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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 이야기

[헌책방]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헌책방]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배다리 헌책방거리...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에서 한참을 내려다 보다가

비가 내리는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다닌 후에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당도했다.

한 때는 40여곳에 이르던 헌책방이 이제는 5곳만 남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 거리가 여전히 헌책방거리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이 책방, 아벨서점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다행히 오늘도 문을 열었다. 

사람들도 제법 찾아와 이런 저런 책들을 찾아 사 간다.

다행이라고 할까..

책방에 오는 사람들과 책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여느 헌책방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을 가득 사 가는 모녀가 있었는데,

아이가 이 많은 책을 언제 읽나 싶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친구 집에 들인다 생각하고 가져가라고 하시는데서..

그래 책이 친구지.. 읽어도 좋고 읽지 않아도 좋고, 

그냥 내 곁에 있으면 편하고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 같은 존재..

그런 책들이 헌책방에 가득했고,

그 책들을 또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해 주는 그 손길과 마음에서

헌책방은 여전히 동네에, 우리 곁에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도 책 몇 권 샀다. 

그 책들이 나에게 사가 달라고 했다.

많은 책들 속에서 그 책이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내가 찾은 것이 아니다..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몇 년 전 와우북페스티벌 기간 중 열린 책마을 관련 토론회에서 뵈었었다.

그 때 나는 사회를 보고 곽 대표께서는 패널로 참여하셨다.

열정은 여전하신 것 같다.

몇 년 전 아벨서점 옆에 '시가 있는 길; 아벨 전시관'을 따로 내셨다고 한다.

2층에는 모임도 가능하고 인천사와 조봉암 선생, 박경리 선생, 연극 관련 책들을 모아두고

사람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도 나누는 공간도 있는,

아래층에는 예술과 시 등 좀 더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책들을 모아두었다.

거기서 사람들이 사람과 세상을 알아가기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계셨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고 헌책방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해야 할 일이 여전히 적지 않기에,

지치지 않고 해 가시리라 믿는다,

물론 나도 내 자리에서 뭔가를 해야겠지요...

책을 보고 있으면 만화경처럼 늘 놀랍고 즐겁다..

그래서 이 시대에도 책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리라..

그럴 때 아벨서점처럼 

동네에 든든하게 뿌리를 박고 당당하게 서 있는 헌책방이 있어 고마울 뿐이다.

다시 찾아올 때에도, 그 때가 빠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배다리에 다시 가면 아벨서점이 거기 있을 거라 생각하니..

오늘의 발걸음이 행복하다.





* 시사인천에 실린 곽현숙 대표 인터뷰 기사 (1)

* 시사인천에 실린 곽현숙 대표 인터뷰 기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