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대중화를 위한 방향설정
이천효 (동래여자전문대학 조교수)
1. 문제의 제기
도서관은 지식 축적 및 전달을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이다. 도서
관의 양질의 정보는 힘과 재화가 되기 때문에 나라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발전을 좌우한다. 그러므로 그 정보의 대중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처럼
정보의 중앙 집중 현상에서 탈피하고 정보의 공유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및 정보센타의 대중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1987년 11월 28일 국회에서 의결된 도서관법 개정 법률(법률 제3972
호)이 공포됨으로써 우리 나라 도서관의 새로운 마당이 열리게 되었다. 때
늦은 느낌은 있지만 이는 고도의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알맞은 조처라
할 수 있다. 개정 법률이 구법과 비교하여 볼 때 진일보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법률이란 하나의 문서에 지나지 않으므로 실질적 의미에서 개정 법
률의 집행이 도서관의 발전과 직결된다. 법률 만으로서는 도서관을 통한
정보 제공과 평생교육 그리고 문화발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여러 측면에
서의 상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도서관을 통한 정보 이용의 대중화를 이룩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들로
서는 (1) 도서관학 교육 과정 (2) 학자들의 현실 참여 (3) 독서 및 도서관
이용지도 (4) 도서관 및 정보 정책 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2. 사서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 과정
도서관학은 이론적 학문이라기보다는 실천적 학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천적 학문으로서의 도서관학은 본질적으로 이론적 학문에 의해서
증명된 진리를 바탕으로 사회적 유용성을 위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렇
기 때문에 도서관학이 시대적 상황 및 사회 구조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
록 교육 과정의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 4년제 도서관학 교육과정은 전체적으로 보아 모든 대학이
거의 대동소이하며, 전문대학 교육과정도 실습 및 기능 위주여야 함에도
아랑곳없이 4년제의 것을 그대로 이식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결
과 전문대학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실험 대학 및 조기 졸
업 제도의 실시로 대학의 이수 학점이 160학점에서 140학점으로 축소됨으
로써 도서관학과 학생들 역시 전공분야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학부에서 배우지 못한 지식은 대학원
이나 평생 교육을 통하여 얻을 수 있으므로, 도서관학과 학생들이 대학(원)
과정에서 도서관학 전문지식을 충분히 쌓는데에 필요한 기초 실력의 양성
이 교육 과정상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면 이러한 실력은
사서가 정보를 수집, 가공, 처리하는 데에 기본적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사서의 자질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학은 크게 네 가지 영역 곧 (1) 분류.목록학 (2) 서지학 (3) 도
서관 경영학 (4) 정보학 등으로 나뉘어진다. 분류목록학과 서지학은 도서관
학의 독자적 영역인 데에 견주어 도서관 경영학과 정보학은 다른 학문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도서관학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학이
기술적 영역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에 반하여 철학적 이론의 부족현상은 하
나의 쟁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라
고 생각된다.
도서관학자들이 도서관학의 철학적 연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정필모 교수는 "도서관학의 새로운 체계 : 문화 창달의 경험적 방
법론의 전개"라는 논문에서 도서관학 연구를 철학적 연구, 역사적 연구, 봉
사 체계 연구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여기에서 철학적 연구를
통하여 어떻게 문화창달의 원리와 체계를 수립할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
이론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김정소 교수는 "도서관학의 학문적 성격과 체
계화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도서관학이 철학적 역사적 연구 방법의
도입으로 학문적 성장을 이룩하였지만, 이로 말미암아 곧 도서관학의 철학
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도서관학의 철학적 연구에 대
한 구체적 이론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서관의 사회, 봉사, 역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철학적 연구는 거의 행하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철학은 단지
사변적 논리에 머물지 않고 사회과학의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회과학의 한 분야인 도서관학의 철학적 이론을 이용하여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더욱이 도서관학에 있어서 철학적 영
역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도서관학 영역 중 철학적 이
론의 엄연한 존재에도 아랑곳없이 도서관학자들이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철
학적 인식 및 능력의 부족으로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이룩하지 못
하였다.
도서관학에 있어서 철학적 이론을 전개하는 방법으로서 첫째 모든 학
문의 기초가 되며 특히 인문 사화과학에 있어서 필수적인 논리학이나 인식
론 등과 같은 철학 교과목의 개설, 둘째, 도서관학 중 철학적 이론 전개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분석 연구함으로써 도서관학이 단지 기술에 지
나지 않는 것이라는 일반적 관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도서관학으로 규명
할 수 없는 한계성을 철학적 이론 전개에 의한 극복 등을 들 수 있다.
