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도서관계> 97.3월호에 실릴 제글입니다.
여기다 먼저 올려도 되겠지요?
--------------------------------------
<도서관인의 책읽기>
전공서적을 읽자
甲 : 혹시 셰라의 '도서관학의 사회학적 기반'이란 책 읽어봤어요?
乙 : 아니요, 그런데 그게 무슨 책인데요
물론 가상의 대화가 아니다. 후배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가끔은 현장의
사서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지만, 대답은 대체로 읽어본 적이 없다거
나 아예 셰라가 누구인지 그런 책이 언제 나온 것인지조차 제대로 알
지 못하고 있다. 그럼 다른 사람을 예를 들어보자. 얼마전 타계하신 분
들 중에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오래 가르치셨던 故 김세익 교수님이
쓰신 '도서 ·인쇄·도서관사'는 혹시 읽어 보았을까? 이 질문에도 별
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럼 아예 란가나단이 쓴 '도서관학의 5
법칙' (The Five Laws of Library Science)는 읽어 보았을까? 도서관
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지금 문헌정보학을 배우는 사람이나 누구나 란
가나단은 알고 그가 말했다고 하는 다섯가지 법칙은 다 알고 있다. 그
러나 정작 다섯 줄의 법칙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과연 란가나단은 왜
도서관을 성장하는 유기체라고 말하였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
지 돌아보게 된다. 물론 란가나단의 책은 본인도 읽어보지 못했다. 몇
백 쪽이 넘는 영어로 쓰여진 원서를 볼 수 있는 능력도 없거니와 그
책을 읽어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다만 오래 전부터 누군가 그것을 번
역해 주면 읽어보고 싶다는 바램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란가나단의 책
은 일본에서는 이미 1981년에 번역되어 나와, 아마도 일본의 도서관인
들은 원하면 누구나 란가나단의 생각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도서관인의 책읽기에 관해서는 <전공서적을 읽자>라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보통 도서관인들은 도서관운영과 실제적인 내용을 책임져
야 하는 전문가라고들 한다. 전문가들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확실한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이론적 지식과 도서관 현장에서의 경험이 잘 조화
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제대로 전문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면에는 대부분의 도서관인들에게서 이렇듯 이론과 현장경험이
충분하게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도
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전공분야에
관련한 새로운 지식이나 이론을 습득하는데 별반 노력을 기울이지 않
는 것 같다. <도서관계>에서도 매월 4-5권의 새로운 책들을 '도서관인
의 서가'에 소개하고 있는데, 소개하는 사람의 주관성을 감안한다 하더
라도 그 중 한 두권은 읽어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가끔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지속적으로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현장의 문제들이 별반 이론적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은 문제
들이라서 그럴까? 그러나 대부분의 도서관인들은 이 점에 있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이 담당하고 있거나 업무에 필
수적인 분야인 출판, 독서, 정보 및 관련 기술 등의 분야가 수시로 변
화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한다면, 우리도 부지런히 이러한 변화를 담고
있는 책이나 논문들을 읽어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지 않고
서야 어찌 변하는 시대를 도서관에 담아 둘 수 있겠는가? 또한 도서관
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에 대한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면, 도서관
이 이 사회에서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런 이유로 필자는 지
난 번 글에서는 도서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이
해와 분석을 위한 책읽기를 권한 바 있다. 또한 같은 이유로 이제 그러
한 도서관의 주요한 내용성을 제대로 도서관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도서관 업무와 관련한 이론과 기술에 관한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야 한
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공서적을 읽자, 부지런히 도서관
에 관련한 책들을 찾아 읽자!
