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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정보] 정보야 나오너라 뚝딱?

이글은 제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발행하는 <기술시대>
1997년 제4호에 기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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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야 나오너라 뚝딱?

요즘 우리가 듣는 말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일까? 아
마도 대통령선거라는 것과 함께 정보화라는 단어가 아닐까? 얼
마 전 어느 정당의 대통령후보 예비선거에 나설 후보들과의 토
론회가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되었는데, 그 중 한 예비후보에게
어느 패널리스트가 "정보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 질문에 대해 그 후보가 어떻게
답변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제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러한 질문이 자연스럽고 또 중요한 것이 된 시대라
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또한 컴퓨터통신을 통해 6
월27일 이전 7일동안 주요 신문 10개에서 '정보화'라는 단어를
포함한 기사를 검색해 보았더니 무려 133건이나 검색되어 언론
에서도 정보화란 단어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러면 도대체 정보화란 무엇일까? 정보화사회라
고 말하는데 도대체 어떤 사회가 정보화사회고, 또 그것이 앞으
로의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게 될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잘 감당할 수 있을
까? 등등의 질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해 이러
한 의문에 제대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 시대의 우상인 빌 게
이츠가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책에서 열심히 설명한 그 꿈같은
사회가 정말 곧 우리 앞에 펼쳐질까?