철학은 진리에 대한 실증 분석적 이론 규명의 계발적 요구에서 발생한
것이다. 논리학은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으로서 이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므
로 철학이나 학문 일반의 지침이 된다. 인식론은 가치론 및 존재론과 더불
어 철학의 주요 기반이다. 진리 곧 참이치의 앎에 대한 이론이 인식론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지식의 총량을 다루는 도서관학이 과연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논리학, 인식론 등과 같은 철학 교과목의 개
설은 도서관학에 본체론적(本體論 的철)학성을 심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
가 될 수 있다.
정필모 교수의 "문헌분류법", 김정소 교수의 "자료분류론", 김명옥 교
수의 "자료분류법" 등과 같은 문헌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분류학"
에 있어서 근본 바탕이 되는 학문 분류의 철학적 이론의 중요성을 인정하
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 이론 전개가 매우 부족하다. 또 쿠마르
(K. Kumar)의 "Theory of classification"은 다른 문헌과는 달리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의 학문 분류를 개괄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럴지라도 근본적으로 도서관 분류의 철학성보다는 역사성을 강조함으로
써 "분류학"의 철학적 이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칸트는 "분석론
"에서 예술의 분류, 예술과 자연, 천재, 유무어 등과 같은 주제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쇼펜하우어도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 제3권에서 예술적
천재를 미적 경험을 가지는 능력으로 정의하면서 마지막으로 예술을 분류
하고 질서 지우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분류학"이론의 실제 적
용 분야인 예술 분류의 경우 사서들이 이러한 철학자들의 예술 분류에 대
한 이론을 충분히 인식한 뒤 실제 분류에 적용시킴으로써 비로소 바람직한
예술 분류 작업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사서들이 여러 철학자들의 학문 분류에 대한 이론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문 분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자료 분류의 체계성을 확립하여 도서관
에서 실제 적용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
류학"에 있어서 철학적 이론 전개의 미흡함은 단순히 여기에서 그치지 않
고 사서의 자질과 직접적으로 이어진다는데에 깊은 자각을 해야 할 것이
다.
도서관학자들이 "분류학"의 철학적 이론을 도외시한 채 자료분류를 할
때 분류기호와 형식 구분, 지리 구분 등과 같은 보조적 기호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분류학"이 전체적으로 기술학적 학문에 지나지 않다는 그릇
된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도서관학의 한 분야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독서 지도론"은
어떻게 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도서관학적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이론적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면 "독서 지도론"과 관련된
문헌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독서지도의 방법론적 문제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뿐이지 독서를 통한 정서 순화, 가치관 및 인생관의 확립,
독서 요법 등에 대한 분석적 원인 규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
명히 "독서지도론"의 한계성인 동시에 도서관학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하
여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도입은 물론 철학에 따른 이론적 규명이 구체적으
로 시도되어야 하겠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은 독서를 통한 사고 활동, 지각활동, 명
상활동으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며, 즐거움은 그러한 활동을 증진시킨다
고 한다. 그러므로 철학의 한 분야인 "미학"이론에 의하여 "독서"에 대한
분석적 원인 규명이 가능하므로 "독서 지도론"의 한계성을 극복 할 수 있
지 않을까 여겨진다. 왜냐면 "미학"은 미에 관한 학문이 아니라 감성적 지
각에 관한 학문으로서 삶의 의미를 밝히고 보다 나은 삶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독서를 통하여 아름다움이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순간만큼은 선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독서를 통하여 형성된 미는 절
대적 미로서 눈에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정신적 개념에 의해서 파악
된다.
한편 통계학, 경영 수학, 경영학, 노동 경제학, 법학, 행정학, 정책 결정
론, 컴퓨터 공학 등과 같은 교과목을 전공 필수 내지는 선택으로 유도함으
로써 도서관학에 이러한 이론을 도입 적용시키는 데에 필요한 正視 眼目을
넓힐 수 있어야 하겠다. 이것은 정상적 교육을 통하지 않고서는 개인적으
로 해결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보아진다.
