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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생각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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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이야기 물은 아무 형체도 없지만그래서 모든 형체를 담아낸다.물은 어디로 갈 곳 없지만그래서어느 곳으로도 간다.물은 아무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그래서 모든 힘을 이긴다.다만 물은, 아래로만 흐른다.결코 세상과 사람을 거슬러 흐르지 않는다.* 이 사진은 지난 추위 때 혜화동 갔다가 본 것이다.물이 얼어 돌절구까지도 깨어 버렸다.
저녁 하늘 늘 같은 곳에서 저녁을 맞아도빛이 다르다어느 날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을 위해뛰어 가다가역시 어디론가 몰려가는 저녁 구름을 만나다.발길을 멈추고 숨 죽여 보는데,찬 겨울 바람이 뺨을 스친다.
어느 아침 풍경 겨울 다 갔으려니,이제 봄이려니 하고 있는 차에느닷없이 춥다.추웠을 때를 잊지 말라고,한 줄기 햇살의 따스함에도 고마워하라고,늘 쉽게 사실을, 의미를 잊어버리는 우리에게겨울이 마지막으로 던지는 추위라고 생각한다.날카로운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해는 그 찬연한 빛을 뿜어낸다.아침이다... 창 너머 추위가 창에 매달려 땀을 흘린다.이 땅의 의미는?너무 서로 격차를 두지 말라는 것?
높은 곳에서 땅을 내려다 보다 높은 곳에서 땅을 내려다 보면마음은 그냥 한 없이 자유로워진다.지난 달 말 어느 날, 프레스센터에서 행사가 있어 갔다가 흐릿한 창 밖 도심을 바라보고낡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몸은 건물 창 안에 갇혀 있지만,마음만이라도 번잡한 도시 하늘로 띄어 보낸다.
2010 세계 습지의 날, 사진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사진들이 있다. 최근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 그렇다. 그러나 사실 늘 가슴 아픈 현실은 우리 주변에 있고, 그것들을 담아낸 진솔한 사진으로 우리는 직접 그 현장에 있지 않아도 그 현장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물론 사진은 사진일 뿐이지만 말이다. 사진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그 현장과 더 가까워 져야 한다. 최근 습지에 관한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2010 세계 습지의 날 기념 사진전'이 네이버 포토갤러리에 올려져 있다.세계 습지의 날? 언제일까? 2월 2일이 그 날이라고 한다. 국토해양부도 이 날을 기념해서 뭔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습지를 이야기하는 것... 그 둘 사이의 간극에서 습지는 신음하고 있다.. 사진으로나마 일단 습지의 아름다움 ..
명동성당을 찾다 어제 트위터 하는 중에 한 분이 쓴 글이다.신이 말하기를,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도 좋다. 단 대가를 지불하라.”-에스파냐 격언나는 궁금하다.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좋은데, 누구에게 해야 하는가?신? 아니면 신의 대리인?지난 토요일 오후 명동성당에 갔었다.나는 신자는 아니지만 다른 일로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성당을 찾는다.예전에는 서대문에서도 보였다는 하늘을 향한 성당 꼭대기를 본다.달이 이르게 나와 있다.겨울 빛이 하늘 달과 땅 성당 꼭대기 사이에서 날카롭게 살아 흐른다.
박노해 시인 사진전 `라 광야`에 다녀오다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를 보러 갔다.더 머뭇거려서는 28일 그냥 끝나 버릴 것 같아서, 주말, 조금은 날이 풀렸다는 소식에옷 차람 좀 가볍게 하고 집을 나섰다.전시장인 '갤러리 M'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다만 주말 오후 충무로 분위기가 왠지 허전했다. 이번 사진 전시는 그냥 눈으로쉽게 볼 수 없다.하긴 쉽게 전시장을 찾지 못했던 것도 마음으로, 눈물로 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 때문이라고변명을 해야 한다.역시 크지 않은 전시장, 많지 않은 사진인데도 쉽게 눈길을 줄 수가 없었다.한 장 한 장 사진이 담은 이야기가 너무 아프다.글쎄, 이건 내 생각일 뿐은 아니겠지."내 나이는 105살, 내 기억은 5천년이야"라고 말하는 5천105살 할머니 사진 앞에서나는 망연하다.우리가 제법 잘 살고 있다고, 제법 문명사..
겨울날, 안개와 비로 흔들린 도시의 아침 지금 창밖은 어둠이 짙다. 아마도 안개 때문에 더 밤이 무겁지 않을까...어제 도시는 안개에 흔들렸다.오랜만에 안개 속을 걸어본다.지금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흐릿한 길 끝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가 보자..그 길 끝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닌데 아파트 뒤편 숲은 안개 때문일까, 어둡다. * 길 끝은 흐릿하다.또는 길 끝이 아득하다. * 안개 속 길을 걷는다. 비가 안개를 안고 흐른다.* 도서관 처마 건너편, 평소 잘 보이던 건너편 건물이 오늘은 멀다. * 비에 쌓였던 묵은 눈이 녹는다, 누군가의 발자욱부터 사라진다. * 얼지 않은 물 위로 마른 겨울나무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