우선 정보화사회란 어떤 사회를 말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자료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을 통해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
센터(http://www.dpc.or.kr)에서 제공하는 관련용어에서 정보
(화)사회란 단어를 검색해 보니 정보사회란 "컴퓨터와 통신기술
이 발달하여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여 가공,
저장, 검색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시스템이 산업, 사회생활,
가정, 개인의 모든 분야에 침투하여 정보시스템 없이는 지속할
수 없는 사회"로 정의하고 있다. 즉, 정보가 주요한 자원으로 이
러한 정보의 창조나 생산을 중심으로 사회나 경제가 발전해 가
는 사회라고 했다. 또한 브리태니커백과사전에 의하면 정보사회
는 ① 질과 양의 2가지 면에서 풍부한 정보가 생산되어 전달(유
통)되는 사회, ② 이들 풍부한 정보의 생산, 처리, 전달, 축적에
일정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고,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를 이룬 사회, ③ 정보의 생산, 처리, 전달, 축적을
원활하고도 효율적으로 행하기 위한 정보기기나 정보 네트워크
가 급격히 발달하여 보급되는 사회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러
한 定義를 두고 볼 때, 정보화사회를 구성하는 두 가지 주요한
요소를 끄집어 내 보면, 첫 번째는 '정보'이고 두 번째는 컴퓨터
와 통신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보화사회란 이 두 가지
주요한 요소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사회의 모든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된 사회를 말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 정보
화사회를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과연 무
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동안 우리 나라는 국
가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정보가 새로운 세계의 생산자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국민 대다수가 인식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
다. 즉, 우리말로 '情報'라고 할 때에는 관측이나 측정을 통해 수
집된 데이터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석하고 정리
한 지식을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다른 나라의 경제
력, 군사력과 함께 정치에 관하여 특정한 평가가 내려진 자료를
뜻하는, 다시 말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보를
말하는 인텔리젼스(intelligence)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해 온 탓
에, 인포메이션이 주요 사회자본이 되는 사회인 정보화사회에
진입해 있으면서도 아직도 구시대의 잔재인 인텔리젼스를 떠올
리면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정보화사회는 그 동안 인텔리젼스가 중심이던 사회에서
자유로운 유통을 통해 사회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포메이
션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의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러한 변화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나
라가 정보화사회의 필수적 요인 중 하나인 정보기기의 보급은
매우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으면서도 정작 이러한 사회기반시설
의 확충에 따라 자유롭게 유통되어야 할 정보 자체의 생산, 축
적은 지지부진하다. 최근 한국전산원이 펴낸 <97 국가정보화
백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의 정보화수준은 1995년 기준으
로 할 때 미국의 13.8%, 유럽연합의 20%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1988~1995년의 8년간 연평균 정보화 성장률은 40.2%로 세계에
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994년 한햇동안 종합정
보통신망(ISDN)이 130% 성장한 것을 비롯해, 인터넷(150%) 휴
대폰(86%) 무선호출(150%) 등의 폭발적 이용 증가에 힘입어 주
요 선진국의 두 배 가까운 90%의 정보화 성장률을 기록함으로
써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차츰 줄여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작 이러한 정보사회의 기반시설은 충실하게 구축되고 있지만,
이러한 기반시설을 통해 부지런히 유통되어야 정보들을 담고 있
는 데이터베이스산업 등에서는 아직도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베이스 등이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
는다면 정보기반시설들은 그 유용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이러한 현실을 두고 고속도로와 그 위를 달릴 대형트럭들은 많
은데, 정적 싣고 달릴 생산품이 없다고들 하는 것이리라. 이제
우리는 제대로 된 정보화사회로 들어서기 위해 이러한 유용한
정보자체의 생산과 보급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느 회사에서 처음으로 직원
들에게 컴퓨터를 주었다고 한다. 컴퓨터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던 차에, 직원이 컴퓨터가 설치하고 전원
을 넣자마자 사장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거, 정보라는
것 좀 꺼내봐". 지금은 이런 분이 안 계시겠지만, 정작 우리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정보화는 이런 수준일지도 모른다. 컴퓨터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니까 컴퓨터가, 아니면 전화기
가 정말 무슨 도깨비 방망이가 되는 양, 이리 저리 휘두르면서
주문을 외우고 있다. "정보야 나오너라 뚝딱!" 그러나 정보는 도
깨비 방망이로 두드리면 나오는 그런 환상 속의 물건이 아니다.
정보는 오랜 시간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축적되어온 지식이고
자산이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또는 미래 정보화 사회를 지탱하게 될 자본으로서의 정보는 일
정한 목적 하에 광범위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가공해서 일정한
방식으로 저장해 둔 특정 데이터베이스가 먼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기들은 이렇게 축적된 정보들을
일정한 검색방법으로 필요한 내용의 정보를 선별하고 이를 모아
전해주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도
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싶다면 사전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만
들어 두어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통용되는 데이터베이스
는 1996년 8월말 현재 1,616개인데 이중 일상생활이나 경제산업
관련에 약 90.7%가 치중되어 있어, 기타 분야, 특히 학술분야에
서의 데이터베이스는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얼마 전부터 언론
사를 중심으로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에서는 앞서자는 구호
를 내걸고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는 아직도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좋은 데이터베이스는
오랜 시간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초
기에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에서 이를 담당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정부에서는 행정정보화, 교육정보화 등 대규모 정
보화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일부 사업은 이미 완성되어 모든 국
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국민 대다수는 정보화
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고, 또 어떻게 각자 준비를 해나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 국
민들의 정보의식과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높이는 일이 매우 중
요하다. 결국 정보화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찌 되었든 국
민 개개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보화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보를 다루는 능력
이 절대 필요하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정보를 잘 다루며 살아
갈 수 있을까? 첫 번째는 모든 것을 정보화하려는 의식을 가지
고 계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직접 만드는 습관을 가져야 한
다. 예를 들어, 지금은 명함을 그냥 주고받고 나면 끝나는지 모
르지만 앞으로 이를 정보로 잘 활용해 보기로 했다고 하자. 그
렇다면 상대방의 이름이나 직함, 전화번호 등이 적힌 명함을 받
는 것으로 끝나지 말고 명함을 받은 날, 장소, 왜 그 사람을 만
났는지, 만나서 한 이야기는 무엇인지, 그 사람과는 앞으로 어떤
수준의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인상이라든가 하는 것들을 꼼꼼
하게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이를 정보화 하면 아주 훌륭한 인
물정보데이터베이스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작업을 도
와주는 간편한 컴퓨터 프로그램도 많다. 이렇게 매번 사람을 만
날 때마다 꼼꼼하게 정보를 구하고 이를 축적해 둔 사람이라면
나중에 좋은 도깨비 방망이 하나를 가진 셈이 될 것이다. 책에
관한 정보도,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정보도 이런 식으로 정리해
서 축적해 둔다면 정보는 놀라운 자본이고 힘이 될 수 있다. 이
미 이러한 것들은 좋은 사업이 되고 있다. 컴퓨터 통신을 통한
IP 사업이 그것으로 요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사업 중하나이
다. 모든 것은 정보가 될 수 있고, 정보가 되는 것은 모두 자본
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정보화시대의 매력이
기도 하다. 두 번째로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기 사용에 관심
을 가져야 한다. 최근에는 정보를 알거나 가지고 있는 것
(Know-what)보다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Know-where)를 잘
아는 사람이 유리한 시대이다.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점차 정보
가 많아서 정보과잉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 한 개
인이 모든 정보를 다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무의미하다. 대
신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가를 잘 찾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이렇듯 정보의 소재를 파악
하고 그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끄집어 낼 수 있는 것도 정보관
리를 잘 하는 방법 중하나이다. 앞으로 각광받을 새로운 직업
중 하나인 정보검색사들은 바로 이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정보요
구를 해결해 주는 전문가이다. 소유의 개념에서 활용의 개념으
로 바뀌고 있는 정보화시대의 특성에 따라 이제 있는 정보를 잘
활용하기 위한 기술습득은 매우 필요한 관리기술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 컴퓨터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자주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제 휴가철인데 어디를 갈까, 어떻게 갈까,
숙박은 어떻게 해결하지 하는 등등의 의문점은 이제 대부분 컴
퓨터통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얼마나 놀라운 세상인가. 다만
직접 정보기기를 사용해서 무한한 정보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
기만 하면 된다.

언젠가 정말 도깨비 방망이 같은 컴퓨터가 나와 원하는 주
문을 외우고 뚝딱하면 필요한 정보가 튀어나오는 그런 세상이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
런 세상이 그냥 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양질의 정보들, 잘 만
들어진 데이터베이스들, 정보들이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는 정
보통신기반시설의 확충 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
과 돈, 인력이 들어가야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를 직접 생산하고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개개인들이 뚜
렷한 정보의식을 가지고 이를 잘 관리하는 자세와 실력이다. 그
러한 것들이 구비되어야만 지금 정보화를 둘러싼 수많은 우려들
을 극복하고 꿈같은 정보화사회, 앉은자리에서 여행도 가고, 보
고 싶은 영화를 아무때나 보고, 멀리 있는 친지와 전화를 나누
고,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지 않아도 책을 볼 수 있는 그런 시대
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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