3. 도서관학자의 현실 참여
그 동안 우리 나라 도서관이 양적인 팽창을 거듭해 왔다면, 지금 일어
나고 있는 여러 가지 변화는 도서관의 질적인 내용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
서 우리 국민은 어느 때보다도 도서관학자가 이 과정에 적극 참여해 주기
를 바라고 있다. 도서관학자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
의 연구 결과가 일반 국민의 정보 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과 다르다. 지금과 같은 시대적 상황 및 사회 구조의 변화기
를 맞아 도서관학자가 침묵을 깨기를 기대하는 것은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
라 우리 나라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확고한 목표 설정을 위해서도 필요하
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도서관학자들은 다른 분야의 학자들과 비
교해 볼 때 시대적 조류에 발맞추지 못하고 오히려 뒤떨어지는 것이 문제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나라처럼 도서관의 질적 수준이 낮으며 국민의 인식 부족으로 도
서관의 대중화를 이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도서관학자들의 현실 참여에
따른 역할 기대가 크다. 도서관학의 실용적 측면에서 볼 때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학회지 등과 같은 전문 매체에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일반 매
체를 통해서 발표해도 일반 지식층의 이해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수
의 대중에게 그들의 연구결과를 내어놓았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도서관 및
정보센터에 대한 일반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할 것
이다.
사회 교육 및 공공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한 학자들의 참여는 국민 정
신계발 및 정보이용의 대중화 측면에서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
으로 이러한 참여는 흔하지 않다.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나 언론사의 문화
센터가 직장 여성과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을 살펴보면 취
미, 교양, 아동 및 근로 여성과 노인 문제,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자녀 교육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독서 교육은 전무
한 실정이다. 더욱이 한국출판연구소의 독서 실태 및 독서교육에 관한 프
로젝트의 경우를 예로 들면 도서관학 전공이 아닌 신문방송학 교수가 연구
에 참여한 사실은 도서관학자들의 현실 참여부재 현상, 곧 이론의 실험적
실제 적용의 노력 부족 현상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도서관학자들이 도서관 및 정보 센터와 관련된 대내외적 문
제에 적극 참여하여 도서관학 영역의 고수 내지는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하
겠다.
4. 도서관 및 정보 이용 교육의 확대
한국이 다른 선진국과 견주어 연간 독서량이 낮고 평생 교육에 따른
정보이용의 생활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일반 국민이 재
학 시절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교육적 여건 속에서 성장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재학시절 도서관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도서관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서의 봉사 정신만 강조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일반 국민에게 도서관의 가치성을 인식시키고 사서
의 사회적 존재 가치, 곧 전문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사서가 일반 국민에게
베풀어야 하는 역할 기대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도서관의 가치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근원적 방법으로 체계적 도서관학
교육이 절실하다. 일반 국민이 바라는 사서의 역할 기대는 이러한 도서관
학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서의 역할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 이용의 대중화를 기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체계적 도서관학
교육을 위하여 교육 과정상 독서 및 도서관 이용과 관련된 교과목의 개설
이 이행되어야 한다.
초중학교의 교육 과정에서는 "독서 및 도서관 이용 지도" 교과목을 개
설하여 도서관에 대한 가장 기본적 교육을 실시한다. 독서 교과목은 청소
년의 정서 순화와 새로운 정신 세계의 계발 등에 근본 바탕이 된다. 따라
서 다른 교과목과 비교하여 그 중요도는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독서
교육이 지금처럼 특별 활동영역으로만 취급되어서는 그 본래의 효과를 얻
을 수 없다. 또한 도서관 이용 지도는 청소년들이 고도의 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독서 교육과 더불어 "도서관학 개론" "참고
봉사론" 등과 같은 도서관학 교과목을 개설하여 점차적으로 독서교육에서
정보 이용 교육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하겠다. 이와 같은 교과목의 전담
교사는 될 수 있는 한 겸임사서 교사보다는 사서 교사나 실기 교사(사서)
가 담당하여 전문성과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교육의 질과 효과를 높이도
록 한다.
대학에서는 독서교육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언급한 바와 같이 "독
서 및 도서관 이용 지도" 교육이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으로 실시
되기만 한다면 독서 교육은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
학교육 과정에서는 "정보학" 교과목을 개설하여 대학생들이 학문 및 진리
탐구에 필요한 학술 정보를 스스로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도서관학 교수나 이와 동등한 능력을 갖춘 사서가 이 교과목의 전담교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도서관 정보 정책의 수립
우리 나라의 도서관 실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대로 도서관 정보 정
책을 수립하지 못한 정부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현행 도서관법 제
9조는 문교부 장관 소속 하에 도서관 발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서관 정보 정책이란 국가적 차원에서 강력히 수립되어야 하며, 일
개부처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케네디 대통령이 도서
관 정보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한 결과 미국 교육 및 과학 기술의 발전을
가져 왔다.
