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님 영결식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봤다.... 길가에 나가 보내드려야 하겠지만... 국장 기간 중 가장 많은 들은 이야기가 '화해와 용서'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어제 이희호 여사께서도 서울광장에서 잠깐 내리셔서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시면서, 끝으로 “제가 바라옵기는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강조하셨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생 화해와 용서의 정신으로 살아오신 것에 대해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누가 누구와 화해하고 용서하는가에 있어서는 참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화해와 용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데, 결국 피해자가 화해와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문제는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거나 피해자와 함께 살아가고자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지? 마음으로는 늘 화해하고 용서할 수 있지만, 현실이 정말 그렇게 될 지는 모르겠다. 평생 온갖 고초를 겪으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세상을 떠나시면서까지 온 몸으로화해와 용서, 평화를 말씀하셨는데, 정작 누구도 그 분에게 고초를 겪게한 것에 대해 이렇다할 말이 없다. 정말 우리는 그 분처럼 진정한 화해와 용서를 할 수 있을까? 잠깐 텔레비전에서 몇 년 전 인터뷰 하신 것이 방송되는 것을 보니까... 그 분도 한때는 마음에 미움과 분노, 보복을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 보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옳은 길이 아니기에 다시 화해하고 용서하기로 하셨다는 것이다. 분명 큰 어르신이기에, 정말 온 몸으로 고초를 겪으시면서도 당신으로 그 모진 고초가 끝나기를 바라셨기에, 그런 화해와 용서를 말씀하셨으리라. 이제 남은 우리들은 정말 그 분 유지를 따르겠다고 한다면, 누구나 자기 주변과 갈등하고 있었다면 화해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었다면 먼저 용서하겠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먼저 화해하고 용서하는 것, 먼저 세상사람들과 평화롭게 살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이웃을 사랑하는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진짜 애도하는 것이고, 진짜 큰 어르신을 떠나 보내는 것이리라..
평소 늘 받아보면서 그 때 그 때 마음 수양에 도움을 받고 있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도 오늘은 용서와 화해를 말한다. 법정 스님이 쓴 책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뽑은 글이다. 나도 지난 토요일, 봉하마을에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진영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 중에, 잠깐 역 앞에 있는 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샀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사실 그 제목만으로도 요즘... 슬픈 마음에 잔잔하게 울림을 준다.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은 용서고 이해고 자비라는 말씀... 나는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나이 오십에 이제부터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용서와 이해와 자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일깨운다.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법정의《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
* 용서보다 큰 선물은 없습니다.
용서보다 더 아름다운 마무리는 없습니다.
용서해야 그 다음 이해와 자비가 가능합니다.
용서와 이해,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세상.
우리가 바라고 꿈꾸는 세상입니다.
* 이 이미지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홈페이지 일부를 캡쳐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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