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신문 보도를 보니까 최근 김해시가2008년 한 해 동안'김해의 책'으로 선정해서 시민들이 함께 읽은김려령 작가의 장편소설 '완득이'를 자매도시인 남해군과 전남 나주시에 선물했다고 한다.김해시는올 한 해 동안시 지역 내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중.고등학교 도서관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읽힌 완득이 400여권 중 120권을 남해도서관과 남해군청에, 100권을 나주시립도서관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은 새롭다. 사실 책을 선물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또 좋은 의미라고 생각된다. 자신들이 함께 읽고 토론했던 책을 자매도시에 기증해서 그 시 시민들도 그 책을 읽어보도록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독서운동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단지 책만 기증하지 말고 내년 2009년에는 자매도시 시민들이 함께 모여 서로 읽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방식을 도입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된 이야기인데.. 2002년으로 기억된다. 당시 9월 전국도서관대회가 대구광역시에서 있었는데, 그 때 한 행사로 광역자치단체간 독서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한 적이 있다. 즉, A시/도에서 책을 모아서 B시/도에 기증하면, B시/도도 역시 책을 모아서 C시/도로 기증하고...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광역자치단체가 서로 책을 연속해서 선물하는 캠페인이었는데.. 몇 달 지속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결국 전체 16개 시/도 모두에게 연결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오늘 김해시 이야기를 접하고는 그 때 기억이 난다... 대회장 앞에서 책을 주고 받는다는 증서도 나누고.. 책을 실은 차가 떠났던 것 같은데.. 자발적인 캠페인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다는 기억을 되살려 본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이처럼 대규모 기증 사업이 출판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본에서인가 몇 년 전 작가그룹과 도서관이 논쟁을 한 적이 있는데, 베스트셀러를 도서관에서 수 백 부씩 사서 이용시키는 것에 대해서 작가그룹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도서관이 대출을 확대하면 책 판매가 줄어드는가? 그것이 논쟁의 핵심이었다. 대체로 도서관 쪽 주장은 책을 잘 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책 판매가 늘어난다, 그러니까 도서관을 통해서 책 읽기를 즐겨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책 판매도 늘어난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었던 것 같다. 느낌표 '책, 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한 권의 책을 선정해서 소개한 것을 두고도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내 생각은 이렇다. 전체적으로 책 판매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나만해도 책을 빌려 읽는다고 해서 다른 책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출판 쪽에서는 이것이 문제일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책 판매에서 전체는 늘어난다고 해서개별 책 판매가 같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래서 큰 틀에서는 동의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개별 출판사나 저자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된다. 분명 이러한 문제를 두고 고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다. 전체의 이익이 개별의 이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문제해결의 묘수가 아닐까 한다. 책 기증 운동같은 것을 전개할 때에도 출판산업의 관점도 분명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에게 좋은 일이라고 해서, 또는 공익적 일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다른 사람에게 동참이나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도서관은 그런 어려운 지점에서 공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라는 사실도 사서들은 늘 기억해야 한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가능한 한 관계되는 모든 부문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애정을 가지고 설명하고, 설득하고, 가능한 한 모두가 어느 정도 이익과 만족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서비스를 조직해 나가야 한다.
* 매일경제 "김해시 '도서'로 자매도시 우애 다져"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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