한국의 정치 현실에 있어서 문교 정책은 조령모개(朝令暮改)로 변화되
어 왔으므로 백년대계를 위한 거시적(巨視的) 안목을 지니지 못하고 무사
안일(無事安逸)내지는 졸속주의(拙速主義)로 흐르게 되었다. 개정된 도서관
법 중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문교부 내 도서관 전담 부서와 전문사서가
없으므로 일반직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개정했던 데서 발생한 것이다. 우
리 나라의 경우 일반직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전문적 업무를 조정하는
현실에서 문교부내 도서관 전담 부서의 설치로 전문 사서직이 주어진 역할
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체
육부에 청소년 전담 부서를 설치하였다. 청소년 문제는 스포츠 차원이 아
니라 오히려 도서관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랑
곳없이 체육부와 문교부는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관 정책조차 수립하지 못
하고 있다. 사회 구조와 가치체계의 변화로 핵가족이 급격히 증가됨에 따
라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인 문제 종합 대책 추진 위원회"를 구
성, 보건사회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종합 정책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도
서관 및 정보 센터가 청소년 및 노인 문제, 과학 기술과 관련된 정보 문제
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사서와 도서관학자들이 이러한 정책 수
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다.
도서관 정보 정책의 결정 및 집행 과정에서 도서관협회와 같은 이익집
단이 주요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익 집단이란 공동의 이익이나 이념
을 지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
표로 하고 있다. 도서관협회가 도서관 정보 정책의 집행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정책 집행 기관의 결정안에 대해서 견해를 표명하거나 도
서관 정보 정책에 대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정책 집행 결과를 대통령이나
의회에 건의할 수 있다. 도서관협회가 도서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영향력
을 발휘하는 요소로는 조직규모, 도서관협회 지도자의 리더십, 재정 기반,
도서관협회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중요성 등이다. 한국 도서관 협회
는 그와 같은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앞으로 한국 도서관협회는 도서관 정보 정책의 수립 및 집행과정에 적
극 참여함으로써 사서들의 권익 옹호 및 도서관의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줄 안다. 그 동안 도서관법 개정과 관련하여 한국 도서관 협회의 역할
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도서관 협회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
로 도서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발전적 여론 형성에 소홀한 점이 없는가
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6. 결론
사회적 지위나 빈부(貧富)의 차이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도서관 및 정
보센터의 유용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사서들은 이
처럼 이용자의 요구가 가능하리라고 판단되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 가공,
처리하는 전문가이므로 이들의 자질은 이용자나 도서관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도서관학 교육 과정에서는 전통적인 기술
부분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도서관학의 근본 바탕을 이루고 있는 철학적
이론을 무시함으로써 마치 도서관학의 철학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
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도서관학의 철학성 문제는 사서의 자질향상과 직
결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사서들이 철학적 이론의 바탕 위에 전
통적 기술 영역과 관련된 지식을 얻음으로써 도서관 및 정보 센터를 운영
하는 경우 실제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적 자질 향상은 가능할
것이다.
도서관학자들은 도서관 및 정보 센터의 현실을 바탕으로 아직 존재하
지 않는 미래에 달성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창안해야 한다. 도서관학자들
의 연구 결과나 견해는 어떤 특정한 집단에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실용적이며 유익하기 때문에 이들의 현실참여가 그
만큼 기대되고 있다.
