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정보서비스(Book-Net Service)(주)한국출판정보통신출판
,문화 뉴스/국내 전체보기[NBODYNE]☏ 02-333-1400
[제목 : [한겨레창/시간 논쟁] 시간론 다룬 호킹,]
아인슈타인은 “만약 물리학에서 확실성을 포기해야 한다면, 물리
학자가 되기보다 차라리 구두 수선공이나 도박장 직원이 되겠다”
고 말했다. 그는 “시간은 환상”이라는 말도 남겼다. 그의 이
두 발언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의
화살'을 인정하면 물리학의 확실성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의 문제는 현대 물리학을 혼돈에 빠뜨렸다. 과거, 현재와 미
래라는 시간의 거스를 수 없는(불가역적) 흐름이 엄연히 존재함에
도, 물리학의 법칙은 시간에 `관계없이' 타당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패러독스'다.
열역학과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성취를 이룬 두
거장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한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일리야 프리고진의 <확실성의 종말―시간, 카오스, 그
리고 자연 법칙>(이덕환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과, 스티븐 호
킹이 로저 펜로즈와 함께 지은 <시간과 공간에 관하여>(김성원 옮
김, 까치 펴냄)가 그것이다.
비평형 열역학 연구로 7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모스크바 태생
의 벨기에 화학자 일리야 프리고진(80)은 `카오스' 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시간의 패러독스를 해결한 이론을
모색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근대 물리학의 법칙은 과거와 미래
의 시간이 동질적이라는 가정 위에 놓여 있다. 뉴턴의 법칙이 대
표적이다. 뉴턴 법칙은 결정론적일 뿐 아니라, “초기 조건을 알
기만 하면 앞으로의 상태는 물론 과거에 선행되었던 상태도 모두
계산해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시간 가역적'이다. 뉴턴 법칙에
서 미래와 과거의 구실은 똑같다.
20세기 들어 뉴턴 법칙은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으로 대치되었
다. 그럼에도 뉴턴 법칙의 결정론적이고 시간 가역적이라는 두 가
지 특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프리고진은 말한다. 따라서 자연법
칙은 아직도 `확실성'을 의미한다. 자연은 여전히 조절이 가능한
`자동기계장치'에 지나지 않으며, 새로움·선택·자발성이란 인
간의 관점에서 볼 때만 존재한다. 그는 “고전적인 뉴턴 역학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설명하는 기초
적인 수준에서는 `시간의 화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오늘
날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의 기본 신앙”이라고 지적한다. 자연에서
는 시간 가역적인 과정도 있지만, 시간 비가역적인 과정도 있다.
그러나 “비가역적 과정이 일반적이고, 가역적인 과정은 예외라
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프리고진은 말한다.
시간의 화살이란 `열역학의 제2법칙'에 의해 엔트로피가 점점 증
가해가는 것을 말한다. 엔트로피의 증대는 우주가 서서히 식어가
는 과정이기도 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주는 결국 `열역학적 죽
음'에 이르게 된다. 프리고진은 “비가역적 열의 흐름에 의해 생
성되는 엔트로피의 증대는 무질서만 낳는 게 아니라, 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다”
고 본다.
프리고진은 뉴턴 물리학과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견지됐던 `
확실성'이란 개념과, `주사위 놀이를 하는 신'으로 상징되는 아무
런 인과성도 없는 세상이란 개념 사이에서 새로운 과학이 탄생하
고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며 글을 맺는다.
호킹과 펜로즈의 <시간과 공간에 관하여>는 서로 다른 시각의 두
사람이 지난 94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이작 뉴턴 수리과학연
구소에서 진행한 공동 강의와 토론을 묶은 것이다. 호킹이 양자
역학의 선구자인 닐스 보어의 입장에 서 있다면, 펜로즈는 아인슈
타인의 시각을 이어받고 있다.
위의 두 책이 현대 자연과학의 시간관을 보여준다면, 젊은 철학
연구자 이진경(34)씨의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푸른숲)은 서유
럽 근대사회의 시·공간 개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자연의 수학화'란 말로 대변되는 서유럽의 근대 과
학혁명은 모든 자연 현상을 계산 가능한 것으로 변환시켰다. 시·
공간의 계량화는 시·공간을 선분이나 구획처럼 단위화할 수 있게
했다. 선분과 구획으로 잘라지는 근대적 시·공간은 우리의 행동
과 말, 사고를 제약하고, 우리의 삶을 제약하는 `시간―기계'와
`공간―기계'가 됐다. 공장에서의 노동 통제는 그 전형적인 예이
다. 이런 분석은 현대 사회가 여전히 서유럽에서 정립된 근대적
시·공간 개념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간 문제는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는 일반
상대성이론조차 미궁에 빠뜨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근대과학
에서 `불변의 조건'이라고 가정됐던 시간이 이제 과학 이론에 대
해 개입하고 발언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은
이제 자신이 배제된 `확실성' 대신, 자신을 포함한 새로운 과학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수 기자
,문화 뉴스/국내 전체보기[NBODYNE]☏ 02-333-1400
[제목 : [한겨레창/시간 논쟁] 시간론 다룬 호킹,]
아인슈타인은 “만약 물리학에서 확실성을 포기해야 한다면, 물리
학자가 되기보다 차라리 구두 수선공이나 도박장 직원이 되겠다”
고 말했다. 그는 “시간은 환상”이라는 말도 남겼다. 그의 이
두 발언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의
화살'을 인정하면 물리학의 확실성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의 문제는 현대 물리학을 혼돈에 빠뜨렸다. 과거, 현재와 미
래라는 시간의 거스를 수 없는(불가역적) 흐름이 엄연히 존재함에
도, 물리학의 법칙은 시간에 `관계없이' 타당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패러독스'다.
