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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제주 올레 6코스를 걷다(2)

6코스 나머지 부분을 걸은 8월 14일, 제주는 비에 젖어 있다. 아침에 해돋이를 볼까 했는데, 결국 오시는 비에 포기하고 짐을 꾸려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짐을 서귀포시내 어딘가에 맡겨 놓고 가야하는데... 서귀포시 중앙광장에 도착해서 근처 빵집에서 아침 커피를 마시고, 건강나라(서귀포시에 있는 사우나 겸 찜질방... 어제 쇠소깍에서 안내 전단을 받았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올레꾼들에게는 꽤 좋은 곳인가 보다. 일단 짐도 맡아주고, 걷기를 마치고 씻을 수도 있고, 찜질방에서 싸게 잠도 잘 수 있고, 무엇보다도 무료 세탁 서비스도 제공한다...)에 가서 짐을 맡기고 어제 걷기를 마친 칼호텔까지 택시를 탔다. 비가 와서 내내 우의를 입고 걸었다. 좀 덥고 불펴했지만, 그래도 우산을 쓸 수느 없으니...비 속에 걷는 것은 맑은 날보다는 힘들다. 그래도 이제 남은 10킬로미터 정도를 씩씩하게 걸어본다. 서귀포시는 볼 곳이 많아서 거리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6코스에서 서귀포시를 지나는 길에서는 유명한 관광지를 지나가기는 하지만, 그곳을 들릴 것인지는 각자에게 맡겨진 일... 나도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는 그냥 지나쳤지만, 아직 가 보지 못한 서복전시관과 늘 들렸던 이중섭미술관은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 봤다. 시내를 걷는 것이라 혹시 차가 다니는 길을 걸어야 하나 했는데, 생각 외로 따로 준비된 길이 좋다... 왜 이렇게 예쁘고 조용한 길을 걷지 않고 차를 타고 다녔을까 생각된다... 다만 복잡한 시내라서 그런지 길을 안내하는 표식이 잘 안 보인다. 이중섭미술관을 나서니 중앙시장인가로 안내하는 표식이 보여서 그것을 따라 올라갔다. 시장은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하려는 활기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게 올레 정식 코스는 아닌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주저앉은 김에 쉬어 간다고 아침 먹을 겸 쉴 겸, 모닥치기를 하는 식당에서 맛나게 모닥치기에 오뎅 등을 먹으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곳에서 길 가다가 외돌개 못 미쳐 어느 연수원이 하나 있는데, 그냥 들어가서 돌아가 보면 서귀포시가 다 보인다고, 들어가 보라고 한다. 나중에 들어가 봤는데, 전망이 좋다..

외돌개까지 길지 않지만 빗속에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 서귀포시로 나가는 버스 속.. 버스 앞 문 위쪽에 올레 안내자료가 붙어 있었다. 반갑다...

* 둘째 날 6코스를 시작한 칼호텔 앞 안내판...


* 파라다이스 호텔은 문을 닫았나 보다. 리모델링을 하나? 아무튼 예쁜 호텔을 볼 수가 없었다..


* 소정방폭포... 이곳에는 별로 사람이 없네... 비가 오는 중이라서 그런가 물줄기가 더 시원하다.


* 소정방폭포에서 바라다 본 문섬....


* 정방폭포 주차장에 갔더니 지나 온 길에 '제주올레' 사무실이 있다고 한다. 그래? 그래서 다시 되돌아 갔다. 올레길에서 오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제 막 시작했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주올레 사무실이라니까, 그리고 오다보니 예쁜 집이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사무실이라 생각해서 다시 돌아가 봤다. 그런데 문이 잠겨 있었는데, 마침 사무실로 들어가는 분이 있어 문을 열어 주었다. 아직 리모델링 중이지만 2층은 사무실로 쓰고 있다. 가서 올레 안내 책자도 구하고...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올레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 단장 중이라고 한다. 좋은 일이다. 그곳은 원래 우리나라 대표적인 건축가인 김중업 선생이 만든 '소라의 성'이라는 곳이었다고 한다. 예쁜 곳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문 앞에는 빨간 우체통이 있다. 나도 이번 올레에서 매일 동네 우체국에 들러 엽서 한 장 씩을 써서 보냈다. 우체국 직원들이 참 친절하다. 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엽서를 쓰면서 우체국마다 예쁜 올레 우편엽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중간중간에 우체통을 만들어 두고 사람들이 걸으면서도 그리운 사람들에게 엽서를 써 보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 올레 중에 만난 개와 고양이들... 거친 녀석들은 없었다. 정방폭포에서 서복전시장 가는 길에 만난 고양이들... 빗속에 뭘 하고 있는거지?



* 진시황제 명령으로 제주까지 불로장생약을 구하러 왔다는 서복을 기념하는 전시관....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비가 오는 중이라 일 나온 분들이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길을 가야하기에 잠깐 둘러보고 마저 길을 잡다.. 진시황제나 서복이나 비록 몸은 사라졌어도 이름은 남았으니 불로장생했다고 해야 하나?

* 서복전시관 안 연못에 비가 내린다... 동심원이 예쁘게 번진다. 이럴 땐 연꽃보다 동심원이 더 예쁘다...



* 빗속 문섬 모습들......


* 이중섭미술관. 이중섭 원화를 2점 더 구입했다고 한다.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귀중한 그림을 기증한 분들로 미술관이 의미를 가지고 시작되었는데, 원화를 계속 더 구입해서 미술관을 더 단단하게 꾸려가려는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 이중섭미술관 아래에 있는 이중섭 거주지. 지금도 한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이 집이 관람객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이중섭 화백은 이 집 한 쪽 구석 1평 조금 더 되는 방에서 기거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지금 이곳은 이중섭을 기리는 장소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제대로 이중섭 화백을 기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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