정부 당국도 국가 산업 발전 및 국민 정신 개발 측면에서 도서관 정보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하며, 사서나 도서관학자들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
는 연구를 하고 능동적 대안(代案)을 마련해야 하겠다. 도서관법 제7조 2항
에 따르면, 사서직원은 1급 정사서(正司書), 2급 정사서 및 준사서(準司書)
로 구분하여 자격요건을 강화시킴으로써 사서의 자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사서직 자격 요건의 강화에 따른 경제적 대우를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가 하는 점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사서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 없이는
도서관 봉사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사서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 과정의 개편, 도서관학자들의 현실 참
여, 국가적 차원에서 도서관 정보 정책의 수립, 사서직의 처우 개선 등이
상호 협력 체제를 구축할 때 비로소 도서관을 통한 정보 이용의 대중화를
바람직하게 이룩하여 국가나 개인의 발전을 크게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高聖秀先生停年退任紀念論文集. 1990
이천효 (동래여자전문대학 조교수)
1. 문제의 제기
도서관은 지식 축적 및 전달을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이다. 도서
관의 양질의 정보는 힘과 재화가 되기 때문에 나라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발전을 좌우한다. 그러므로 그 정보의 대중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처럼
정보의 중앙 집중 현상에서 탈피하고 정보의 공유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및 정보센타의 대중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1987년 11월 28일 국회에서 의결된 도서관법 개정 법률(법률 제3972
호)이 공포됨으로써 우리 나라 도서관의 새로운 마당이 열리게 되었다. 때
늦은 느낌은 있지만 이는 고도의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알맞은 조처라
할 수 있다. 개정 법률이 구법과 비교하여 볼 때 진일보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법률이란 하나의 문서에 지나지 않으므로 실질적 의미에서 개정 법
률의 집행이 도서관의 발전과 직결된다. 법률 만으로서는 도서관을 통한
정보 제공과 평생교육 그리고 문화발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여러 측면에
서의 상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도서관을 통한 정보 이용의 대중화를 이룩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들로
서는 (1) 도서관학 교육 과정 (2) 학자들의 현실 참여 (3) 독서 및 도서관
이용지도 (4) 도서관 및 정보 정책 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2. 사서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 과정
도서관학은 이론적 학문이라기보다는 실천적 학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천적 학문으로서의 도서관학은 본질적으로 이론적 학문에 의해서
증명된 진리를 바탕으로 사회적 유용성을 위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렇
기 때문에 도서관학이 시대적 상황 및 사회 구조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
록 교육 과정의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 4년제 도서관학 교육과정은 전체적으로 보아 모든 대학이
거의 대동소이하며, 전문대학 교육과정도 실습 및 기능 위주여야 함에도
아랑곳없이 4년제의 것을 그대로 이식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결
과 전문대학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실험 대학 및 조기 졸
업 제도의 실시로 대학의 이수 학점이 160학점에서 140학점으로 축소됨으
로써 도서관학과 학생들 역시 전공분야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학부에서 배우지 못한 지식은 대학원
이나 평생 교육을 통하여 얻을 수 있으므로, 도서관학과 학생들이 대학(원)
과정에서 도서관학 전문지식을 충분히 쌓는데에 필요한 기초 실력의 양성
이 교육 과정상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면 이러한 실력은
사서가 정보를 수집, 가공, 처리하는 데에 기본적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사서의 자질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학은 크게 네 가지 영역 곧 (1) 분류.목록학 (2) 서지학 (3) 도
서관 경영학 (4) 정보학 등으로 나뉘어진다. 분류목록학과 서지학은 도서관
학의 독자적 영역인 데에 견주어 도서관 경영학과 정보학은 다른 학문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도서관학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학이
기술적 영역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에 반하여 철학적 이론의 부족현상은 하
나의 쟁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라
고 생각된다.
도서관학자들이 도서관학의 철학적 연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정필모 교수는 "도서관학의 새로운 체계 : 문화 창달의 경험적 방
법론의 전개"라는 논문에서 도서관학 연구를 철학적 연구, 역사적 연구, 봉
사 체계 연구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여기에서 철학적 연구를
통하여 어떻게 문화창달의 원리와 체계를 수립할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
이론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김정소 교수는 "도서관학의 학문적 성격과 체
계화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도서관학이 철학적 역사적 연구 방법의
도입으로 학문적 성장을 이룩하였지만, 이로 말미암아 곧 도서관학의 철학
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도서관학의 철학적 연구에 대
한 구체적 이론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서관의 사회, 봉사, 역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철학적 연구는 거의 행하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철학은 단지
사변적 논리에 머물지 않고 사회과학의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회과학의 한 분야인 도서관학의 철학적 이론을 이용하여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더욱이 도서관학에 있어서 철학적 영
역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도서관학 영역 중 철학적 이
론의 엄연한 존재에도 아랑곳없이 도서관학자들이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철
학적 인식 및 능력의 부족으로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이룩하지 못
하였다.
도서관학에 있어서 철학적 이론을 전개하는 방법으로서 첫째 모든 학
문의 기초가 되며 특히 인문 사화과학에 있어서 필수적인 논리학이나 인식
론 등과 같은 철학 교과목의 개설, 둘째, 도서관학 중 철학적 이론 전개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분석 연구함으로써 도서관학이 단지 기술에 지
나지 않는 것이라는 일반적 관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도서관학으로 규명
할 수 없는 한계성을 철학적 이론 전개에 의한 극복 등을 들 수 있다.