전공서적을 읽기는 하지만 무엇을 읽을 것인가는 또한 문제점이다. 우
선은 전공서적 중에서 고전을 찾아 읽어야 한다. 우리는 많은 경우 배
움의 시간동안 과연 도서관이 뭐하는 곳인지, 도서관인 중 하나인 사서
는 또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앞으로 우리가 업무를 해 나갈 때,
우리가 흔들림없이 지켜나가야 할 원칙이나 직업적 입장은 무엇일까,
아니면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확실한 해결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등등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책들은 무엇일까? 우
린 통상 그러한 책들을 고전이라고 부르고 대접을 한다. 우리 도서관인
들에게도 그러한 고전이 있을 것이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책들이 대체
로 이 시대에 도서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아야 할 책들이라
고 평가되고 있는 책 중 일부이다 (물론 이러한 평가에 대해 절대적으
로 부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
인 견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이러한 개인
적 평가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견해를 제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
행스러운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직 모두가 공감하는 범주 내에서 인정
되고 있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책들이 많지 않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대학원에서 매년 발간하고 있는 '학기논고집' 제7
호(1997.2)을 보니까 참고할 만한 내용이 나와있다. 박사과정 중인 이용
재 씨가 쓴 글 '기본을 찾아 떠나는 여행 : 한국문헌정보학 연구와 외
국텍스트 번역의 문제'에 보니까 학과에서 문헌정보학의 기본텍스트에
속하는 책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논의한 바 있고, 결국 기본텍스트에
속하는 저작들은 핵심적(eddential)인 것이어야 하며, 균형적(balanced)
인 것이어야 하고 구조적(structural) 성격을 띠는 저작이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몇 권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그 목록을 살펴보니까 위에서
언급한 란가나단의 책을 포함해 학생 때 한번 �선어볼 기회가 있었던
버틀러(Butler)의 'An Introduction to Library Science' 같은 책도 있
고, 1993년 나온 해리스(Harris) 등의 'Into the Future : The
Foundations of Library and Information Services in the
Post-Industrial Era'같은 책도 있다. 이 선정목록에는 모두 10권의 책
이 들어있는데, 언뜻 아직 우리 도서관 현장이나 학계에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다. 이러한 책들이 과연 우리들에게 기본 텍스트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좀 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현장에 속한 사람으로
서는 빠른 시일 안에 잘 번역된 책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소
한 도서관인이라면 누구나 읽어 보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책들
이 여태 우리말로 번역되지 못한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란가나단의 5법칙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그가 쓴 책
을 읽어볼 수 없는 현실이 계속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전공서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고전에 속하는 것만 읽을 수는 없다.
최신의 이론과 기술이 담겨 있는 책들도 많이 읽어야 한다. 요즘같아서
는 전산화에 관련한 책들이 꽤 인기가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우리 도
서관들에서 찾아보면 MARC에 관한 책들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은 대부분 최신성을 가지고 있는 학술지 등
에서 구하겠지만, 아무래도 빈약하게 생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러한 보다 세분된 분야의 전문서적들이 많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학계
보다는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에게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풀어내려는 노력이 더 요구되는 것이다. 이 부분
도 앞으로의 과제로 설정하면서, 이제 실제로 도서관을 운영하는 관리
층도 전문사서직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현장에서 이러한
전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제적인 책들이 많이 생산되고 또한 읽혀
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어
떤 경우에도 자기 업무에 관련한 분야의 책이나 논문 등은 빠짐없이
읽고 분석하고 의견을 달아 또다시 공공의 토론을 붙이는 적극적인 책
읽기가 절실히 요구된다. 그럼으로써 앞으로 우리들의 책상에 위에 언
급한 고전들에 더하여 분야별로 읽어야 할 전문도서들의 목록이 함께
놓여져 있어야 한다. 이것은 여타의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일반인
들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시급히 우리 스스로 해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읽어야 하고, 도서관에서 전문서적을 읽고, 또 새로
운 내용을 더해가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자주 발견되기를 바래본다.
끝으로 필자의 생각에 기회가 되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책들을 순서없이 적어본다. 물론 좀 오래된 책들이 많다. 그러나 도서
관 자체가 이미 오래된 사회의 산물이며, 시대를 꿰뚫는 원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 년, 수십년의 간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듯 싶다.
덧붙여 전공서적을 읽고 그것으로 각자 개인서가를 채워나가자고 주장
한다. 전문서적은 우리들이 사서 읽어야 하며, 그러한 구체적인 관심과
평가가 다시 책을 쓰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쓰고, 사서
읽고, 다시 쓰고... 이것이 바로 전문가들의 책읽기의 전형이 되어야 하
지 않을까?
김세익, 도서 ·인쇄·도서관사 (서울 : 종로서적, 1992)
L.A. Sheim 저, 김정근 등역, 발전도상국의 도서관 (서울 : 한국도서관
협회, 1970)
J.H. 셰라 저, 윤영 옮김, 도서관학의 사회학적 기반 (서울 : 구미무역
출판부, 1984)
최성진, 도서관학 통론 (서울 : 아세아문화사, 1991)
정필모, 도서관문화사 (서울 : 구미무역출판부, 1991)
小創親雄 저, 박영희 역, 미국도서관사상의 연구 (서울 : 아세아문화사,
1991)
A. 헷셀, 서양도서관사 (서울 : 한국도서관협회, 1983)
백린, 한국도서관사 연구 (서울 : 한국도서관협회, )
B. Usherwood 저, 오동근 역, 정보사회와 공공도서관 (서울 : 한국도서
관협회, 1996)
1997.2.21. 이용훈
여기다 먼저 올려도 되겠지요?
--------------------------------------
<도서관인의 책읽기>
전공서적을 읽자
甲 : 혹시 셰라의 '도서관학의 사회학적 기반'이란 책 읽어봤어요?
