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를 즐기자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무덥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을 보낸 적이 있었던가..

그래도 집을 나섰다, 용기를 내서.

과천까지 그리 멀지 않는데도 가는 길이 힘들었다..

오늘 목적지는 국립현대미술관.

그곳에서 지금 열리고 있는 고 정기용 선생 아카이브전을 보러갔다.

아직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자꾸 미루다가 직접 가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물론 이미 상당수는 돌아가시기 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도 본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새롭다..

역시 직접 가 보길 잘 했다.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나갔지만,

여전히 고 정기용 선생께서 던지신 질문은,

도서관에 대한 질문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나도 아직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전시에서 또 정 선생께서 던지신 질문에 직면한다.

아, 질문에 걸맞는 답을 찾으려는 치열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숱한 스케치와 메모, 자료들, 글들, 작품들과..

전시장에는 넣을 수 없는 실제 건축물들과 그에 어울려 있는 자연과 사람들의 삶까지..

참 꼼꼼하고 치열하게 살다 가셨구나 싶다.

물론 건축에 대해서 모든 것을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 전시에서 볼 수 있듯이 남겨진 자료들에 담긴 치열함은

두고두고 넘을 수 있을까 싶다...

전시기법이 내용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특히 '정기용이 탐독한 책' 코너라든가 '정기용의 도서관' 같은 전시공간은

새롭고 독특하다.

이런 방식은 진짜 도서관 건축에 반영해 봐도 좋겠다 싶다..

내가 가진 아주 작은 정 선생님과의 추억을 안고

거대한 한 무더기의 사상과 현상을 둘어 본다..

남은 사람들에게 위로이자 도전이자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나에게는 적어도, 그렇다.

그저 나는 그 큰 부분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을 이렇게 사진으로 남긴다.

혹시 한 건축가가 어떻게 이 땅에서 사람과 자연을 끌어 안으면서

제대로 사람과 어울리는 건축물을 만들고자 애써왔는지 궁금하다면,

이 전시를 꼭 보아야 할 것이다.

도서관 사람들에게는 '기적의 도서관'이 있어 더 특별하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오늘 너무도 뜨거운 날이라서

전시장까지 가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전시를 둘러보고 나서니,

세상이 더운 것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가 바른 삶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야 할

뜨거운 마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더운 것이 덥지 않다. 

또 한 번 더 보러 갈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오늘 마음에 남은 몇 장 사진으로 아쉬움을 길게 달래야 할 것 같다...






이 책들이 정기용 선생을 만드는데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으리라..
















* 그 공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해요.. 그 공부가 뭘까? 사람공부..?
















* '끝'... 하나의 원고에 이 단어를 쓸 때의 환한 감격... 나는 언제쯤 제대로 '끝'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 기적의도서관에서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자기만의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지요...








* 무주 프로젝트... 이런 것이 가능했던 그 열정과 현실적 수고가 얼마나였을까.. 싶다.. 



* 정기용의 도서관... 이런 것이 제대로 도서관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도 내 이름을 붙인 도서관을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펼쳐 보일 수 있을까?....















* 낯익은 자료들... 













* 전시장은 깊다.. 그건 정기용 선생이 남긴 생이 깊어서일게다...



끝!

그러나 다시 시작..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전시...

'문화를 즐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녹색여름전  (0) 2013.08.09
오랜만에 국립현대미술관을 다녀오다  (0) 2013.08.09
공존하는 풍경  (0) 2013.07.28
경복궁 바라보기...  (0) 2013.07.21
[여행]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0) 2013.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