철학은 진리에 대한 실증 분석적 이론 규명의 계발적 요구에서 발생한
것이다. 논리학은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으로서 이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므
로 철학이나 학문 일반의 지침이 된다. 인식론은 가치론 및 존재론과 더불
어 철학의 주요 기반이다. 진리 곧 참이치의 앎에 대한 이론이 인식론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지식의 총량을 다루는 도서관학이 과연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논리학, 인식론 등과 같은 철학 교과목의 개
설은 도서관학에 본체론적(本體論 的철)학성을 심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
가 될 수 있다.
정필모 교수의 "문헌분류법", 김정소 교수의 "자료분류론", 김명옥 교
수의 "자료분류법" 등과 같은 문헌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분류학"
에 있어서 근본 바탕이 되는 학문 분류의 철학적 이론의 중요성을 인정하
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 이론 전개가 매우 부족하다. 또 쿠마르
(K. Kumar)의 "Theory of classification"은 다른 문헌과는 달리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의 학문 분류를 개괄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럴지라도 근본적으로 도서관 분류의 철학성보다는 역사성을 강조함으로
써 "분류학"의 철학적 이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칸트는 "분석론
"에서 예술의 분류, 예술과 자연, 천재, 유무어 등과 같은 주제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쇼펜하우어도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 제3권에서 예술적
천재를 미적 경험을 가지는 능력으로 정의하면서 마지막으로 예술을 분류
하고 질서 지우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분류학"이론의 실제 적
용 분야인 예술 분류의 경우 사서들이 이러한 철학자들의 예술 분류에 대
한 이론을 충분히 인식한 뒤 실제 분류에 적용시킴으로써 비로소 바람직한
예술 분류 작업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사서들이 여러 철학자들의 학문 분류에 대한 이론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문 분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자료 분류의 체계성을 확립하여 도서관
에서 실제 적용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
류학"에 있어서 철학적 이론 전개의 미흡함은 단순히 여기에서 그치지 않
고 사서의 자질과 직접적으로 이어진다는데에 깊은 자각을 해야 할 것이
다.
도서관학자들이 "분류학"의 철학적 이론을 도외시한 채 자료분류를 할
때 분류기호와 형식 구분, 지리 구분 등과 같은 보조적 기호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분류학"이 전체적으로 기술학적 학문에 지나지 않다는 그릇
된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도서관학의 한 분야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독서 지도론"은
어떻게 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도서관학적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이론적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면 "독서 지도론"과 관련된
문헌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독서지도의 방법론적 문제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뿐이지 독서를 통한 정서 순화, 가치관 및 인생관의 확립,
독서 요법 등에 대한 분석적 원인 규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
명히 "독서지도론"의 한계성인 동시에 도서관학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하
여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도입은 물론 철학에 따른 이론적 규명이 구체적으
로 시도되어야 하겠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은 독서를 통한 사고 활동, 지각활동, 명
상활동으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며, 즐거움은 그러한 활동을 증진시킨다
고 한다. 그러므로 철학의 한 분야인 "미학"이론에 의하여 "독서"에 대한
분석적 원인 규명이 가능하므로 "독서 지도론"의 한계성을 극복 할 수 있
지 않을까 여겨진다. 왜냐면 "미학"은 미에 관한 학문이 아니라 감성적 지
각에 관한 학문으로서 삶의 의미를 밝히고 보다 나은 삶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독서를 통하여 아름다움이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순간만큼은 선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독서를 통하여 형성된 미는 절
대적 미로서 눈에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정신적 개념에 의해서 파악
된다.
한편 통계학, 경영 수학, 경영학, 노동 경제학, 법학, 행정학, 정책 결정
론, 컴퓨터 공학 등과 같은 교과목을 전공 필수 내지는 선택으로 유도함으
로써 도서관학에 이러한 이론을 도입 적용시키는 데에 필요한 正視 眼目을
넓힐 수 있어야 하겠다. 이것은 정상적 교육을 통하지 않고서는 개인적으
로 해결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보아진다.
