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홈페이지를 둘어보다가 '근현대사 디지털아카이브'에서 '도서관'로 검색을 했더니 오래된 도서관 소식지 하나를 볼 수 있었다. 그건 바로 국립도서관(1963년 '도서관법' 제정에 따라 국립중앙도서관으로 명칭을 바꾸었다)이 발행한 소식지 <文苑> 제44호(1946년 4월 23일) 1면이었다. 이 소식지는 총 8면짜리인데 1면만 사진으로 공개되어 있다.
총8면. 1면 우측 상단에 제호(題號) '文苑' 및 편집·발행인 박봉석(朴奉石), 발행소, 주소, 전화번호 등이 인쇄되어 있음. 발행은 '관우회출판처'로 되어 있는데 이곳이 도서관 내부 조직이었던 것 같은데 좀 더 조사가 필요한 일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소개글에 적어둔 바에 따르면 "1면에는 관장 이재욱(李在郁)의 독서주간을 마지하여, 2면에는 김영문(金永文)의 독서와 학생. 3면에는 동덕여자국민학교장 윤태영(尹泰榮)의 어린이 독서의 장려(獎勵)와 지도(指導) 등, 4면에는 독서주간(10.10~16일) 실시에 관한 안내의 글 등, 5면에는 서정태(徐廷泰)의 수필 『글 읽는 처녀』 등, 6면에는 국어(國語)·국문학관련연구논문목록(國文學關係硏究論文目錄) 등, 7면에는 도서자증방기명록(圖書者贈芳寄名錄)과 신간 소개가 실려 있음. 8면에는 신춘잡지 중요기사목록(10월 분) 등이 실려 있으며, 좌측 상단에 '乞回覽'이 인쇄"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독서문화진흥법'에 따라 매년 9월을 '독서의 달'로 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원래 그 기반은 바로 이 독서주간이다. 1994년부터 독서주간을 '독서의 달'로 발전시킴에 따라 독서주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실 독서주간 행사는 일제강점기인 1927년부터인가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해서 매년 실시되던 독서주간은 1945년 해방이 된 후 1년 뒤인 1946년에 드디어 우리 스스로의 독서주간을 처음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었다. 이 행사는 조선도서관협회(1948년 한국도서관협회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가 주최하고 문교부가 후원했다고 한다. 당시 다시 독서주간 행사를 시행하는 것을 계기로 당시 국립도서관 이재욱 관장께서 국립도서관보(문원)에 독서주간을 다시 시작하는 의미와 각오 등에 대해 글을 써 게재한 것이었다. 지금이 9월이니까 아직도 '독서의 달' 기간 중이기는 한데.. 과연 우리는 지금 얼마나 책 읽기의 의미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또 얼마나 잘 읽고 있을까를 돌아보면 75년 전 해방의 기쁨이 아직 남아 있는 때에, 독서가 개인은 물론 국가 발전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절절하게 느끼고 행동하고자 노력했던 선배들의 마음과 실천을 되짚어 새기며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다시금 의지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래서 당시 실린 그대로를 옮겼다.
讀書週間을마지하여 / 館長 李在郁
朝鮮圖書館協會 主催 文敎部後援下에 今十月十日向一週日間 解放後처음으로 全國에亘하여 讀書週間을 展開하기로되였다, 이러한週間을 特設하여 讀書精神을 强調하는 것은 昨今에始作된일도아니며 또 新奇한行事도아님은 勿論이다 그러나 今番實施되는 이 讀書週間은 새로운 意義를 가졌다고 하겠다 그것은 오래간만에 오로지 우리네 손에依해서 또우리네 사람들을爲해서 實施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은日政下에 있어서는 生活의 自由는 勿論이요 硏究의勉學의自由까지 누리지못하였기에 이땅의 讀書界는 明朗性과 積極性을 完全히喪失하였고 다못 憂鬱하고 消極的인 雰圍氣만 爾漫하였음은 우리들 經驗한바와 같다 그러나 오늘날에 있어서는 生活의不安 問題는 姑捨하드래도 自由가 目的한바 그것을 마음대로 배울수도있고 할수도있을뿐더러 自己의 趣味에 適合한 책들을何等의 拘束도 받지아니하고 讀書할수있고보니 民族의幸福이며 國家의 慶事라고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衣食足而 知禮節이라는 말을자조듣는데 이것은 一理있는 말임은 다시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말을 책읽지아니하는 辨明으로 잡으려는 사람은 언제든지 책읽을機會를 把握치 못하고人間으로서 가장 不幸한일이다 無智속에서 그 一生을 마치지 아니하면안될 것이다 왜 그러냐하면그가가장 介意하는바 物質的苦痛을 그누가 除去할것인가를 알려고 하지 않기에 讀書의機會를 얻는 것은 구름을잡고 별을따는것과같이 到底히不可能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사람들은 다시偉大한人物의 거의全部가古來는貧困한家庭에서 배출했다는 嚴肅한事實을 생각해보는것도 좋을 것이다.
