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가의 서민(국민) 문화향유 정책 개선 방안을 연구하는 곳에서 마련한 한 자문회의에 참석했었다. 도서관 뿐 아니라 박물관 등 여러 문화예술 분야 단체 중견실무자들이 참여해서 각 영역의 상황,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앞으로 문화향유 정책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이제 연구가 시작된 것이니, 앞으로 좀 더 자주 연구자나 관련 부문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고,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겠다 생각했다. 그날 나는 도서관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도서관이 다른 문화예술 부문이나 시설과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것은 도서관은 분명 문화예술 활동이나 평생학습 활동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무엇보다도 이용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기의 필요와 계획, 방식으로 시간적 구애 없이, 즉 도서관이 문을 열고 있는 시간이라면 언제나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도록 돕는, 즉 방식에 있어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다른 시설이라면 미술활동은 주로 전시나 강좌 중심으로 이루어지겠지만, 도서관은 그런 방식과 함께 많은 작품집이나 도록, 관련 책들을 읽음으로써 개인의 미술활동을 돕는 방식이다. 도서관만이 종합적이고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문화예술이나 평생학습 활동을 돕는 곳이다. 다른 문화시설 등에서는 이런 방식이 부수적이거나 아니면 아예 없기도 하기 때문에, 문화향유에 있어 도서관이 왜 중요하게 거론되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요즘 문화예술 활동이나 평생학습 활동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도서관이 수행할 독특하고 독자적이고 전문적이고 유일한 기능인 책과 자료를 통한 지원방식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도서관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문화활동의 다양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문화향유 정책을 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하지만, 적어도 지역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주민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문화나 교육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정책이 펼쳐지는 최종 현장과 현장을 주도하는 실무인력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하고 고려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를 제안했는데, 우선 각 지역별, 즉시/군/구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지역의 문화영향평가(지역의 각종 문화시설 현황이나 문화예술 전문인력 상황, 주민들의 요구나 실현 방식 등)를 해야 하고, 그에 근거한 지역발 문화정책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앙단위는 물론 지역단위로 문화예술 분야 전문인력이나 정책담당자들의 협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오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웹진을 보니까 얼마 전 진행된 제1회 문화예술단체 리더십 캠프(이하 리더십 캠프)의 진행 상황을 정리한 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다. 이번 리더십 캠프는 지난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렸는데,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이번 리더십 캠프에는 공연, 시각 분야에 관계없이 현재 전문예술법인·단체로 지정받았거나 향후 지정을 희망하는 단체의 중간관리자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였고, 약 120여명의 신청자 중에서 김해문화재단,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사)한국미술협회, 고성오광대보존회 등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42명의 참가자를 선발하여 진행되었다. 나도 이 리더십 캠프가 진행된다는 것을 미리 알았지만, 시간적으로도 참여하기 어려웠지만, 물론 대상도 되지 않아서 참가를 하지 못했는데, 진행 경과를 보니까 도서관 부문도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이런 캠프를 통해 참가자들과 그들이 일하는 예술문화부문과 단체들간 협의와 공유가 긴밀해 졌을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부럽다. 도서관들도 내부적으로도 관련 도서관 단체들간 긴밀한 인적 네트워킹이 필요할 뿐 아니라, 관련 부문 단체 실무자들과의 네트워킹도 적극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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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정보공유라이선스 2.0 를 채택하고 있어 그 내용 전부를 블로그로 옮겨왔다.)
“개인 단체 간 교류 및 정보공유 필요”
[현장리뷰] 제1회 문화예술단체 리더십 캠프
@예술경영 편집실
제1회 문화예술단체 리더십 캠프(이하 리더십 캠프)가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렸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리더십 캠프에는 공연, 시각 분야에 관계없이 현재 전문예술법인·단체로 지정받았거나 향후 지정을 희망하는 단체의 중간관리자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였고, 약 120여명의 신청자 중에서 김해문화재단,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사)한국미술협회, 고성오광대보존회 등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42명의 참가자를 선발하여 진행되었다.