3. 도서관학자의 현실 참여
그 동안 우리 나라 도서관이 양적인 팽창을 거듭해 왔다면, 지금 일어
나고 있는 여러 가지 변화는 도서관의 질적인 내용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
서 우리 국민은 어느 때보다도 도서관학자가 이 과정에 적극 참여해 주기
를 바라고 있다. 도서관학자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
의 연구 결과가 일반 국민의 정보 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과 다르다. 지금과 같은 시대적 상황 및 사회 구조의 변화기
를 맞아 도서관학자가 침묵을 깨기를 기대하는 것은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
라 우리 나라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확고한 목표 설정을 위해서도 필요하
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도서관학자들은 다른 분야의 학자들과 비
교해 볼 때 시대적 조류에 발맞추지 못하고 오히려 뒤떨어지는 것이 문제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나라처럼 도서관의 질적 수준이 낮으며 국민의 인식 부족으로 도
서관의 대중화를 이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도서관학자들의 현실 참여에
따른 역할 기대가 크다. 도서관학의 실용적 측면에서 볼 때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학회지 등과 같은 전문 매체에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일반 매
체를 통해서 발표해도 일반 지식층의 이해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수
의 대중에게 그들의 연구결과를 내어놓았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도서관 및
정보센터에 대한 일반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할 것
이다.
사회 교육 및 공공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한 학자들의 참여는 국민 정
신계발 및 정보이용의 대중화 측면에서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
으로 이러한 참여는 흔하지 않다.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나 언론사의 문화
센터가 직장 여성과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을 살펴보면 취
미, 교양, 아동 및 근로 여성과 노인 문제,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자녀 교육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독서 교육은 전무
한 실정이다. 더욱이 한국출판연구소의 독서 실태 및 독서교육에 관한 프
로젝트의 경우를 예로 들면 도서관학 전공이 아닌 신문방송학 교수가 연구
에 참여한 사실은 도서관학자들의 현실 참여부재 현상, 곧 이론의 실험적
실제 적용의 노력 부족 현상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도서관학자들이 도서관 및 정보 센터와 관련된 대내외적 문
제에 적극 참여하여 도서관학 영역의 고수 내지는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하
겠다.
4. 도서관 및 정보 이용 교육의 확대
한국이 다른 선진국과 견주어 연간 독서량이 낮고 평생 교육에 따른
정보이용의 생활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일반 국민이 재
학 시절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교육적 여건 속에서 성장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재학시절 도서관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도서관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서의 봉사 정신만 강조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일반 국민에게 도서관의 가치성을 인식시키고 사서
의 사회적 존재 가치, 곧 전문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사서가 일반 국민에게
베풀어야 하는 역할 기대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도서관의 가치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근원적 방법으로 체계적 도서관학
교육이 절실하다. 일반 국민이 바라는 사서의 역할 기대는 이러한 도서관
학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서의 역할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 이용의 대중화를 기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체계적 도서관학
교육을 위하여 교육 과정상 독서 및 도서관 이용과 관련된 교과목의 개설
이 이행되어야 한다.
초중학교의 교육 과정에서는 "독서 및 도서관 이용 지도" 교과목을 개
설하여 도서관에 대한 가장 기본적 교육을 실시한다. 독서 교과목은 청소
년의 정서 순화와 새로운 정신 세계의 계발 등에 근본 바탕이 된다. 따라
서 다른 교과목과 비교하여 그 중요도는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독서
교육이 지금처럼 특별 활동영역으로만 취급되어서는 그 본래의 효과를 얻
을 수 없다. 또한 도서관 이용 지도는 청소년들이 고도의 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독서 교육과 더불어 "도서관학 개론" "참고
봉사론" 등과 같은 도서관학 교과목을 개설하여 점차적으로 독서교육에서
정보 이용 교육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하겠다. 이와 같은 교과목의 전담
교사는 될 수 있는 한 겸임사서 교사보다는 사서 교사나 실기 교사(사서)
가 담당하여 전문성과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교육의 질과 효과를 높이도
록 한다.
대학에서는 독서교육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언급한 바와 같이 "독
서 및 도서관 이용 지도" 교육이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으로 실시
되기만 한다면 독서 교육은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
학교육 과정에서는 "정보학" 교과목을 개설하여 대학생들이 학문 및 진리
탐구에 필요한 학술 정보를 스스로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도서관학 교수나 이와 동등한 능력을 갖춘 사서가 이 교과목의 전담교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도서관 정보 정책의 수립
우리 나라의 도서관 실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대로 도서관 정보 정
책을 수립하지 못한 정부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현행 도서관법 제
9조는 문교부 장관 소속 하에 도서관 발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서관 정보 정책이란 국가적 차원에서 강력히 수립되어야 하며, 일
개부처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케네디 대통령이 도서
관 정보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한 결과 미국 교육 및 과학 기술의 발전을
가져 왔다.
