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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시] 빛은 없다

빛은 없다 : 자기자신에 대한 고민에 답을 하자면

빛은 없다
다른 선로에서 달리는 기차와는
마주치지 않을 것이다

한바탕 비를 네린 겨울 초입에서
햇살은 창백하고
땅은 헐벗었음에도 표정이 없다
그런 곳에서
한그루 나무일 수 없는 사람에게
빛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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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2.2. 黑山

부산을 내려가는 오후 기차에서 썼다. 창밖으로 보이는 온통 조용한
풍경 속에서 나는 나뉘어진 세계에 사는 사람일 뿐이었다.
무던히도 따가웠던 햇살에 지치면선
살아야 하는 존재로서의 나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창밖의 빛과는 다른 빛이 내게 없음을 알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