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주 여행... 세쨋날 ; 오름을 오르고, 길을 걷다 돌아오다 20130118(금)
제주에서의 세번 째 하루를 시작..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이 좀 잦았다.
그리고 날씨도 전날에 비해 훨씬 맑다.
레프트핸더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다.
여기선 기본적인 아침 식사는 그냥 먹을 수 있다.
시리얼에 계란후라이, 커피.. 좋은 아침식사를 먹는 즐거움, 여행에서 가지는 또 하나의 즐거움^^
오늘은 뭘 할까?
여기서는 3명 이상이 신청하면 주인장께서 직접 오전에
아부오름과 용눈이오름 두 곳을 안내한다고 한다.
어제 우리 둘은 미리 이야기를 해 두었고.. 그래도 가신다고 하는 것 같은데,
마침 한 분이 더 참여한다고 한다. 모두 넷이서 여행을 시작.
차로도 한참을 간 후에 아부오름에 도착.
안내판에는 앞오름이라고 써 있다.
동네사람들이 아부오름이라고 하는 것을 굳이 앞오름이라고 하는 건..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역시 바람은 오름을 둘러 세차다.
그러나 정말 다행인 것은 날이 맑아서
멀리 하얀 한라산도 볼 수 있었다는 것.
오르지 못하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아무리 봐도, 좋다... 발길을 돌리기 어렵다.
그래도 아부오름 한 바퀴 걷고 다시 다음을 기약한다.
주변 오름들도 참, 예쁘다.
오름만 오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나도 여기 산다면... 오름을 찾아 헤메일 것 같다.
두번째로 찾은 오름은 용눈이오름이다.
마치 용이 누워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어떤 이는 용 눈이 어디있냐고 한다네. ㅎㅎ 하긴 오해할 만 하다.
그래도 누군가 오름 어딘가에 눈을 만들어 두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완만한 길을 따라 걷는다.
바람은 길을 따라 걷지 않는다, 그래도 동무 삼아 같이 오름을 오른다.
오름 너머 능선 위로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아... 참 낯선 풍경이다.
저 기계바람개비를 안 보려면 나도 그냥 오름에 묻혀야 하는가 보다...
하는 수 없이 바다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앞에 또 다른 오름과 너른 땅과 바다.. 사람사는 동네..
그냥 잠시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한 동안 멈추어 서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나는 흘러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쉬움은 거기에 두고 다시 오른 길을 따라 내려왔다.
제주는 오름의 섬이다.
이번 여행에서 오름을 또 만난 건 기쁨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들고 떠났다.
만남과 헤어짐은 그냥 일상 한차례 빗줄기처럼 오는 것.
오후엔 올레 20코스를 거꾸로 걸었다.
제주 올레는 종종 거꾸로 걷기가 바로 걷기보다 좀 어렵다.
몇 곳에서 길을 헛갈려 오던 길 되돌아 가기도 했지만,
그래도 길은 어디로 가지 않고
나를 기다려 준다. 그러니 언제든 갈 수 있으니 좋다.
이젠 더 길게 걷기는 힘들다..
몸이 쉽게 지친다.. ㅎㅎ
코스를 마치지 않고 중간에서 완전히 올레를 벗어난다.
이렇게 이번 3일간 제주 여행은
특별한 계획 없이 왔다가
친구도 만나고
오름도 안아보고, 바닷길에서 세찬 바람도 만나고
무엇보다도 그냥 편한 쉼을 만나다.
그래서 좋았다...
마냥 좋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여전히 여행으로 만나는 제주..
언젠가는 다른 만남을 만들어 볼 수 있겠지..
그런 바람(소망)은 제주에 두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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