한국의 정치 현실에 있어서 문교 정책은 조령모개(朝令暮改)로 변화되
어 왔으므로 백년대계를 위한 거시적(巨視的) 안목을 지니지 못하고 무사
안일(無事安逸)내지는 졸속주의(拙速主義)로 흐르게 되었다. 개정된 도서관
법 중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문교부 내 도서관 전담 부서와 전문사서가
없으므로 일반직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개정했던 데서 발생한 것이다. 우
리 나라의 경우 일반직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전문적 업무를 조정하는
현실에서 문교부내 도서관 전담 부서의 설치로 전문 사서직이 주어진 역할
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체
육부에 청소년 전담 부서를 설치하였다. 청소년 문제는 스포츠 차원이 아
니라 오히려 도서관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랑
곳없이 체육부와 문교부는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관 정책조차 수립하지 못
하고 있다. 사회 구조와 가치체계의 변화로 핵가족이 급격히 증가됨에 따
라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인 문제 종합 대책 추진 위원회"를 구
성, 보건사회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종합 정책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도
서관 및 정보 센터가 청소년 및 노인 문제, 과학 기술과 관련된 정보 문제
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사서와 도서관학자들이 이러한 정책 수
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다.
도서관 정보 정책의 결정 및 집행 과정에서 도서관협회와 같은 이익집
단이 주요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익 집단이란 공동의 이익이나 이념
을 지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
표로 하고 있다. 도서관협회가 도서관 정보 정책의 집행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정책 집행 기관의 결정안에 대해서 견해를 표명하거나 도
서관 정보 정책에 대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정책 집행 결과를 대통령이나
의회에 건의할 수 있다. 도서관협회가 도서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영향력
을 발휘하는 요소로는 조직규모, 도서관협회 지도자의 리더십, 재정 기반,
도서관협회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중요성 등이다. 한국 도서관 협회
는 그와 같은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앞으로 한국 도서관협회는 도서관 정보 정책의 수립 및 집행과정에 적
극 참여함으로써 사서들의 권익 옹호 및 도서관의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줄 안다. 그 동안 도서관법 개정과 관련하여 한국 도서관 협회의 역할
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도서관 협회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
로 도서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발전적 여론 형성에 소홀한 점이 없는가
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6. 결론
사회적 지위나 빈부(貧富)의 차이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도서관 및 정
보센터의 유용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사서들은 이
처럼 이용자의 요구가 가능하리라고 판단되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 가공,
처리하는 전문가이므로 이들의 자질은 이용자나 도서관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도서관학 교육 과정에서는 전통적인 기술
부분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도서관학의 근본 바탕을 이루고 있는 철학적
이론을 무시함으로써 마치 도서관학의 철학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
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도서관학의 철학성 문제는 사서의 자질향상과 직
결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사서들이 철학적 이론의 바탕 위에 전
통적 기술 영역과 관련된 지식을 얻음으로써 도서관 및 정보 센터를 운영
하는 경우 실제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적 자질 향상은 가능할
것이다.
도서관학자들은 도서관 및 정보 센터의 현실을 바탕으로 아직 존재하
지 않는 미래에 달성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창안해야 한다. 도서관학자들
의 연구 결과나 견해는 어떤 특정한 집단에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실용적이며 유익하기 때문에 이들의 현실참여가 그
만큼 기대되고 있다.
정부 당국도 국가 산업 발전 및 국민 정신 개발 측면에서 도서관 정보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하며, 사서나 도서관학자들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
는 연구를 하고 능동적 대안(代案)을 마련해야 하겠다. 도서관법 제7조 2항
에 따르면, 사서직원은 1급 정사서(正司書), 2급 정사서 및 준사서(準司書)
로 구분하여 자격요건을 강화시킴으로써 사서의 자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사서직 자격 요건의 강화에 따른 경제적 대우를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가 하는 점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사서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 없이는
도서관 봉사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사서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 과정의 개편, 도서관학자들의 현실 참
여, 국가적 차원에서 도서관 정보 정책의 수립, 사서직의 처우 개선 등이
상호 협력 체제를 구축할 때 비로소 도서관을 통한 정보 이용의 대중화를
바람직하게 이룩하여 국가나 개인의 발전을 크게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高聖秀先生停年退任紀念論文集.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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