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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 한국의 도서관문제에 대하여 - 4


3. 도서관 자료는 건강한가

3.1. 도서관은 4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자료,시설,사서, 그
리고 제4의 요소인 이용자그룹이다. 먼저 도서관 자료문제를 생
각해 본다. 이 부분에서는 위에서도 언급한 김정근 교수의 『한
국의 대학도서관,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도서관인들이 자신들을 스스로 전문직이라고 말하고 또 이용자
들에게 전문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
이 바로 <장서>라고 하는 도서관자료다. 도서관은 자료를 모아
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인 만큼 도
서관 활동의 기반이 되는 장서는 아주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
다. 그래서 잘 갖추어진 장서는 도서관인들의 '직업적 힘'이 된
다고 말한다. 우리가 여타의 전문직들과 같은 수준으로 전문직
임을 강조하고자 한다면 누가 보아도 잘 구성된 장서를 가져야
한다.

3.2. 그러나 대부분의 도서관들의 장서는 과연 우리의 직업적
힘이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많은 이용자들이 도서
관에 가면 찾고자 하는 자료가 없다는 불평을 한다. 이런 점에
대해 도서관인도 할말은 많다. 우리나라는 출판수준으로 보면
세계 10대국 안에 드는 출판선진국이다 (내용면으로도 그런가
는 따지지 않는다) 그러나 도서관의 자료구입비는 말하기도 창
피한 수준이다. 1년에 몇십만원의 자료구입비를 가진 도서관도
버젓이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다 갖출 수 있겠는가? 맞는 말이다. 오히려 쥐꼬리만한
자료구입비로 이정도라도 갖춘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
야 한다는 말도 맞다. 이곳저곳에 기웃거리며 책을 구해서 겨우
도서관장서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세한 이용자들
의 요구에 응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도서관은
예산부족이라는 막강한 이유 하나를 확보한 셈이다. 최근 보도
에 의하면 부산에서는 시교육청과 구청이 서로 공공도서관운영
을 하지 않으려는 한다고 한다. 이유는 도서관운영은 돈만 들어
가고 수익성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큰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예산지원이 적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공공도서관들은 어떻게 될는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을까. 출판사들도 경영의 어려움을 들어 도서관 등에 대한 기
증을 줄이고 있다. 돈을 주고서라도 자료를 사려해도 예산이 없
고, 기증 등으로 자료를 채우려고 해도 주려는 사람들은 줄어들
고..... 도서관의 네 기둥 중 하나인 충실한 <장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위기에 처해있다.

3.3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것을 믿고 다시금 생각해
보자. 위 부산의 경우, 부산시청과 영도구가 태종대공원 관리권
을 두고는 서로 가지려고 다투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곳
을 관리하면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익이 생기는 일
이라면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관도 수익이 생
기는 기관이라는 것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 1983년 미국의
한 도서관인은 행정부에서 자꾸 예산을 줄이려 하자 도서관 활
동에 전부 가격을 매기고 이용자들에게 이용료를 부가하자고
했다. 그러면 사람들이 도서관 활동이 그저 별 노력없이도 이루
어지고 자신들이 도서관을 통해 이용자는 자료들이 결코 '공짜'
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지적
이라고 생각된다. 도서관활동도 경제성이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 더이상 공원을 운영하는 것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라는 단순한 생각은 하지 못하게 될 것이
다.그런 연후에 당당하게 도서관예산을 확보하고 그 예산으로
보다 나은 장서구성을 해야한다. 이제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도서관도 가만히 앉아서 나오는 예산으로 살림을
꾸리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예산
도 확보하고 활동에 스폰서도 구해야 한다. 지방의회에 가서 도
서관활동을 설명하고 의원들을 설득해서 도서관에 충분한 예산
을 배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정치적인 능력이 있는 도서
관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