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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신문] 정보화는 정치문제다 (한겨레신문)

한겨레신문(HAN)

날 짜 : 97/6/19
제목: [지영선 칼럼] 정보화는 정치문제다/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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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열번째 맞는 `정보문화의 달'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16일 12명의 개인과 4개 기관에 정보화 유공자로 훈·포장을 주
고 표창을 했다.

사실 우리의 정보화는 과거의 산업화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진행
되고 있다.

한국전산원이 펴낸 <97 국가정보화 백서>에 따르면, 우리의 정보
화 수준은 95년 기준으로 미국의 13.8%, 유럽연합의 20%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88~95년의 8년간 연평균 정보화 성장률은 40.2%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4년 한햇동안 종합
정보통신망(ISDN)이 130% 성장한 것을 비롯해, 인터넷(150%) 휴대
폰(86%) 무선호출(150%) 등의 폭발적 이용 증가에 힘입어 주요 선
진국의 두배 가까운 90%의 정보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기록적인 정보화의 고속성장 속에서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물론 어린이나 주부들까지 컴맹 탈출의 강박관념에 시달릴 정도
다.

그런데 `왜 정보화인가' `정보화란 무엇인가' `어떤 정보화여야
하나' 하는 질문을 우리는 해보았던가. `정보화만이 살 길'이라
는 재촉이 하도 급해서였는지 그런 생각은 할 틈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김형준(피시통신 참세상 대표)씨는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논
의되고 있는 `정보화론'을 세가지로 본다. 첫째는 정보화를 경쟁
력·생산력 강화의 무기로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이다. “정보화는
…기업과 개인의 활동영역을 세계로 확대하고 국경 없는 세계 단
일경제권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세계화의 핵심
과제”라고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세계화를 위한 정보화 추진방향
'에서 밝혔다.

둘째는 정보화를 새로운 문명의 도래로 판단하고 이에 걸맞은 사
회구조 및 시스템의 전폭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디지털 혁명론이다
. 네그로폰테 등이 대변하는 이런 입장은 언론의 `정보 유토피아
론'과 합쳐져 정보화 열풍의 기초가 되고 있다.

세번째로 정보화에 내재해 있는 권력과 자본의 독점과 통제 강화
라는 측면에 유의해서, 정보에 대한 평등하고 통제받지 않는 접근
권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운동의 필요성
을 주장하는 진보적 정보운동의 흐름이 있다.

정보화라는 엄청난 사회변화는 이러한 시각 차이가 말해주듯, 다
양한 논쟁을 내포하고 있다. 박형준(동아대·사회학)교수는 새로
운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사이버 스페이스가 실제 사회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대해 전개되기 시작한 쟁점을 다섯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사이버 스페이스는 지식과 정보의 교환과 의사 소통에 대
한 상업적 힘의 지배를 가속화하는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지식과 정보를 무상으로 접근하고 이용하는 보편적 접근
의 장이 되고 있는가.

둘째, 인터넷을 비롯한 피시통신 공간은 새로운 유형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가, 아니면 그것의 해체를 촉진하는가.

셋째, 정보통신의 발달은 기존 사회의 남녀 격차를 더욱 벌여놓
게 되는가, 아니면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인가.

넷쩨,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는 사회를 위해 유익한 문화적
담론을 이끌어 낼 것인가, 잡동사니 정보의 홍수 속에 문화적 혼
돈만을 초래할 것인가.

다섯째, 정보화는 정부의 힘을 더욱 강화하고 기술관료적 의사결
정에 더 많이 의존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돌파하여 직접참여 민주주의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인가.

이런 논의들은 정보기술이 가져다주는 편익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 동시에 더욱 민주적이고 더욱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
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 대한 논의는 정보기술의
문제인 만큼이나 정치적인 문제로서 다양한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