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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생각해 봅시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도서관계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번호5날짜2005년 03월 05일 18시 41분
이름이용훈(blackmt) 조회수31
제목[생각해 봅시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도서관계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난 1월, 국가보안법 폐지 노력이 더욱 강렬해 지고 있는 때에..

문동섭 선생이 올리브에 올린 글을 보고

(http://olib.net/bbs/bbs.htm?dbname=B0014&mode=read&seq=381)

우리 도서관과 사서들도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문 선생에게 부탁해서 작성한초안에 제가 조금 의견을 더해서

아래와 같은 성명서 초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러나그 초안을 아직 공식적으로 공론에 붙이지 못했습니다.

컴퓨터 안에 잠자고 있길래, 쓰던 말던 그냥 여기에 올려봅니다.

그냥 조금은 잊고 있었던 것이라 다시 한 번 생각을 펼쳐 보았으면 해서..

아직 법이 폐지된 것이 아니니 여전히 진행형 일인지라..

며칠만 함께 생각해 봅시다.

<이건초안이니까 절대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마십시오.>

<성 명 서>


국민들의 '정신적 자유'와 '도서관의 가치'를 훼손하는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라!

도서관과 도서관인은 국가보안법이 없는 시대를 만드는데 앞장서자!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들에게 주권과 권력이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을 세우고 지키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이 헌법에서 제시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국민들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를 구체화한 것이 출판과 의사표현의 자유와 같은 것들이다. 즉 모든 국민이 자유로운 사유와 탐구를 할 수 있는 '정신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며, 이에 어떠한 규제와 억압도 받지 않아야만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개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아무런 제한없이 표현하고, 이를 사회가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다. 이렇듯 자기 주권에 근거한 자유로운 사유와 의사표현, 토론과 합의의 과정은 민주주의의 핵심이자 표현방식이다. 이를 제한하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결국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며, 국민들의 주권과 권력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동안 '반공'과 '국가안보유지'라는 미명하에 국민들의 '정신적 자유'를 제한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사상과 이념의 표현을 제한하고 이를 폭력적 방식으로 막아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불온한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심지어 그러한 내용을 담은 책은 '불온서적'으로 낙인찍어 이를 소지하거나 읽는 국민들을 처벌하는 억압을 자행해 왔다. 이러한 반민주적, 반헌법적 행태가 21세기를 달리는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고, 그 정당성마저 부여받고 있다. 그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은 바로 '국가보안법'으로 가능했다.


사상과 양심, 알 권리와 표현의 권리와 같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는 전통적으로 도서관을 통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은 그러한 자기의 사회적 존재의의를 전혀 구현하지 못했다. 물론 모든 것을 국가보안법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오랜 시간 국가보안법은 사유와 탐구의 장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국민들의 '정신적 자유'를 제한하고, '도서관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일제시대부터 우리 도서관들에게 강요되어 온 부정적인 가치와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도서관을 국민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부질없이 권력유지의 기관으로 전락시켰던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을 넘어 진정 모든 국민들이 자유로운 사상의 자유를 바탕으로 주권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다양한 사상의 융합으로 통해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우리 도서관과 도서관인들도 시대의 참다운 책무를 인정하고 앞으로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과 토론의 마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은 그 동안 자기책무를 소홀히 한 우리들의 반성을 전제한다. 이제 우리 도서관과 도서관인들은 국가보안법의 시대를 넘어 참다운 사상과 양심,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권리를 보장하는 뜨거운 사상의 토론장이고, 새로운 사상과 사회적 통합, 평화가 어우러지는 용광로와 같은 도서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에 우리의 뜻과 의지를 밝히고, 2005년 새 봄이 오기 전에 반드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우리들의 강산에 아름다운 자유의 꽃들이 만발하도록 할 것이다.


도서관의 입장에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보안법은 국민들의 지적자유 침해하고 있다.

도서관은 국민들에게 전 주제 분야에 걸쳐 포괄적인 자료제공을 해야 하며, 사회 다수뿐만 아니라 소수들이 원하는 자료도 제공해야 한다. 즉 도서관은 모든 국민들의 지적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고 존중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보안법이 규정한 틀 안에서만 자료를 수집, 제공해 왔다. 이는 자료접근에 대한 국민들의 자유와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 국민들의 지적자유를 침해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둘째, 국가보안법은 도서관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저해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그동안 이른바 '자유주의 진영'에서 통용되고 있는 이념과 사상을 '선', 그 외에 사상과 이념은 '악'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국민들에게 강요하여 왔다. 이러한 강요는 도서관이 자료를 선정하고, 수집하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도서관 사서는 냉전적 사회분위기로 인해 자료선정에 있어 자기검열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도서관이 편향된 자료만 계속해서 축적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사서들의 습성은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즉 도서관은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객관성과 중립성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계속해서 사상의 편향성을 보여야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셋째, 국가보안법은 도서관을 냉전적 기관으로 만들고 있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남북화해무드가 조성되고,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의 남북한 경제교류 역시 활발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도서관은 국가보안법에 근거한 '특수자료 취급지침'에 의해 북한원전을 포함한 이념자료의 소장과 이용에 많은 제약을 받음으로써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자료제공을 못하고 있다. 이는 '햇볕정책'으로 상징되는 남북의 평화적 시대흐름에 반할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이해를 돕지 못한다는 점에서 도서관이 냉전적 기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처럼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한 도서관은 자료제공에 있어 여전히 유무형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국민들의 지적자유를 계속해서 침해할 수밖에 없다. 또한 도서관은 여전히 냉전적이고 사상의 편향성을 띤 기관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우리 도서관은 '정신적 자유'를 온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고, '도서관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 도서관인들은 국가보안법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열어갈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도서관인들은 일제시대로부터 시작된 어두운 그늘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민주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우선 우리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자기 검열의 부끄러운 역사를 벗어버리고, 도서관이 참다운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넘쳐나도록할 것이다. 또한 도서관 자원을 구성함에 오직 국민들의 요구와 필요, 시대와 역사적 책무에 따라야 하며, 더 이상 부당한 외부의 압력에 굴복한다는 부끄러운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이제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 설 것이다.이를 통해 도서관을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 드림으로써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우리 모든 도서관인들은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2005년 1월 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간절히 바라는

도서관과 도서관인 일동 (서명)


의견안성혁03-05이걸 반대하는 사람은 사서라는 직함 떼고 국정원에 문을 두드려야 하겠지요. 이 마음 다 바쳐 서명함.
의견김정규03-06절대공감! 성명서를 낸다면 저뿐 아니라 부산지역 도서관인들에게 서명받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의견전창호03-07뜻을 함께 합니다.
다만 아래의 몇 구절은 바꿨으면 합니다. (실은 '이제서야'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읽고 있습니다. ^^;)

일제시대 -> 일제강점기
도서관의 입장에서 -> 도서관의 처지에서
다양한 사상의 융합으로 통해 -> 융합을...
첫째, 국가보안법은 국민들의 지적자유 침해하고 있다. -> 지적자유를..
자료제공에 있어 -> 자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의견최진욱03-08창호가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