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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전문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경제위기 시대, 기업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려고 할까? 여러 나라에서 기업들이 국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그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이 시대를 기업으로서 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적지 않은 기업에서 직면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의 해결책으로 직원을 줄이는 방법을 우선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에서 직원은 단순히 주어진 일을 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본질이자 기업의 특성이자, 기업의 성장동력이자, 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씨앗이다. 사람은 하루아침에 능력을 갖추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제대로 된 투자와 실무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이다. 그래서 기업은 사실 기업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인력은 중요하다. 한 기업을 말할 때 그 기업의 CEO가 누구냐에 따라 기업의 성격과 역량, 성장가능성 등을 알 수 있는데, CEO도 중요하지만 사실 수많은 직원들의 개별적인 역량과 연대를 통한 통합된 힘의 크기에 따라 기업은 성장하기도 하고 또는 몰락하기도 한다. 그런 점을 잘 아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불경기라고 해도 인력감축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쪽이 더 많다는 조사결과가 얼마 전 보도된 바도 있다. 반대하는 이유는 인력을 감축하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위기 국면은 자기의 현재를 돌아보고, 문제를 제대로 짚어보게 하고, 그래서 단단한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출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은 그동안 확보한 역량있는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직원들은 왜 기업에서 일을 하고 남아 있는가? 그건 그 기업 활동에서 만족을 얻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많은 기업이 역량있는 직원들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고 있고, 직원 개개인에게 최대한 만족스러운 근무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 노력한다. 세계 일류 기업인 구글 등이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한 기업의 여러 가지 노력 가운데서도 좋은 도서관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도 주목해 봐야 한다. 직원은 열정과 아이디어로 기업을 성장시킨다. 그 중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식과 정보자원, 그리고 그것들을 필요한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업에서 도서관이 가지는 역할이자 장점이다. 그래서 세계 유수 기업은 좋은 도서관을 갖추고 기업의 각종 연구, 개발 활동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도서관에도 역시 유늫안 전문 사서를 배치해서 직원들과 협력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한다. 대학에서 교수나 학자들이 학문 활동이나 연구를 함에 있어 좋은 도서관이 없다면 애초 그러한 활동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오늘 아침 <포커스>를 보니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안현수 씨가 쓴 "'사내 도서관’ 덕에 아이디어 샘 솟아요" 라는 제목의 글에서 얼마 전 문을 연 회사 내 도서관이 '업무에 지친 머리를 식히는 작은 쉼터이자,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는 보물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기업 활동에 있어 직원들이 책을 읽고 쉬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해서, 소위 '독서경영'을 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책 읽기를 기업 활동에 접목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읽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도서관이 있어야 하고, 그것도 제대로 된, 특히 도서관을 관리하고 직원들이 책을 읽는 것을 돕는 전문직원인 사서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은 아직도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기업 활동이 단순히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해서 이익을 남기는 것을 넘어, 아니 그 본질은 결국 직원들의 창의력과 열정에 기반해서 하나의 기업 문화를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라는 점, 그래서 직원들이 행복하게 출근하고 일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 <포커스> 기사 바로가기

이미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이나 행정, 법 체계에서 이런 도서관 활동을 인지하고 전체 도서관 체계 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즉, '도서관법'에서 "그 설립 기관·단체의 소속 직원 또는 공중에게 특정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을 '전문도서관'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기관이나 단체가 특정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소속 직원에게 하느냐 아니면 공중에게 하느냐에 따라 조금은 성격이 다를 수 있다. 법률에서도 전문도서관의 경우 시설과 자료, 직원을 두어야 하지만, 시행령에서는 공중에게 서비스를 하기 위한 경우에 한해서 일정한 규정을 두고 있다. 시설 및 자료, 직원 기준은 다음과 같다. (도서관법시행령 제3조 [별표 1]과 제4조 [별표 2] 참조)

* 전문도서관의 시설 및 자료 기준(공중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한다)

; 열람실 면적이 165제곱미터, 전문분야 자료가 3천 권(시청각 자료인 경우에는3천 점) 이상이어야 한다.

*도서관의 사서직원 배치 기준(제4조제1항 관련)

;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도서관의 사서직원 배치 기준은 공공도서관에 관한 기준을 준용한다


그런데 법률에서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지만 2007년 말 문화관광부(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이 수행한 "전문도서관 통계수집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에 참여한 바가 있는데, 당시 연구에서 전문도서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민간단체, 주요 기업 등 수 천 기관에 설문지를 보냈지만, 회수율이 아주 낮았었다. 아무래도 실제 대부분 기관이 도서관을 운영하지 않거나,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전문직원이 없어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도서관은 전체 도서관 체계 안에서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과 같이 일반적인 수준의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서관과 전문적인 학술, 조사,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학도서관이나 전문도서관이 서로 보완 관계에서 협력할 때 비로소 그 국가나 사회 전체의 도서관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도서관 활성화는 도서관 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연구는 그 점을 지적하고 기관이나 단체, 기업 등에서 도서관을 설치하고 운영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제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마침 2008년 8월 초 발표된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 : 2009-2013'에서 전문도서관에 대해서도 몇 가지 중요한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있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 종합계획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등이 수립한 2009년 실행계획에서 그 냉요이 더욱 구체화되어 있어 그 실현 가능성에 기대를 가지게 한다. 전문도서관은 우리 사회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이다. 따라서 국가나 기관, 단체, 기업 등에서는 도서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피고, 그래서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 경쟁력 강화의 기반으로 삼기를 바란다.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 중에서 전문도서관과 관련한 내용> (발췌)

O 주제 분야별 국가 전문도서관 운영
- '국가과학기술도서관' 센터건립 기획연구
- '국립농학도서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
- 각급 행정기관 자료실 전문도서관화 추진(기획재정부 등 18개 부처)

O 전문도서관 경쟁력 및 정보서비스 역량 강화
- 전문도서관 콘텐츠 메타DB 구축(10만건)
- 민간(기업) 전문도서관 실태파악 용역('09 상반기)

O 사서자격제도 개선방안 및 주제전문사서 양성기반 마련
- 주제전문사서제도 도입 준비(어린이, 법학, 의학)

1231823886_전문도서관통계수집.pdf

* 위 그림과 PDF 파일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