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활판공방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고 있는 파주 북소리에 갔다.
그곳에 가면... 출판 현장이 참 크다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그리고 출판사들 각자는 개성이 뚜렷하고 아름답다..
출판해 낸 책들도 대체로 단단하다..
모여서 큰 힘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책의 위기, 출판의 위기를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파주에 들어서면 온통 책이 그 힘을 한껏 보여주는 것 같은데 말이다..
오늘, 비가 올 것 같았지만, 다행히 흐리기만 했다.
오후 들어서니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도 드넓은 단지는 여전히 사람이 그리웠을 것이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그런데 내가 파주출판단지를 가면 꼭 가 보는 곳이 있다.
바로 활판공방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영상을 보니까
우리나라 활판 인쇄 역사가 1300년이나 이어져 왔는데,
지금은 활판으로 인쇄가 가능한 곳은 바로 이곳 1곳 뿐이라고 한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활판으로 책을 찍는 일은 그저 빠르게 잊혀지는 과거이고,
불편하고 능률도 떨어지는 인쇄방식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헌책방 등에서 만나는 1990년대 중반까지 책은 활판으로 인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너무 빨리 우리는 마음과 몸으로 따스함과 가치를 담아내는 기술을 버리고 있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 한 사람들이 2007년 출판단지에 활판공방을 열었다.
그리고 활판인쇄로 현대시인 100명의 시집 100권을 출간하고 있다.
파주출판단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활판인쇄를 직접 경험해 보게 하는 노력도 열심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힘이 폭발적으로 커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오늘도 가 보니, 몇 몇 가족들이 활판인쇄 체험이나 전통책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지만,
글쎄 힘들게 찍어낸 활판인쇄 시집이 팔리는 것 같지는 않다..
도서관에서라도 다 사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
일요일이라서 그렇겠지만, 멈춘 인쇄기가 내뱉는 침묵은 무겁다..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금속활자를 만들고 활판인쇄를 했다는 자랑과 자부심을
오늘날 현실에서도 그래도 유지하고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이제 활판인쇄 장인들은 이제 더 이상 기술을 이어줄 수 없어서 안타까워 한다.
우리 나라/사회가 이 중요한 역사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스스로에게 뭐라 할 수 있을까?
하긴 마음 아프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하늘 같은 마음을 놓고 한참 바라다 보다가 왔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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