리더십 캠프는 ▲ 단체운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더불어 ▲ 문화예술을 창조하는 사회적 리더로서의 리더십을 향상하고, ▲ 다양한 정책적·사회적 환경 변화를 전망하며, ▲ 이에 대응하는 운영 전략을 함께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2009년 소비 트렌드 변화 전망, 문화예술 정책 변화 전망 및 문화예술단체 운영전략 토론, 네트워킹 파티 등이 진행되었다.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이해하라
첫날은 관리자로서의 리더십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나의 리더십 유형 진단 및 리더십 파워 향상 전략> 강의를 맡은 (주)아그막 이창준 대표이사는 “전통적인 리더가 카리스마, 통제, 자신의 개인적 역량을 중심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이제는 구성원들에 대한 육성, 비전 제시, 변화 관리 등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하며,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하여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단점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리더십 유형을 알아보는 DiSC 진단(1928년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윌리암 M. 마스톤 박사가 개발한 행동유형모델로서 주도형(Dominance), 사교성(Influence), 안정형(Steadiness), 신중형(Conscientiousness)의 네 가지 행동유형의 머리글자를 딴 것)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조직의 생산성과 팀워크을 최대화하기 위한 환경요인을 분석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튿날 ‘2009 문화예술 정책 변화 전망’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 권수진 사무관의 발표가 있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문화예술계의 창작 여건이 악화되고, 문화예술 향유 또한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2009년도 문화예술 정책 추진 방향은 크게 ‘예술 지원 구조의 개편’, ‘예술인 복지 증진 등 예술창작 여건 개선’, ‘예술단체 및 공간 운영 활성화를 통한 예술의 자생력 제고’, ‘취약계층 대상 문화나눔사업, 예술교육 등으로 예술향유 기회 확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2009 소비트렌드 변화 전망’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分久必合(분구필합)이라는 키워드로 소비의 양극화(分,) 과거 회귀형 상품의 등장(久),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 강화(必,) 컬처노믹스와 같은 타 분야와의 통합·통섭(合) 등을 제시하였다. 특히 소비자의 직접 참여 공간이 점차 확대되어갈 뿐 아니라, ‘창조하는 소비자’로서 소비 성향의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불황기 문화예술단체의 생존전략은?
‘문화예술단체 운영전략 토론’은 참가자들이 각자 관심있는 주제에 따라 7-8명이 한 조가 되어 분임토의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에서 ‘문화예술단체 종사자의 전문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토의 내용을 소개했다. 분야별 업무의 전문성 제고, 효과적인 업무분장 등의 필요성 그리고 이를 위해 업무담당자의 능력보다는 조직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예술경영 교육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이수하고,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사회와 예술단체와의 소통방안’에 대한 발표에서는 기초예술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서 각 지역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살리는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타 지역과 기획력을 공유하거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자발적인 교류와 협력 체계를 만들고, 정례적인 문화포럼 등을 통해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지역 기업과 예술단체 간의 자매결연 활성화, 지역 예총 홈페이지 등을 활용한 홍보 및 DB 구축 등이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향후 5년 동안 문화예술단체 스스로가 꼭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에서는 기금 사업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 장기적 관점의 관객개발 프로그램 마련, 단체의 기획력 강화, 킬러 콘텐츠 제작, 세계 공연 트렌드에 발맞춘 국제교류, 문화예술단체 간 네트워킹 활성화 등 6개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토론 주제로 선택한 ‘글로벌경제위기 상황에서 문화예술단체의 생존 전략’은 두개조로 나누어서 토론 및 발표가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어려울수록 비용절감을 하고 몸집을 줄여서 곧 오게 될 호황을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법적 지위 확보, 인재 확보, 콘텐츠 개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요즘 관심이 높은 사회적 기업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같은 조에 모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지만, 앞으로도 힘들 거라고 예상한다.”는 것. 그러나 국제교류 등 시장을 넓게 보고, 관객 맞춤형 서비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지속적인 후원자 개발과 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무엇보다도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 간에 교류와 정보공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조별 대항 탁구대회, 팔씨름 대회, 레크리에이션 등을 즐기며 2박3일간의 일정에 함께하는 구성원으로서 보다 친밀해지는 계기를 가졌다.
이번 캠프는 문화예술 단체 리더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에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혜진(지원컨설팅팀)씨는 “캠프를 통해 리더십 역량을 교육한다기보다,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리더로서 각자의 경험과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기획했다. 때문에 토론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가장 중점을 두어서 진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 역시 이러한 전문성 강화와 네트워킹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향후 직급별, 연차별, 업무별로 심화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제공되길 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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