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에 생각을 담아

10월 24일 오후 느닷없는 가을비가 내린 날의 단상

느닷없이 예고 없이 소나기가 내린다.

도시에서 준비없이 맞는 소나기는

아련한 사랑의 추억을 만들어 내지도 못한 채

떨어진 낙엽을 쓸어내는 빗질은

방울 되어 도로에 뒹군다.

갑작스럽게 하늘에 구름이 가득 모이더니 한강을 무겁게 누른다. 곧 터져버릴 것 같은 긴장감이 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공사가 막바지다. 학술원 쪽 들어가는 도로변 일부를 깍아내는 공사 중이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그 옆에는 철 잊은 철쭉이 꽃을 피웠다.



큰 도로변에서 학술원/예술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입구 쪽으로 난 길. 오랜만에 잠시 텅 비었다.

공사를 위해 막아 놓은 높다란 철문 문살 사이로 새로 심은 소나무가 무거운 먹구름을 이고 서 있다. 철문이 치워지고 나서야 제대로 나무의 자태를 볼 수 있겠지. 기다림을 높다랗게 쌓아올린다.

느닷없이 하늘에 비구름이 생겼다. 그리고 비가 왔다.

우산 없이 나섰다가 비를 맞다. 당황스럽다.

10월 24일 금요일 오후, 멀리 남산 쪽에도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었다.

공사가 거의 끝나고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강남성모병원 쪽에서 봐도 남산 쪽이 어둡다. 공사장에 외롭게 선 나무에는 촉촉한 바람이 세차다.




한차례 예고없이 가을비가 내린 후, 맑은 하늘에 햇살이 제법 다시 따사롭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담장이 덩쿨이 하늘을 향해 붉은 자태를 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