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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사서윤리] 사서직 윤리에 대한 의견

[사서직윤리] 사서직윤리에 관한 의견

윤리문제는 확실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반드시 어떻게든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집니다. 우리로서는 매우 늦은 감이
있습니다. 얼마전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에서 주최한 <현대사회와 윤리
문제>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야기된 것들이 우리 사
서들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자리에서 이야기
된 것들을 전해 들으면서 같은 문제를 느꼈습니다. 박영식 교수는 "의
료기술의 발달이 사회적으로 여러 새로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의
료기술의 발전이 다소 둔화되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의료윤리의 개념
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기술의 발달이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도 우
리 도서관 환경에서 기술의 발달이 가져오는 여러가지 변화에 내포된
여러 문제들 중에서 윤리적인 부분이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만듭니다. 아마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한하게 넓어진 정보 창
출 속에서 어떤 것들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일 것입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도서관이 가지고 있던 한계
들을 거의 다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모든 도셧니다. 우리도 그러한 환경
의 변화에 직면해 있지요. 인터넷 접속을 해 보니까 정말 놀라운 환경
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더군요. 마치 미로 속을 헤매는 것 같은 생
각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런 속에서 우리는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한가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정보가 중요하게
취급됨에 따라, 정보가 자본으로 변해감에 따라 지금보다도 더한 <소
외>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 동안의 소외의 문제는 아
직 우리 사서들에게 과중한 짐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도서관은 아직
그만큼의 비중을 가지지 못했었기 대문에 사회문제에 그리 큰 책임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지요. 그러나 이제 우리가 지향하는 정보화사회를
생각하면서, 이미 그러한 길에 접어들고 있는 나라들의 경험에 비추어
우리가 반드시 과정 중에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바로 그러한
<소외>와 <집중화와 그에 따른 불균등>의 문제일 것입니다. 미국에
서 나온 한 보고서에 의하면 정보화사회에서도 계층간 불균형이나 빈
부의 격차 같은 '오늘'의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보통신망에 접
근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지만 특별히 경
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나 소수인종 집단의 어린이들은 통신
이용의 기회를 가지지 못해 결국 정보소외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고 또
다시 빈곤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지게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 사서들은 우리가 중심적으로 참여할
정보통신망 체계 아래에서도 전통적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견지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과 도서관을 통한 정보제공이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전문직 윤리라는 틀거리로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술의 진보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
다는 점을 절대적으로 잊어서는 안될 것이며 어떻게 하면 기술의 진보
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전국사서협회도 공식적으로 사서직 윤
리문제를 다루기로 하였기에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좋은 결실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무도 신경 써 주지 않는 우
리들의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북 치고 장구치는 한이 있더라도
스스로에게 좀 강하게 닦달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94.11.5)

이용훈 (black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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