乙 : 아니요, 그런데 그게 무슨 책인데요
물론 가상의 대화가 아니다. 후배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가끔은 현장의
사서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지만, 대답은 대체로 읽어본 적이 없다거
나 아예 셰라가 누구인지 그런 책이 언제 나온 것인지조차 제대로 알
지 못하고 있다. 그럼 다른 사람을 예를 들어보자. 얼마전 타계하신 분
들 중에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오래 가르치셨던 故 김세익 교수님이
쓰신 '도서 ·인쇄·도서관사'는 혹시 읽어 보았을까? 이 질문에도 별
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럼 아예 란가나단이 쓴 '도서관학의 5
법칙' (The Five Laws of Library Science)는 읽어 보았을까? 도서관
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지금 문헌정보학을 배우는 사람이나 누구나 란
가나단은 알고 그가 말했다고 하는 다섯가지 법칙은 다 알고 있다. 그
러나 정작 다섯 줄의 법칙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과연 란가나단은 왜
도서관을 성장하는 유기체라고 말하였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
지 돌아보게 된다. 물론 란가나단의 책은 본인도 읽어보지 못했다. 몇
백 쪽이 넘는 영어로 쓰여진 원서를 볼 수 있는 능력도 없거니와 그
책을 읽어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다만 오래 전부터 누군가 그것을 번
역해 주면 읽어보고 싶다는 바램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란가나단의 책
은 일본에서는 이미 1981년에 번역되어 나와, 아마도 일본의 도서관인
들은 원하면 누구나 란가나단의 생각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도서관인의 책읽기에 관해서는 <전공서적을 읽자>라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보통 도서관인들은 도서관운영과 실제적인 내용을 책임져
야 하는 전문가라고들 한다. 전문가들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확실한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이론적 지식과 도서관 현장에서의 경험이 잘 조화
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제대로 전문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면에는 대부분의 도서관인들에게서 이렇듯 이론과 현장경험이
충분하게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도
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전공분야에
관련한 새로운 지식이나 이론을 습득하는데 별반 노력을 기울이지 않
는 것 같다. <도서관계>에서도 매월 4-5권의 새로운 책들을 '도서관인
의 서가'에 소개하고 있는데, 소개하는 사람의 주관성을 감안한다 하더
라도 그 중 한 두권은 읽어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가끔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지속적으로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현장의 문제들이 별반 이론적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은 문제
들이라서 그럴까? 그러나 대부분의 도서관인들은 이 점에 있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이 담당하고 있거나 업무에 필
수적인 분야인 출판, 독서, 정보 및 관련 기술 등의 분야가 수시로 변
화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한다면, 우리도 부지런히 이러한 변화를 담고
있는 책이나 논문들을 읽어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지 않고
서야 어찌 변하는 시대를 도서관에 담아 둘 수 있겠는가? 또한 도서관
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에 대한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면, 도서관
이 이 사회에서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런 이유로 필자는 지
난 번 글에서는 도서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이
해와 분석을 위한 책읽기를 권한 바 있다. 또한 같은 이유로 이제 그러
한 도서관의 주요한 내용성을 제대로 도서관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도서관 업무와 관련한 이론과 기술에 관한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야 한
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공서적을 읽자, 부지런히 도서관
에 관련한 책들을 찾아 읽자!
전공서적을 읽기는 하지만 무엇을 읽을 것인가는 또한 문제점이다. 우
선은 전공서적 중에서 고전을 찾아 읽어야 한다. 우리는 많은 경우 배
움의 시간동안 과연 도서관이 뭐하는 곳인지, 도서관인 중 하나인 사서
는 또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앞으로 우리가 업무를 해 나갈 때,
우리가 흔들림없이 지켜나가야 할 원칙이나 직업적 입장은 무엇일까,
아니면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확실한 해결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등등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책들은 무엇일까? 우
린 통상 그러한 책들을 고전이라고 부르고 대접을 한다. 우리 도서관인
들에게도 그러한 고전이 있을 것이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책들이 대체
로 이 시대에 도서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아야 할 책들이라
고 평가되고 있는 책 중 일부이다 (물론 이러한 평가에 대해 절대적으
로 부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
인 견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이러한 개인
적 평가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견해를 제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
행스러운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직 모두가 공감하는 범주 내에서 인정
되고 있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책들이 많지 않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대학원에서 매년 발간하고 있는 '학기논고집' 제7
호(1997.2)을 보니까 참고할 만한 내용이 나와있다. 박사과정 중인 이용
재 씨가 쓴 글 '기본을 찾아 떠나는 여행 : 한국문헌정보학 연구와 외
국텍스트 번역의 문제'에 보니까 학과에서 문헌정보학의 기본텍스트에
속하는 책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논의한 바 있고, 결국 기본텍스트에
속하는 저작들은 핵심적(eddential)인 것이어야 하며, 균형적(balanced)
인 것이어야 하고 구조적(structural) 성격을 띠는 저작이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몇 권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그 목록을 살펴보니까 위에서
언급한 란가나단의 책을 포함해 학생 때 한번 �선어볼 기회가 있었던
버틀러(Butler)의 'An Introduction to Library Science' 같은 책도 있
고, 1993년 나온 해리스(Harris) 등의 'Into the Future : The
Foundations of Library and Information Services in the
Post-Industrial Era'같은 책도 있다. 이 선정목록에는 모두 10권의 책
이 들어있는데, 언뜻 아직 우리 도서관 현장이나 학계에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다. 이러한 책들이 과연 우리들에게 기본 텍스트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좀 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현장에 속한 사람으로
서는 빠른 시일 안에 잘 번역된 책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소
한 도서관인이라면 누구나 읽어 보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책들
이 여태 우리말로 번역되지 못한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란가나단의 5법칙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그가 쓴 책
을 읽어볼 수 없는 현실이 계속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전공서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고전에 속하는 것만 읽을 수는 없다.
