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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공공건축으로서의 도서관 건축에 대한 짧은 생각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라는 곳이 있다.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건축 정책의 방향을 잡아 가는 위원회라고 생각된다. 이 위원회는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시행하는 것이다. 수많은 건축물들이 만들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에서의 건축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과연 공공건축이란 무엇일까? 모두가 주인이면서 그 누구의 것도 아닌 건축물?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자칫 공공건축물은 그저 주인없는 공유지가 될 가능성도 높다. 공공재원으로 건립되고 운영되는 공공건축물... 그런데 과연 제대로 건립되고 운영되고 있을까? 건립 이후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는 이후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가 필요한데... 사실 많은 경우 그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공립으로 건립되는 도서관들을 보면 그렇다. 건물을 완성하면 그제서야 비로소 공공의 도서관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필요한 운영인력(사서 등)이나 재원은 늘 부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축 과정에서 시민들은 왜 이 공공건축물이 자신의 살에 필요하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그냥 어느 지역에 느닷없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립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에 노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새로운 공간, 건축물에 대한 사전 설명과 설득, 이해와 합의 과정이 그리 활발하거나 잘 진행되지는 않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도서관의 경우가 자주 그렇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도서관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아주 일반적, 거칠게 표현하자만 자기 욕망이 투영된, 그리고 예전 바르지 않은 도서관 경험 등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로 새로운 도서관 건축과 공간을 만나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멋지게 보이는 공간이나 건축이 실제로 도서관이라는 공공건축과 서비스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충분히 논의되지는 않는 것 같다. 건축이 기획되는 단계에서부터 도서관 운영 방안을 명확하게 하고 운영할 인력이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야만 정말 의미있는 공공건축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2020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관련해서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공건축물갤러리를 마련해서 우수한 공공건축물들을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있다. 모두 9곳에 대한 영상 전시가 진행 중인데 그 가운데 6곳이 도서관이거나 책 관련한 공간이다. 왜 공공건축에서 도서관이 주목 받는 것일까? 아마도 짐작하건데 도서관이야말로 누구나, 즉 영아에서 노인까지, 경제적이거나 사회적 신분 등에 구애없이, 개개인의 이용 목적이 무엇이든 다 수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보니 가장 공공성이 높은, 그러면서도 공간과 서비스 이용을 통해 이 시대 가장 중요한 시민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또는 사회 통합 등에도 기여하는 공공건축물이고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우수 공공건축물 소개 영상은 건축가들의 설명으로 진행되는데... 운영자의 시각도 반영되었으면, 이용자의 시각도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고보니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면, 도서관 정책과 관련해서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는 2007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각각 도서관과 건축 분야에서 국가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면서 각자의 분야 발전을 도모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도서관과 건축 부문은 늘 현장에서 맞닥뜨리고 함께 뭔가를 도모해 왔다. 매년 적지 않은 도서관이 신축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건축가와 도서관 사서들이 마주하면서 함께 새로운 도서관들을 만들어 왔다.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제3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 2019~2023'가 설정한 3가지 핵심가치의 하나로 '공간의 혁신성'을 제시함으로써 공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나머지 2가지는  사람에 대한 포용성,  정보의 민주성이다)  정부(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새로운 도서관 건립을 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 검토를 거치도록 하고 계속해서 건립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두 위원회가 한 번 만나야 하지 않을까? 언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던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공공건축물갤러리 www.xn--z69aoja657s8hfyql.kr/.  

아직 못 가 본 곳들이 있다.  빨리 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