관장이 들어오는 이 변화는 도
서관으로서는 가히 관리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관리혁명은 도서관법이
마련된 5년전에 이미 예고된 것이고 이는 막을 수 없는 대세이다. 따라서,
도서관 종사자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이 관리혁명을 성공시키는 것 못지
않게 이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잘 고르는 것이다. 어떤 혁명이든 그 지도자
집단의 탁월한 능력이 없이는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그 지도
자는 관장이라 할 수 있기에 우리가 바라는 관장은 도서관을 발전시킬 수
있는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춘 관장이다.
그럼, 어떤 사서가 도서관장이 되어야 할 것인가. 이 말은 곧 도서관장
은 어떤 능력과 자질을 갖춰야 하는가와 같다. 미리 언급하건데 필자는 사
서가 아닌 도서관 행정실무자의 입장에서 이를 논할까 한다. 따라서, 논의
의 순서는 우선 필자가 현장에서 파악한 관장의 위치와 역할을 먼저 언급
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정실무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도서관장의 자질을
논하는 것으로 하겠다.

Ⅱ. 도서관장의 위치와 역할

도서관장의 위치는 두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고 거기에 따라 역할
도 결정된다. 우선 ①조직상의 위치와 ②성별상의 위치이다. 조직상의 위
치는 다시 공무와 관련하여 ㉠조직내의 위치와 ㉡조직외의 위치로 나눌 수
있고 성별상의 위치(성을 위치로 표현하기는 무리한 감이 있지만 양성중
분명히 어느 한성에 속하기에 논의상 위치로 표현한다)는 여성으로서의 위
치와 남성으로서의 위치이다. 이를 각각 간략히 살펴보겠다.

1. 조직상의 위치와 역할

가. 조직내의 위치: 최고 의사결정권자

관장은 조직내에서 의사결정의 최고 정점에 위치한다. 따라서, 관장위임
사항에 대해서 조직내의 의사결정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즉, 적법한
경우 위임사항아래서 자신의 주관대로 인사와 예산집행 등 모든 것을 좌우
할 수 있는 권한을 소유한 자이다. 그렇기에 관장은 도서관운영의 방향을
결정짓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나. 조직외의 위치: 중간관리자, 조직대표자

관장은 상위조직과 관련하여서는 중간관리자 위치를 점한다. 따라서, 직
속 상급기관인 교육청(시청)의 지휘 감독을 받으면서 조직원들을 관리하
고, 또 조직원들의 의사를 상부로 전달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동시에 조직외부의 민간과 관련하여서는 조직의 대표자 역할을 수행
한다.

2. 성별상의 위치와 역할

관장은 성별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어느 일방의 위치에 놓인다. 이렇게
성별상의 위치로 굳이 구분한 것은 경험적으로 사서들의 인적구성에서 여
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조사
결과 1996년 11월 30일 현재 서울시교육청산하 도서관사서의 79%이상이 여
성으로 나타났다.{{ 2) 22개도서관의 사서 일반직공무원 327명중 여성이 257명(79
%), 남성이 70명(21%)으
로 나타났다. 이 22개도서관중(마포아현분관 포함) 사서직관장이 8명이고 8명중 여
성이
4명(영등포, 도봉, 구로, 동작, 아현분관), 남성이 4명으로 성별구성비율을 감안(8:
2)할
때 관장의 성비 1:1은 여성사서들이 눈여겨 볼만한 사안이다.
}} 이런 성비를 고려할 때 관장도 여성이 될 확률이 그만
큼 높고 이는 도서관장의 역할을 논하는데 고려할만한 요소가 될 수 있다.

Ⅲ. 도서관장의 자질


1. 힘과 배짱

부당한 민원인에 대해 무조건 직원더러 잘못을 빌라고 할 때처럼 일할
맛 안나는 때가 없다. 원칙을 무시하고 달겨드는데는 장사없다. 그런 민원
인들은 곧장 관장실로 직행하고 관장은 직원을 불러 사과하거나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하곤 한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가는 민원인을
볼때, 누가 일할 맛 나겠는가. 부당한 민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직원을 감쌀 줄 아는 힘과 배짱이 필요하다. 정당했는데 민원이 좀 나기로
뭐가 대수냐식의 두둑한 배짱이 있는 관장을 실무자들은 원하는 것이다.

2. 기획력

과거와 달리 민간부분이 풍족해지면서 민간자원을 활용해 공공서비스를
할려는 움직임이 많이 일고 있고 실제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도 지역사회 제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도서관서비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관장은 기획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좋은 기획은 도서
관의 재원부담없이도 지역사회의 제자원을 활용해 훌륭한 서비스를 가능하
게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구로도서관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 도서관은 '문학의 해'를
맞아 구로지역문인회와 연대하여 [구로가족백일장]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
다. 여기에는 '문학의 해'를 맞이한 가족백일장 개최라는 도서관의 아이디
어(기획안), 지역기업들의 물적지원(행사용품), 지역민의 인적지원(자원봉
사)을 유도라는 3박자가 제대로 갖춰진 것이다. 이런 기획들은 도서관과
지역사회간의 유대를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다.