열역학과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성취를 이룬 두
거장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한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일리야 프리고진의 <확실성의 종말―시간, 카오스, 그
리고 자연 법칙>(이덕환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과, 스티븐 호
킹이 로저 펜로즈와 함께 지은 <시간과 공간에 관하여>(김성원 옮
김, 까치 펴냄)가 그것이다.
비평형 열역학 연구로 7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모스크바 태생
의 벨기에 화학자 일리야 프리고진(80)은 `카오스' 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시간의 패러독스를 해결한 이론을
모색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근대 물리학의 법칙은 과거와 미래
의 시간이 동질적이라는 가정 위에 놓여 있다. 뉴턴의 법칙이 대
표적이다. 뉴턴 법칙은 결정론적일 뿐 아니라, “초기 조건을 알
기만 하면 앞으로의 상태는 물론 과거에 선행되었던 상태도 모두
계산해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시간 가역적'이다. 뉴턴 법칙에
서 미래와 과거의 구실은 똑같다.
20세기 들어 뉴턴 법칙은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으로 대치되었
다. 그럼에도 뉴턴 법칙의 결정론적이고 시간 가역적이라는 두 가
지 특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프리고진은 말한다. 따라서 자연법
칙은 아직도 `확실성'을 의미한다. 자연은 여전히 조절이 가능한
`자동기계장치'에 지나지 않으며, 새로움·선택·자발성이란 인
간의 관점에서 볼 때만 존재한다. 그는 “고전적인 뉴턴 역학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설명하는 기초
적인 수준에서는 `시간의 화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오늘
날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의 기본 신앙”이라고 지적한다. 자연에서
는 시간 가역적인 과정도 있지만, 시간 비가역적인 과정도 있다.
그러나 “비가역적 과정이 일반적이고, 가역적인 과정은 예외라
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프리고진은 말한다.
시간의 화살이란 `열역학의 제2법칙'에 의해 엔트로피가 점점 증
가해가는 것을 말한다. 엔트로피의 증대는 우주가 서서히 식어가
는 과정이기도 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주는 결국 `열역학적 죽
음'에 이르게 된다. 프리고진은 “비가역적 열의 흐름에 의해 생
성되는 엔트로피의 증대는 무질서만 낳는 게 아니라, 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다”
고 본다.
프리고진은 뉴턴 물리학과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견지됐던 `
확실성'이란 개념과, `주사위 놀이를 하는 신'으로 상징되는 아무
런 인과성도 없는 세상이란 개념 사이에서 새로운 과학이 탄생하
고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며 글을 맺는다.
호킹과 펜로즈의 <시간과 공간에 관하여>는 서로 다른 시각의 두
사람이 지난 94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이작 뉴턴 수리과학연
구소에서 진행한 공동 강의와 토론을 묶은 것이다. 호킹이 양자
역학의 선구자인 닐스 보어의 입장에 서 있다면, 펜로즈는 아인슈
타인의 시각을 이어받고 있다.
위의 두 책이 현대 자연과학의 시간관을 보여준다면, 젊은 철학
연구자 이진경(34)씨의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푸른숲)은 서유
럽 근대사회의 시·공간 개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자연의 수학화'란 말로 대변되는 서유럽의 근대 과
학혁명은 모든 자연 현상을 계산 가능한 것으로 변환시켰다. 시·
공간의 계량화는 시·공간을 선분이나 구획처럼 단위화할 수 있게
했다. 선분과 구획으로 잘라지는 근대적 시·공간은 우리의 행동
과 말, 사고를 제약하고, 우리의 삶을 제약하는 `시간―기계'와
`공간―기계'가 됐다. 공장에서의 노동 통제는 그 전형적인 예이
다. 이런 분석은 현대 사회가 여전히 서유럽에서 정립된 근대적
시·공간 개념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간 문제는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는 일반
상대성이론조차 미궁에 빠뜨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근대과학
에서 `불변의 조건'이라고 가정됐던 시간이 이제 과학 이론에 대
해 개입하고 발언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은
이제 자신이 배제된 `확실성' 대신, 자신을 포함한 새로운 과학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수 기자
'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문헌정보학] 정보검색론 / 김현희 외 (0) | 1997.05.29 |
|---|---|
| [전국사서협회] 문체부에 보낸 기금관련공 (0) | 1997.05.29 |
| 지금은 휴식 중? (0) | 1997.05.29 |
| [1513관련] 물론 모든 현상은 긍정과 부정 (0) | 1997.05.29 |
| [잡담/1525관련] 도서관이 사라진다? (0) | 1997.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