이讀書週間中에는 全國各地의大小各種圖書館이 그中心이되어 各其그地方의實情에따라서 各種各樣의行事를 實施해서 이讀書週間으로하여금 有終의美를 거두는데 그全力을 다할것이지만 또 이運動은 우리國民의 大多數가文盲이고 또 그大部分이 生活苦에허덕이며 雪上加霜格으로 우리學界의 水準이 大體로바서 外國의 그것에 對比하여 그差異가顯著한데 비추어서 緊要性과時急性을 內包하고있은즉 國民各位의 全幅的協助를 由望하여마지아니한다.
勿論 協會로서는 全國各處의 圖書館을 爲始한 各文化機關과 緊密한連絡下에 展覽會 및 座談會의 開催 포스타-頒布 라듸오放送等等을 通해서 이運動의 效果를 거두는데 萬全을다 하고 있지만 이讀書精神의 昂揚持續은 決코이週間의 成果로서는 不可能함으로 平素에 있어서 讀書의習慣化에 힘쓰는바가있어야할 것이다. 이러한意味에있어서 解放直後에 全國圖書館이 團合하여 朝鮮圖書館協會를 結成해서 圖書館事業의飛躍的發展을圖謀하고있으며 또每年 講習會를開催하여 自家技術練磨에注力하고있고 方今은 圖書館令公布 圖書館用語制定等많은 緊急懸案解決을 爲해서努力하고 있는터이다.
그리고 여기에있어서 特記할 그것은 物心兩面의 모든 慾望을 超越하고 오로지 우리文化水準의 向上 知識의普及을爲해서 이事業에 이바지하려는 要員을育成하는 것이 緊急課業이라고 하겠는데 이要請에 應酬하기爲하여 國立圖書館學校가 設立되었고 其間많은有能한人材를 育成하여 國內各地에서 活動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우리들이 또알어두어야할 그것은우리圖書를中心으로圖書文化를 硏究함을 目的으로하는 朝鮮書誌學會가 四二八○年八月에 結成되여 爾來꾸준히 우리圖書의 硏究發表가 每月實施되였고 또陰으로陽으로 讀書精神鼓吹에 協調해왔다는 것이다. 該會의對外事業으로서는 昨年六月에 朝鮮書誌關係圖書展覽會를 開催하여 우리讀書界에크나큰 刺戟을 주었든 것이다. 그런데 今番다시 이讀書週間을 榮光스럽게 하기爲하여 國賓及圖書四十點을 따로히選出된委員들이 嚴選하여 이것을 國立圖書館의 一堂에 이週間이始作되는 十日부터向十日間 陳列해서 우리古典의 精華를 僉位에게보여주기로되었다 今番出陣圖書는 모다 門外不出本임으로 그것들을 借出하는데는 많은수고가 있었다고 생각되며 따라서看書하는 사람으로서는 두번얻지못할 好機라해도 過言은 아닐 것이다.
여하튼 오늘의讀書가 來日의 幸福을 齎來하는 것이 틀림없는事實임에 우리는 이 讀書를 習慣化하는데 留意해야할 것이다 勿論오늘날 우리네處地가 讀書하는데 몹시不利하다는 것을 모른는바는아니지마는우리는 어떻게 하드래도 배우고 읽고 또이것을行動에 옴김으로서만 우리의運命을 開拓할수있다는 것을 牢記할필요가있지 아니할가 世界三聖의한분인 孔子가 終日먹지아니하고 또終夜자지아니하면서 생각해도 아모所得이 없고보니 차라리 배우는것보다못하다고는 의미의 말을한것과같이 우리도 오늘날의不遇와 不幸만을걱정하는것보다. 한字라도 더배우고한줄이라도 더읽어서 自己의運命과 民族의苦悶을 開拓하는것이得策이라는것을알어야 할것이다.
그누가 말한바와같이 아는것은힘이며또 이 안다는것만이 우리民族의 唯一할武器라는 것을 史家의 말을 빌리지 아니하드래도 明若觀火의 事實이라고 하겠다 때는 바야흐로 仲秋佳節을 마지하였으며 또古人도이가을이 讀書의季節이라는 것을 말하여 新凉入郊外하니燈火 稍可親이라하지아니아혔든가 언제 우리는 解放後 처음 마지하는 意義깊은 讀書週間을 當함에있어서 책아니읽든 사람은책읽이를 始作하고 책읽든사람도 더욱 많이 읽어서 이週間에 體得한 讀書精神을 잃지말고 讀書를習慣化하고 生活化하여서 自己自身의 完成은 勿論國家民族의 將來를爲해서 努力하는바가 있어야할것이다.
[출처] 國立圖書館報 <文苑> 第44號 (1946年 4月 23日) 1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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