3. 로비스트적 기질

도서관봉사를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이중에서 인력은 정원
관리상 로비활동을 통해 쉽게 확보가능한 것이 아니지만 예산은 상당히 좌
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설예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럼, 예산은 어
떻게 확보되는가.
예산을 확보하는 통로는 크게 두가지 통로가 있다. 관장이 직접나서는
방법과 서무과장이 나서는 방법이다. 서무과장이 이 역할을 충분히 할 경
우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도서관의 시설예산 확보는
지극히 원론적 배분밖에 없다. 그러므로 도서관봉사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서 관장과 서무과장중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로비스트가 될 필요가 있
다. 왜냐, 예산배정공무원이 언제나 공평무사한 것만은 아니고, 그에게 제
출된 모든 예산서는 단지 예산을 달라는 수많은 하부기관들의 통상적인 종
이일 뿐이다. 즉, 예산담당자앞에 놓인 예산요구서들은 모두 똑같이 서로
시급하다고 아우성치는 요구들 뿐이기에 그도 안면있고 친분있는 기관사람
의 사정에 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로비의 필요성
이 있는 것이다.

4. 조정력

관장은 각과 단위의 알력을 조정할 능력이 필요하다. 과단위로 업무성격
상 이해가 대립할 때 중재를 하거나 시비를 판정해줄 자는 관장밖에 없는
데 이를 방관할 경우 실무자들은 중간에서 매우 난처하기 때문이다. 각 과
장들도 과단위의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을 고려한
원만한 대립해소책을 찾기란 무척 힘든 일이겠지만 최종결재권자이라면 과
감한 조정력쯤은 보유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5. 독려의 기술

칭찬을 받으면 더 잘하고 싶고 질책을 받으면 더 하기 싫은 것이 인지상
정이다. 따라서, 질책은 되도록 적게하되 질책을 할 때도 반드시 칭찬과
섞어서 하면 좋겠다. 특히, 사람을 많이 접하는 부서의 경우에는 더욱 그
렇다. 도서관에서 그런 곳은 바로 열람자를 직접 상대하는 열람업무부서가
아닐까 한다.
사람대하는 직업이 제일 힘들고 그러니 말썽이 날 확률도 제일 높다. 따
라서, 이런 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사기를 북돋는 것이 더 효과적인
데도 계속해서 질책만 하는 경우가 있다. 관장은 민원이 들어오니 질책을
할 수 밖에 없다지만 99명의 만족자와 1명의 불만자중 관장에게 전화를 할
확률은 불만족자 1명이 더 높다는 것을 고려했으면 한다. 칭찬은 길고도
많게 하고 질책은 짧게하되 칭찬과 겯들여서 하면 더 열심히 하자는 다그
침으로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6. 굵직한 선

관장은 굵직한 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즉, 자잘한 일은 실무자들에게
맡겼두고 방향만 제시하면 좋겠다. 특히 사서의 성비상 여성관장이 압도적
으로 많이 등장할 경우 이런 측면은 더욱 그렇다. 고유한 섬세성이 때로는
실무자들에게는 '별것을 다 신경쓰는' 관장으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
다. 따라서, 본질적이지 않는 것, 미미한 것은 실무자에게 남겨두거나 눈
감아 줄 줄 아는 묵직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7. 유연한 사고

과거 자신들 세대의 경험으로 현재를 재단하는 것이 기성세대들의 특징
이다. 따라서, 변화된 환경을 고려할 줄 아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2~30년의 세월은 사고까지도 변화시킬 충분히 긴 시간이다. 자신이 실무사
서였을때 주어진 환경과 지금의 실무사서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엄연히 다
르기에 과거를 오늘에 강요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이다. "우리때는 이보다
더 한 것도 했다. 그런데 이까짓것 가지고 무슨..."식이 되어서는 곤란하
지 않을까 한다. 관장도 실무사서도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으면 한다.

Ⅳ. 결

어느 조직의 최고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상당한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이 지도력에는 지도자로써의 인품은 말할 필요도 없고 업무수행능력도 필
요하다. 그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마찬가지다. 도서관장이 1997년 1월 1일
을 기해 사서직으로 보해질 것임에 따라 앞으로 많은 사서들이 조직의 최
고 관리자로써 나아갈 것이 분명하다. 특히, 내년초기에 일시에 많은 수가
관리자로 나아감에 따라 더러는 자질 미달적인 관리자도 나올 수 있을 것
이다. 이는 경력을 우선시 하는 공직사회의 풍토상 늘 안고 있는 문제지만
관장이 도서관의 최고결정권자로 도서관발전 방향설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을 깊이 인식할 때, 관장으로서 자질이 있는 사서가 관리자로 나아
가는 것이 도서관발전을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장은 민원과 외풍에 대해서는 힘과 배짱이 있고, 도
서관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서는 기획력을 지닌 로비스트적 자질이 있
어야 한다. 아울러 조직내부의 알력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과 직원들의 사
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독려기술이 필요하다. 그것들은 현재를 이해하면서
동시에 이 현실에 자신의 과거경험을 유용하게 접목하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자질을 갖춘 관장이
행정실무자가 현장에서 그려보는 바람직한 도서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