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국립세종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월간 소식지 <호수가 보이는 도서관>(현재 이름은 <정책과 도서관>이다)에 짧은 글을 한 편 실었다. 제목은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도서관과 사서의 미래"다. 글 싣기 얼마 전에 그 도서관에서 여러 사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을 계기로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누구일까? 누구여야 할까? 뭐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든다... 다들 자기는 요구하는 자! 시키는 자!가 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생각을 하거나 바꾸거나 하지 않고, 굳이 어려운 행동은 하지 않고도 세상은 나에게 더 좋은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그럴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니리라 믿는다만... 그러나 현실은 딱히 그렇지는 않으니. 요구는 하지만 주체자로서의 마땅한 책임은 외면하거나 무시한다. 갑과 싸우지 않고 그냥 을과 을의 전쟁도 불사한다. 그래서 을 안에서 갑과 을이 생기고, 그 을 안에서 또 갑과 을이 생기고... 그렇게 마냥 더 큰 세상에서의 싸움을 하지 않은 채 만만한 을의 전쟁에 나선다. 그리고는 가장 힘쎈 자신은 가만 있으면서 자신에게 진 을의 을에게 세상과 싸워 자신의 이익을 가져오라 시킨다. 결코 이길 수 없는 까닭이다. 돈키호테도 아니고 말이다... 돈키호테야 자기가 하는 이 싸움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지만 그래도 싸우겠다는 낭만(낭만닥터가 생각난다...)'이라는 걸 알면서 풍차에 돌진하지만... 우리는...
이 글을 쓴 이후 지난 3년, 나 혹은 우리는 새로운 도서관과 사서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해 왔지? 여전히 같은 말만 하고 있고... 뭐 실제로 행동하는 건 참 더디고... 거기에 이젠 코로나19라는 상황이 도서관과 사서 활동의 근본에 대한 질문과 도전을 하고 있으니... 그래도 혹시 지난 글을 다시 읽으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낡은 글을 꺼내본다...
[예전 글 다시 읽어보기... http://sejong.nl.go.kr/webzine/ecatalog5.jsp?Dir=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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