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시간, 5월에서 8월... 그 짧은 시간 동안,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항간에 떠도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이야기는 차지하고서라도, 정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매도당한 그 10년을 함께 만들어 오신 두 분.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과거 50년 주권을 국민들이 되찾은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런 민주주의 확대 10년을 이끌어 오신 두 분의 갑작스러운, 예기치 않은 서거는 남은 국민 각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금요일(21일) 일이 있어 김해시에 갔다가 어제(22일) 오전에 봉하마을에 갔었다. 그곳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님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고 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 묘소도 다시 참배할 겸, 다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남쪽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내렸다고 할 정도로 날씨가 뜨거웠는데, 봉하마을에 가니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분향소에서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문을 했다. 내가 한창 20대일 때...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우리의 스승이고 지혜이고 신념이고 선봉이었다. 이 땅 민주주의를 위해 온갖 고초를 겪은 것이 너무도 안타깝고 고맙고 존경스러웠다.. 그런분이 대통령이 되셨을 때는 정말 많은 것을 기대했다. 경제위기 속에서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많은 어려움을 그래도 잘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국회도서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면서, 늘 대안을 고민하던 정치인이자 지도자... 그래서 큰 어려움 속에서 정부를 맡아서도 준비된 대통령으로 국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 업적 중 하나가 우리나라 IT 기반을 마련한 것인데, 2000년부터 도서관도 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3천억원 정도를 투자해 모든 공공도서관과 일부 학교도서관에서 디지털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지금 우리나라 도서관들이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고 좋은 디지털 환경을 갖추게 된 것은 바로 그 때의 선도적 투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분의 서거가 더 아쉽고, 그래서 고마움을 제대로 표하지도 못했다는 것이 죄송할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도 국민의 정부의 도서관 발전에 더 힘을 보태서 각종 제도적 기반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는데, 역시 제대로 고맙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했다. 이제 도서관 발전에도 큰 족적을 남기신 두 분 전직 대통령을 떠나 보내면서... 정말 역사는 진보하는 것인지, 그러기에는 누구보다도 그 주체부문, 도서관이라면 도서관 사람들이, 헌신적으로 자신을 역사 속에 던져 진보의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서 두 분이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 주셨다면 이제 도서관 사람들이 그 기회와 가능성을 실현하는 역사적 책무를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
봉화산 정토원에 가니 두 분을 같이 모시고 명복을 빌고 있었다... 살아 함께 이 땅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앞장 서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 이렇게 이 땅을 떠나셨으니... 그래도 두 분이 함께사랑했던 이 땅과 국민들을 영원히 지켜 주시리라 믿는다. 다시 한 번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빈다.
* 봉하마을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 난 여기서 조문했다.
* 마을회관 벽에 걸린 현수막.. 두 분이 영원히 이렇게 손 맞잡고 이 땅, 우리 국민들과 늘 함께 하시리라 믿는다. 두 분이 남기신 그 뜻, 늘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할 것이다.
* 봉화산 정토원 법당에 모셔진 두 분의 영정....
* 부엉이바위 아래, 아직도 통제되고 있는 그 곳에 어느 시민이 남겨둔 쪽지... 정말 민주화의 두 거인이 함께 사라져 가슴이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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