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벅차다> 정우영 시평 에세이
3월이 시작된 첫 날..
태극기 걸어두고 하루종일 집에서 쉬다..
책상에 쌓아둔 책들을 치우다가 다시 이 책을 발견..
<시는 벅차다>...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나도 어릴 땐 시를 쓰겠다고 공책에 시를 꽤나 썼다..
그리고 청년일 때에는 사이버 공간에서 시를 쓰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을지로에 터를 잡고 있던 한 출판사에서 시집도 하나 냈다.
나름 시를 좀 쓴다고 생각했지만,
번번이 시 백일장에서는 존재도 감히 드러내지 못하고..
시집이라고 냈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래서 나중에 스스로 '비 등단' 시인이라고 헛소리를 하면서 지내는
그저 시를 좀 더 좋아하는 보통사람으로 살아오고 있는데..
그러나 지금은 시를 제대로 읽지 않는 그렇고그런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시는 갈수록 벅차다..
그러다가 요즘 다시 일 때문으로라도 시를 자꾸 접하고 말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시를 좀 더 자주 읽으면.. 외우면 좋겠다는 윗분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지하철에서 종종 만나는 뜨거운 느낌을 주는 시 때문이 아니더라도..
얼마 전부터 메일로 받아 매주 1편은 읽게 되는 옛 한시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무엇보다도 내가 만나고 알고 지내는 멋진 시인 몇 분 때문에라도..
사람들이 더 많이, 더 뜨겁게 시를 읽어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시인 중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을 쓴 정우영 시인이다.
책머리도 '시'다..
"덧씌워진 우울 벗고 말간 눈망울 활짝 되찾으시리라"..
벅찬 시를 마음으로 끌어 안고 뒹굴면서..
죽을 것 같은 세상을 오히려 희롱하면서 살아갈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
따스함에 거실을 밀고 들어오니.. 나른하고 잠이 온다..
의자에 푹 파 묻혀 책을 편다.
굳이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시인의 마음과 머리와 입과 손을 통해서 만나는 시인들로부터
'시는 약'이고, 시는 '놀랍고', 시는 '벅차다'
일상을 살아감에 자꾸 사람다움에서 멀어지려고 할 때
시를 읽어야 한다,
시에게서 위로와 치료를 구하고,
시에게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고 축복인지,
그렇지만 산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니,
자기를 찾고, 옆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나누면서
같이 거대한 산맥을 종주하듯 살아가야 한다는..
벅차지만 행복하게 그 벅참을 능히 감당해 나갈 수 있음을...
시는 온 몸과 마음으로 알려준다.
정우영 시인은 나에게 시를 다시 만나게 해 주었다.
고맙습니다..
정 시인과 보낸 몇 년.. 왜 그리도 매일매일 시를 같이 껴 안지 못했을까..
헤어져 지내고 보니, 아쉽고 미안하기도 하고..
정 시인이 자신의 시 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인들과 함께
이 세상에 시 힘을 힘차게 뿌려주시길,
그 힘으로 시로 세상이 다시 멋지게 태어나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이 시평 에세이를 받은 날이 지난 해 11월 20일이구나..
정 시인 글씨를 보니 새삼스레 반갑다!^^
'책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놀이 책> 오승주 지음 (0) | 2013.04.10 |
---|---|
<가끔은 길을 잃어도 괜찮아> / 김동범 그리고 쓰다. (0) | 2013.03.10 |
현묵 시조집 <백팔번뇌> (0) | 2013.02.17 |
나도 저작권이 있어요 / 김기태 (0) | 2013.02.09 |
네트워크 분석 방법론 / 이수상 (0) | 2013.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