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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 당산철교와 도서관...

이제 올해가 다 가는 시점에 당산철교를 철거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어제도 그 다리를 건너왔다.
다리를 건너면서 혹시 하는 조바심을 가지게 된 게 벌써 얼마전인가
사실 다리가 튼튼하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서행을 하고 있는 지하철 안에서 불안감을 느낀다면
반드시 이 문제는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철거만이 대안일 수는 없겠지만, 이 글은 그것을 찬성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니까 이 문제는 이렇게 끝낸다.
기자들이 보도를 하면서 옆에 있는 한강철교를 끌어대고 있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한강철교는 아직도 건재한데
왜 만든지 12년 밖에 안된 당산철교는 철거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나도 묻고 싶다. 그러나 꼭 그렇게 물어야 했을까?
은연 중 일본사람이 만든 것들은 튼튼하다는 사회적 암시를
기자들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누가 만들었든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면 원래 목적대로 오래 갈 것이다
그러나 철교는 언젠가는 철거를 해야 한다
그것이 10년이 되었건 50년이 되었건... 차라리 나무다리를 만들자고 하지...
이것도 이 글의 중심논조는 아니다
왜 당산철교를 이야기 하면서 도서관을 끌어들였는가
그건 갑작스레 오래전 내가 도서관현장에서 들은 이야기가 기억나서이다.
이 이야기도 결국은 우리 역사 속에서 일본이라는 그늘이 얼마나
철저하고도 구석구석 파고 들어있는가를 말해주는 단적인 예이다
실습을 할 때인것 같다
선배가 하시는 말씀이 요즘 학생들은 너무 도서관을 쉽게 생각한다
일제시대부터 있던 책을 펴시면서 당시 사서들은 책에
장서인 하나를 찍어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꼭 중아에 잘 찍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그런 정성도 없이 어떻게 사서가 되려고 하는가
하는 그런 내용의 질책아닌 질책이었다
정말 장서인은 책 표지면 가운데 찍어야 하는가
그런 저런 질문도 의미가 없을런지 모른다
다만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정신적인 문제이다
일에 대한 정열이라고 할까, 아니면 자기 일에 대한 자존심이라고 할까
그런 점에서는 난 우리 시대가 결코 선배들의 시대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린 풍요와 자유로움 속에서 자칫 무엇이 중심이고 무엇이 주변인지
그런 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다리를 하나 만들어도 대충대충 만드는 것은 결국 궁핍함을 모른
마냥 풍요롭기만 해서 정신적으로 느슨한 탓ㄹ에 그런 것은 아닐까
도서관 현상도 그런 것은 아닐까
책 한 권 제대로 구해보기 어렵던 시대에 사서로 일하던 선배들은
그 책 한 권 한 권이 얼마나 소중했을까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너무 많아서 귀찮은 책에 누가
정성을 들일까 그러니 도장도 아무대나 찍어도 별 감흥이 없는 것이겠지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자기 일에 대한 자존심을 가지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
누가 뭐라해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혹시 돈을 적게 버는 일이거나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지금 내 존재를 다 들여 하고 있는 일이라면 자기만이라고
자존심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기자들이 한강철교를 말할 때
선배들이 장서인 하나 제대로 못 찍는다고 질책할 때
단순히 일본은 좋고 우리는 못 났다가 아니라
누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존심을 가지고 일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지금 우리는 도서관 하나를 운영함에 있어
부실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동안 숱한 공공,대학,학교,전문 도서관을 책임졌던 분들은
과연 지금도 자기 이름으로 이루어졌던 도서관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대충하고 자긍심도 없고 그렇다고 책임지려는 마음도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일들을 대충대충 해 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제 더 이상은 그런 일들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산철교를 더 이상 지날 수 없을 때
혹시 더 이상 사람들에게 도서관이 필요없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 본다.
그럴 때 나는 어디로 가지...
끊어진 다리 앞에서 당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자기 일에 스스로의 만족은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일부러 장서인을 한 번 찍어본다.
정말 가운데에 꾹 찍어본다 . 쉽지는 않네...

낙골 재두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