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대로

제주 올레 5코스를 걷다(2)

5코스는 아기자기하다... 길지 않은 길이지만 시간은 꽤 걸렸다. 길을 벗어나 바닷가도 갔다가 가끔은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다가 하면서 걷다... 오후에 5코스 끝인 쇠소깍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간도 남고 몸도 조금은 더 걸을 수 있다고 하길래 6코스를 이어 걸었다... 여기서는 5코스까지 정리한다.


* 공천포식당에서 점심으로 소라물회를 먹다... 올레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식당이라고 해서 우리도 들렸다. 더운 날, 약간 배가 고픈 때 먹어서가 아니고서라도 맛있다.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길을 시작하기 전에 남원읍내에 있는 범일분식인가 하는 집을 들렸다. 소개에 따르면 순대와 순대국밥이 맛있다고 해서 오늘은 유식(有食)올레를 하려고 들렸는데... 8시 조금 못 미쳐 들렸는데, 할머니께서 순대를 이제 막 삶기 시작해서 8시 30분 정도나 되어야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저녁은 언제까지 하냐고 여쭈었더니, 준비한 순대가 다 떨어지면 문을 닫기 때문에 언제라고 할 수 없다고... 아, 그래 준비한 음식이 다 떨어지면 가게 문을 닫아야지... 너무도 당연한 것을.... (결국 하루 걷기를 마치고 남원으로 돌아간 시간, 좀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 분식집은 이미 문을 닫았다.. 결국 유명하다는 순대는 먹지 못했다. 첫날인 8월 12일에는 문을 열고 있었는데, 그 때 한 번 먹어볼 걸... 역시 해야 할 일은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닌가 보다. 특히 여행길에서는....)


* 공천포식당을 나서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쉼터. 지역주민들이 올레꾼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쉼터인데, 깨끗하고 시설도 좋다... 식사를 하고 바로 나와서 잠깐만 구경하고 나왔다. 나같이 올레로 이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기분이 좋은 일이다.. 고맙다.


* 한라산에서 흐르는 물줄기 안에서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뭐 그리 재미있는 일이 있는지 한 무리가 몰려 놀고 있다.


* 바다를 향한 사람들의 의지...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일까... 바다는 이런 것들도 그대로 받아주고 있다.


* 숲길...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길을 비춘다. 이 맑은 햇살이 그립고, 반갑고, 고맙고.... 폭신한 흙길이 햇살에 반짝인다.


* 길에서 벗어나 우연히 만난 바닷가. 이곳에서도 파도는 바위와 신나게 노닐고 있다.


* 짠물에서도 나무와 풀과 꽃은 피고 있었다.. 거센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부러지지 않는, 결코 연약하지 않는 생명력으로 바닷가에서 당당히 살아가고 있다.


* 쇠소깍 5코스와 6코스가 만나는 지점... 이곳은 정말 사람들이 많다. 꽤 유명한 관광지인가보다. 그런데 제주에 꽤 많이 와 본 나는 왜 여기를 처음 와 볼까.. 잘 정비되어 있다. 이 쇠소깍은 효돈천 끝에 있는데, 그러고 보니 효돈천은 수 년 전 제주사람들이 생태관광을 고민하면서 조직했던 여행팀의 일원으로 가 본 적이 있다...어찌보면 이미 그 때 올레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때에도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아니라 제주의 진짜 자연과 사람의 삶을 만날 수 있는 그런 관광을 만들어자고 해서 모였던 것이니,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효돈천이 이곳으로 이어져 있는데, 그 때에도 쇠소깍은 와 보지 않았다... 깊은 소는 바로 바다와 이어지고 해수욕장이 되어 있었다...



* 쇠소깍 앞 해수욕장 길에 서 있는 나무.. 이건 나무가 아니지... 밤이면 불을 밝힐 것이겠지만.. 왠지... 어색하기도 하고... 햇살에는 무덤덤하게 서 있다...













'내 마음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레 6코스를 걷다(2)  (0) 2009.08.15
제주 올레 6코스를 걷다(1)  (0) 2009.08.15
제주 올레 5코스를 걷다(1)  (0) 2009.08.15
한라산을 그리워하다  (0) 2009.08.14
제주올레 4코스를 걷다(3)  (0) 200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