최신의 이론과 기술이 담겨 있는 책들도 많이 읽어야 한다. 요즘같아서
는 전산화에 관련한 책들이 꽤 인기가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우리 도
서관들에서 찾아보면 MARC에 관한 책들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은 대부분 최신성을 가지고 있는 학술지 등
에서 구하겠지만, 아무래도 빈약하게 생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러한 보다 세분된 분야의 전문서적들이 많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학계
보다는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에게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풀어내려는 노력이 더 요구되는 것이다. 이 부분
도 앞으로의 과제로 설정하면서, 이제 실제로 도서관을 운영하는 관리
층도 전문사서직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현장에서 이러한
전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제적인 책들이 많이 생산되고 또한 읽혀
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어
떤 경우에도 자기 업무에 관련한 분야의 책이나 논문 등은 빠짐없이
읽고 분석하고 의견을 달아 또다시 공공의 토론을 붙이는 적극적인 책
읽기가 절실히 요구된다. 그럼으로써 앞으로 우리들의 책상에 위에 언
급한 고전들에 더하여 분야별로 읽어야 할 전문도서들의 목록이 함께
놓여져 있어야 한다. 이것은 여타의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일반인
들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시급히 우리 스스로 해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읽어야 하고, 도서관에서 전문서적을 읽고, 또 새로
운 내용을 더해가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자주 발견되기를 바래본다.
끝으로 필자의 생각에 기회가 되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책들을 순서없이 적어본다. 물론 좀 오래된 책들이 많다. 그러나 도서
관 자체가 이미 오래된 사회의 산물이며, 시대를 꿰뚫는 원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 년, 수십년의 간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듯 싶다.
덧붙여 전공서적을 읽고 그것으로 각자 개인서가를 채워나가자고 주장
한다. 전문서적은 우리들이 사서 읽어야 하며, 그러한 구체적인 관심과
평가가 다시 책을 쓰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쓰고, 사서
읽고, 다시 쓰고... 이것이 바로 전문가들의 책읽기의 전형이 되어야 하
지 않을까?
김세익, 도서 ·인쇄·도서관사 (서울 : 종로서적, 1992)
L.A. Sheim 저, 김정근 등역, 발전도상국의 도서관 (서울 : 한국도서관
협회, 1970)
J.H. 셰라 저, 윤영 옮김, 도서관학의 사회학적 기반 (서울 : 구미무역
출판부, 1984)
최성진, 도서관학 통론 (서울 : 아세아문화사, 1991)
정필모, 도서관문화사 (서울 : 구미무역출판부, 1991)
小創親雄 저, 박영희 역, 미국도서관사상의 연구 (서울 : 아세아문화사,
1991)
A. 헷셀, 서양도서관사 (서울 : 한국도서관협회, 1983)
백린, 한국도서관사 연구 (서울 : 한국도서관협회, )
B. Usherwood 저, 오동근 역, 정보사회와 공공도서관 (서울 : 한국도서
관협회, 1996)
1997.2.21. 이용훈
'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줄서기 (0) | 1997.03.02 |
|---|---|
| ][ [벤허]를 보고... (0) | 1997.03.02 |
| ][ [560/관련] 사서협회 회비는... (0) | 1997.02.28 |
| ][ [4448/관련] 정겨움을 느낍니다 (0) | 1997.02.28 |
| ][ 비가 오시네.... (0) | 1997.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