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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시집] 조정권 [산정묘지]

제가 얼마전 광주 무등산을 가는 길에 읽은 시집인데
정말 가슴에 꽉 차게 자리잡은 시귀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산정묘지 11

......(앞 부분은 생략하고)

하나 혀로서 부른 입술의 노래는
흙으로 돌아가지 않으리.
하나의 나약한 나뭇잎조차 소리없이 떨어지는데도
힘이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도
스스로의 영혼을 불어 끄기 위한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이하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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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하나 떨어지는데도 힘이 필요하다는 이 깊은 관찰을
여태 나는 생각도 해 보지 못했었는데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하찮은 것 같은 현상 하나하나에 깃든 단단한 힘의 구조를 볼 수 있는
시인의 눈을 통해
내가 왜 무등산을 가고자 했는지를 알 수 있었지요.
힘의 확인, 폭력과 억압의 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포기할 수도 있는 영혼의 평안을 유지하는
진지한 긴장을 유지하는 힘의 실체를 보고 싶었던 것이지요.

이 시집은 몇개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것 보다는 산정에 설정된 묘지를 바라보는 시인의
다양하면서도 깊은 인간성 탐구의 자세가 연작시에 가득
배여있어 어디 여행하면서나, 아니면 영혼이 지쳤다고 느껴졌을 때
한번 손에 들고 차분히 읽어볼 만한 시들로 채워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음의 시 33권입니다.

낙골 재두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